After:ESC
2015.10.01 00:59

After : 내가만든페스티벌 201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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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 내가만든페스티벌2015

"DJ적인 측면을 떠나 페스티벌을 받아들이는 관객의 자세도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데, 예전에 전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히나 페스티벌이 한국에 없던 시절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큰 소리로 듣고 싶은 염원이 있었거든요.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야외에서, 다른 사람과 공감하면서, 듣고 싶은 염원이 존재했어요. 트랜스는 밤하늘에 떨어지는 별을 보면서 듣는 거다라는 라는 것 같은 순수했던 생각 말이죠."

"옛날에는 존재했던 다양성이라는 게 점점 없어지는 게 원인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 들어 네이버 클럽 DJ 카페라든지, DJ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특히 클럽사운드 라는 곳을 가보면 꽤 많은 사람이 어디서든 들려오는 뻔하고 뻔한 음악들로 믹셋을 만드는 걸 볼 수 있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스타트를 끊는 게 조금 아쉽기도 하고, 점점 다른 장르 음악도 알아가고 전향을 할지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듣고 시작하는 음악이 다 똑같다는 건 많이 아쉬워요."

 

 

After : 내가만든페스티벌2015

지난 After : 내가만든페스티벌(1)에서 각 디제이들에게 세가지 질문을 드린 것을 기억하시나요? ESCAPE는 이 날 공연을 기획하고 감독한 Bagagee Viphex13에게 역시 같은 질문을 물어보았습니다. 역시나 이번 공연을 기획하였고, 가장 직접적으로 열받음을 표현했던 만큼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Bagagee Viphex13


Bagagee Viphex13 (이하 BV13) : 아무래도 저희 페스티벌 자체가 이름이 열받아서내가만든페스티벌 이잖아요. 사실 열 받았다는 표현은 자극적인 마케팅을 위한 선택이었던 것 같고, 정확히는 울분에 대한 표출일 것 같아요. 너무 페스티벌이 상업화되어있고 그 덕분에 음악에 다양성이 없었음에 대해 큰 소리를 내고 싶었다는 게 하나고, 그렇게 무분별하게 상업적인 페스티벌이 늘어나다 보니까 전혀 이 씬과 상관없는 오로지 돈벌이에만 치중한 사람들이 드러나면서 질적으로, 굉장히 낮은 퀄리티의 페스티벌이 양산되는 부분에 대한 울분이었죠.

이 씬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없는 콘서트 혹은 일반 행사를 하던 사람들이 페스티벌에 대한 노하우도 없고, 무대 그럴 사 하게 만들고 대책 없이 DJ만 불러놓으면, 마법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돈이 벌린다는 착각으로 많이 뛰어드는데, 착각했다기 보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행사를 주최해 놓고는, 망하면 무조건 디제이 탓, 음악 탓으로 돌리는 풍토가 너무 화가 났습니다. 기획을 개판으로 해놓고서는, 디제이 음악이 너무 구려서 망했다. 디제이가 인기가 없어서 표가 안 팔렸다 등등. 결국, 그들은 행사가 망했으니, 자신의 적성이랑은 안 맞나 보다 하고 손을 털겠지만, 앞으로도 쭉 일을 해야 하는 DJ 입장에서는 상처뿐인 일들이죠.

또한, 최근엔, 업자? 들이 페스티벌을 유치하겠다고 광고를 한 후에, 투자자를 모집하고, 디제이들을 막 섭외를 해서 페이를 선지급한 후에, 이런저런 이유로 못한다 하고 투자금을 먹튀 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어요. 심지어는 조선족까지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대상만 공연이고 DJ들이 함께 하는 것이지, 쇼핑몰 상가 분양한다고 분양금 받아놓고 회사가 부도났다고 공사 다 안 끝내는 거나 같은 이치라 봅니다.

C : 그런 것들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죠?

BV13 : 네, 실제로 그게 웃긴 게 원래 존재하지 않았었는데 최근에 그런 일들이 빈번하게 생긴 게, 이게 돈벌이가 된다 해서 날파리가 꼬이듯이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런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 위험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저희 DJ끼리 경험으로 이 사람들이 이럴 것이라는 추측이에요. 이런 일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이게 조직적 범죄 아니냐? 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가끔 중국에 페스티벌 섭외 혹은 장기 레지던트 섭외 일로 SNS나 메신저 등을 통해 DJ를 모으고 있는데, 제 눈엔 새우잡이 배 태우고 장기 털겠다 급의 글로 밖에 안 보여요.

이 부분에 대해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짚고 넘어가려 했는데, 제가 그냥 SNS에서 철학적으로 어쩌고저쩌고 로컬씬이 살아야 하고 이렇게 그냥 쓰게 되면 그건 그냥 SNS에 똥글 쓰는 거라고밖에 생각을 안 했어요. 그래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걸 보여줘야겠다 싶었고. 무언가 자본 없고, 로컬 DJ들끼리 힘을 뭉치고, 음악적으로도 그냥 추구하고 싶은 대로 추구하고, 이런 행사도 존재한다는 것을 한번 행동으로 보여주어야겠다 생각했지요.

부산에 있을 적 아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꾸 취소되는 페스티벌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어 나 서울 올라가서 이거 한번 까야겠어!“ 라고 외쳤죠. 바로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헬로 스트레인저 파티하는 이인재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놈코에서 8월 22일날 파티를 하기로 했거든요. 그 친구한테 “야, 내가 NMF라는걸 할 건데, 헬로 스트레인저 파티는 다른 날 하고 그날 그거 좀 도와줘” 라고 이야기를 한 후에 열두 시간 걸려서 따라라락하고 홍보 글을 올렸죠, 그냥. 하루 반나절 만에 섭외 다 하고 포스터 디자인까지 다- 만들고 그러고 나서 타임테이블 나중에 짜는데 - 타임테이블 구성하는 데 20시간 걸렸어요. 섭외, 디자인까지 12시간이고 타임테이블 20시간.

C : 섭외가 그렇게 빨리 되었다는 건 그만큼 씬에서 이런 것에 대한 요구가 되게 있었다는 이야기겠네요?

BV13 : 네,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은 디제이가 응원 및 선뜻 참여의 의사를 밝혔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자마자 - 한 명에게 이야기했는데 “형, 제 친구 중에 얘도 해도 될까요?” 이런 식으로, 그리고 이게 크루 단위로 참여를 시켰기 때문에, 예를 들어 메인스트림에게 야 이거 해 그러면 메인스트림 DJ가 네 명이 있는데 한 명이 듣고 밑에다 좌라락, 다단계처럼 퍼져나간 거죠. 그래서 제가 데리고 있는 크루도 뭐 bnskrew, 다보탑 일단 이쪽에서 열댓 명 채워 넣고 베이스어택 연락하고 뭐 이런 식으로 해서 한 30명까지는 정말 금방 모인 것 같아요. 그리고 거기서부터, 그즈음 되니까 하고 싶다는 친구가 너무 늘어나서 선별을 거쳤죠. 믹스셋 받고 듣고 어 얘 괜찮네? 넣어주고, 잘 모르겠으면 미안하지만 맨 앞으로 넣어주고, 뭐 그렇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타임테이블이 드디어 결국 마침내 나왔습니다.

디제이 섭외하는 시간보다..
포스터 디자인하는 시간보다...

타임테이블 짜는 시간이 제일 오래걸리네요OTL [...]

 

C : 그러면 DJ로서 당신은 어떤 것에 열 받아있었나요? 이 질문은 20시간 타임테이블 짜는 거에 열 받았다는 걸로..

BV13 : 솔직히 열 받아있었던 일은 가만 보자… 제가 이제 테크노라는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하다 보니까 클럽과 안 맞는 경우가 사실 존재했어요. 그런데 저도 DJ의 입장에서 절충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DJ를 하루 이틀 한 게 아니라 되게 오래 했기 때문에 클럽에서 사람들에게 이게 너무 어려운 노래면 바꾸어줄 용의도 있고. 그다음에 예를 들어 커머셜한 클럽에 갔는데 제가 굳이 똥고집으로 테크노만 틀거나 그러진 않아요. 그런데 저도 뭐 하우지하게 갈 수도 있고 상황적으로 봐서 사람들이 떼창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고 한다면 커머셜한 노래를 섞어줄 수도 있고. 제가 그렇게 꽉 막힌 DJ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클럽에 DJ를 하러 갔고, 들어갔더니 포스터에 제 얼굴이 이따만하게 걸려있고 심지어 들어갔더니 레지던트 DJ가 제 노래를 틀고 있었어요. 그래서 되게 기분이 좋은데 프로모터가 저에게 대뜸 오더니 너 무슨 노래 트느냐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테크노 튼다고 그랬더니 무대에 못 올라간다는 거에요. 그래서 무대 못 올라간다고 해서 그러면 아니 믿어보라, 내가 테크노 되게 신나게 틀 수 있다. 그랬는데 그냥 손짓으로 X자를 그리는 거에요. 아예 못 올라간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거에요. 파티 만들어줘 놓고 한 번만 믿어보라고 그랬더니 그러면 일단 틀어보라고 저에게 그러는 거죠. 그래서 한 곡 틀었어요. 딱 올라가자마자 한 곡 틀었더니 톡톡 치더니 다음 노래 틀고 내려오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런 적이 존재했었고. 아 무대 올라가기 전에. 나에게 USB에 하드웰 노래 있느냐고, 하드웰 노래 없다고 하니까 올라가지 말래요. 그러더니 올라가지 말래요. 그게 되게 열 받아있던 일 중 하나이고. 두 번째 열 받아있던 일이 뭐냐면 한 클럽에서 역시나 제 음악이 잘 안 맞는다는 거에요. 일렉트로를 틀어달라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 하고 바꾸었는데, 다시 오더니 좀 더 커머셜한 일렉트로로 틀어달라고 했죠. 그래서 나는 이런 거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더니 갑자기 USB를 CDJ에 딱 꼽아주고 폴더를 찾아 주는데 앨범 커버가 다 S 동그라미(spinnin) 였던..

암튼… 그런데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순서대로 틀고 내려오라는 거에요. 그래서 그때 너무 놀라서 일단 이어는 받았어요. 제가 생판 처음 듣는 노래를 틀고 있는데 이게 제가 할 일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카톡으로 저 더 이상 이렇게 DJ 못하겠습니다. 저 두 번 다시 이 클럽 안 오겠습니다. 하고 인사하고 그냥 나갔죠. 생각해보니 당시에는 진짜 황당하고 열받는 일이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비슷한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늘 소개하는 에피소드라서 값진 경험인가 싶기도 하네요;;; 여기 말고 다른 인터뷰에서도 진짜 많이 이야기했었거든요.

DJ Techtools에서 응급 USB 킷을 들고 다니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런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다.

 

C : 이건 레지던트 시절의 일인가요?

BV13 : 네. 별의별 일 다 있었어요. 요새는 카톡에서 클럽 레지던트 DJ들끼리 단톡방을 만들거든요. 그런데 하루는 단톡방에 DJ들 스무 명이 있는데 카톡으로 공지가 왔는데 “앞으로 사장님이 모르는 노래 틀 시 바로 퇴사. 그 자리에서 퇴사” 그 말인즉슨 정말 정말 유명한 노래가 아니면 틀지도 말라는 거잖아요. 저는 확인하자마자 대꾸도 안 하고 단톡방을 나가서 전화해서 “저 그만둘게요” 라고 했는데 당시에 거기서 반발했던 DJ는 저 한 명밖에 없었어요. 다른 DJ들도 이게 말이 되느냐, 개소리냐 이게 뭐하는 짓이냐? 이랬어야 하는데, 찍소리도 못하고 “예 알겠습니다”가 나오는 거에요. 디제이들이 단체로 그만둬도 시원찮은 마당에, 이런 점들이 다 스스로 디제이의 힘을 깎아 먹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C : 그러면 로컬 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라고 이야기를 하기 전에. 사실 이 이야기를 했으니 물어보는 건데 직접 파티를 기획한다는 거랑 여기 레지던트 DJ로 들어간다는 그런 것들의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사실은 제가 실질적으로 물어보고 싶은 것들은 그런 것인데 DJ로서 살아남는 방법들. 자체적으로 자기 파티를 기획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해외 비트포트에 앨범을 내서 계약한다거나 그런 케이스도 있고. 그런데 이런 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단 말이에요. 그래서 사실 지금 바가지 바이펙스써틴은 제가 보기에는 DJ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것 같아요. 이게 좋은 의미인지 나쁜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 지금 안티커머셜이라는 이야기도 본인이 커머셜을 이해하고 있어서 안티커머셜을 잘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그래서 DJ로서 영특하게 생존하는 방법들. 에 대한 조언이 있을까요?

BV13 : DJ라는 직업이 참 매력적이긴 한데 남의 음악을 이용해서 자기 음악으로 표현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뭐 기가 막힌 믹싱법이 있을 수 있고, 자기의 퍼포먼스와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남의 음악을 이용해서 믹싱을 통해 자기 음악을 하는 거에요. 그러다 보면 누군가 그 똑같은 셋을 순서도 그대로 틀고 타이밍도 그대로 튼다면 똑같은 바이브를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러므로 저는 제가 튼 음악은 다른 DJ도 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고 있는 거죠.

C : 어떻게 보면 절대성이 없다는 거네요.

 

BV13 : 예. 그래서 DJ로서 자기가 자신의 정체성이라든지 DJ로서의 자리를 확실히 하고 싶으면 오리지널리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확실히 이 사람은 되게 아이덴티티가 독창적이어야 하고 누가 들어도 이건 얘 거밖에 안 되는 그런 것들 있잖아요. 그게 선곡일 수도 있는데, 선곡으로 그렇게 하던 시절은 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선곡으로만 승부를 겨루기엔 어려운 세상이 되었어요. 왜냐하면, 옛날 바이닐로 플레이하던 시절에는 이 바이닐은 자기밖에 못 가지고 있거나 이 도시에 자기 혼자밖에 안 샀거나, 아니면 되게 좋은 노래를 찍어냈는데 예를 들면 전 세계에서 그 판이 100장밖에 안 찍고 사라지는 그런 일도 있었고, 여러 요소 때문에 어떤 음원은 그 존재 자체가 희귀하기도 했거든요. 제가 튼 노래를 누가 SHAZAM으로 찾아서 비트포트로 바로 사서 틀기 시작하면 그건 더는 저만의 선곡의 아이덴티티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걸 뭐 확실히 하려면 사실상 디제잉에서나 음악에서나 자기 색깔을 확실히 표현할 수 있는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레드불 쓰리스타일이라는 DJ 대회가 있어요. 기본적으로 스킬에 대한 측면도 다루지만, 창의성, 아이디어 센스 같은 부분이 채점에 상당히 큰 부분들 차지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제 독창성을 가진 저만의 특별한 셋을 보여주기에는 커머셜한 클럽이라던지, 누군가에게 고용된 클럽에서 그 모습을 보여주기는 힘들어요, 사실상. 그리고 한국의 클럽은 너무 심각할 정도로 업주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요. 클럽이 골때리는게 예전 홍대 클럽 같은 경우는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혹은 유학생들이 자기가 원래 듣던, 좋아하는 노래를 더 제대로 듣고 싶은 나머지 홍대에 클럽이 탄생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강남 클럽은 오너분들이 본인의 주된 사업 외의 확장 사업의 하나로서 클럽을 경영해요. 그러므로 이분들은 음악으로서 클럽을 운영하거나 음악성으로 살아남아야겠다는 열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 그러면 바로 접거나, 다른 가게로 바꾸게 되죠.

예를 들어 클럽 사장이 자기가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고 좋은 노래를 플레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상황이 안 좋을 땐 대출이라도 받아서 그 클럽을 살리거든요. 어떻게든 잘 되게 만들 텐데 지금 강남에 있는 클럽 사람들은 돈벌이 수단이거든요 이게, 딱 정확히 장사에요. 그래서 매출이 적으면 바로 문을 닫아요. 그래서 강남의 클럽은 사이클이 되게 빨라요.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많은 클럽이 생겼다가 없어졌나요? 장수하는 클럽이 너무 적어요.

그런데 하여튼 이게 점점 뭐랄까, 그런 데서 DJ가 자기 음악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돼요. 사장은 돈 잘 버는 음악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그런 상업주의적인 음악으로 가는 거랑 DJ 마인드가 사장님에게 맞춰주려고 하고 사람들 돈 잘 쓰러 오는 VIP에게 맞춰주는 음악들 있잖아요. 예를 들어 모 클럽의 VIP존에서 수백만 원의 매출을 올려주던 손님이. 그 테이블에서 갑자기 생뚱맞게 아 지금 이게 듣고 싶어 이러면 담당 MD가 DJ에게 노래를 바꾸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러면 바꿔요, 그게 뭐하는 짓이에요. 상업주의, 그냥 돈에만 이끌려 가는 거죠. 특히 최근에 강남클럽에는 적에는 수십 많게는 수백 명의 MD들이 일하는데, 각 MD 들 에겐 본인이 데려온 손님이 왕인지라, 다들 잘 모시고 싶겠죠. 하지만 100명의 손님의 신청곡을 낸다고, 그걸 일일이 디제이한테 100곡의 노래를 틀어달라고 하기에 클럽의 불특정 다수 손님의 동의를 얻는 곡으로 플레이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이거든요. 근데 그걸 지금 열심히 음악을 틀며 일을 하는 디제이한테 직접 가서 노래 바꾸라며 이야기를 한다는 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길은, 레지던트만 하다가는 음악을 못하겠구나. 뛰쳐나가야겠다 싶어서 파티를 만들고 뜻이 맞는 친구들과 크루를 결성하고 이 위주의 활동만 하기로 하였죠.

 

이 사진은 대중음악 평론가 이대화 님에 의해 허핑턴포스트에서 '2015년 한국 클럽 씬의 올해의 사진'으로 올라갔다.

 

C : 로컬 씬의 매력에 대해, 최근에 일어난 일이나 사건 같은 걸 말해주셨으면 해요. 저는 오늘 같은 경우도 하나의 사건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저도 하여튼 로컬 씬이 좀 단단해지기 위해 일어나야 할 여러 가지 일 중에서 주목할만한 것들이 있는지. 간단히 말하면 최근 일어난 것 중에 이거 좀 재미있었다 싶은 거 있었나요?

BV13 : (솔직히) 없는 거 같아요. 예전엔 무브먼트가 있었었어요. 2009년으로 기억되는데 시작해서 2011년, 그때까지의 소위 말해 '저스티스의 후예'. 에드뱅어라는 레이블이 엄청나게 성공하고 저스티스라는 슈퍼스타를 배출하고 나서 저스티스 키드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생겼어요. 그리고 뭐 보이즈노이즈 키즈 등등 되게 많이 생겼는데 걔네들이 생기고 나서 그 애드뱅어처럼 되려는 움직임과 노력이 붐을 만들어냈거든요. 그때 일어났던 무브먼트가 제가 봤을 때는 되게 참신하고 좋고 그랬다고 생각해요. 그때 저도 같이 읏샤읏샤 하던 사람 중 하나였고요,

2011년이 되어서 그것의 종착점으로써 베이스 어택이라는 베이스뮤직 전문 크루가 생겼고, 북방이라는 언더그라운드 DJ끼리 얼굴 닮았다는 이유로 모여서 재미있는 파티를 만들었고, 데드앤드라고 출중한 실력을 갖춘 친구들이 좀 멋있는 음악을 하자 해서 만든 크루까지 총 세 개의 크루가 생겼어요. 2011년을 기준으로 지금 다 4년 이상이 되었어요. 북방이랑 데드앤드랑 베이스 어택이 시작한지 1년 만에 거의 언더그라운드 파티에서 소위 말하는 가장 핫 했었고요. 모든 페스티벌에 섭외되었어요.

2년이 되었을 때, 데드앤드는 킹맥, 코난, 스무드, 앤도우 라는 잘하는 디제이들이 있고, 저희 북방에도 재밌고 출중한 DJ들이 있다 보니, 개별적으로 섭외하는 게 아니라 팀으로 섭외되어서, 저희가 생기자마자 페스티벌을 다 다녔거든요. 뭐 지산, 안산, 펜타, ULTRA KOREA, 월디페, 웬만한 데는 다 섭외되었었죠. 그리고 베이스 어택은 처음 시작하려는 로컬 DJ들부터 데리고 출발했지만 점점 기반이 다져졌고, 그다음 해부터 페스티벌 같은 것도 되게 많이 나갔거든요. 다들 거의 2년도 되지 않아 너무 많은 일을 하게 되고 조명을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 이후에 그걸 따라 하려는 움직임들, 꼬마애들이 따라 나와서 제2의 베이스어택, 제2의 북방 이런 게 생길 줄 알았어요. 그런데 4년이 지났는데 그게 다에요.

분명 더 생기긴 했죠. 근데 제가 원하는 건 4년이 지났으면, 문어발처럼 확장돼서 수십, 수백 개의 크루가 생길 거 같았거든요. 현재도. 지금 DNBS라는 1년 된 신생 크루가 있고, 아마먼트, 디스코익스피어리언스 라든지, 더 최근에 생긴 건 스팽킹독 등등. 저는 DNBS가 되게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편으로는 DNBS 하나 생기는 게 아니라 스무 개는 생겼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안타까운 거에요 사이에 클럽도 늘어나고 EDM씬도 훨씬 커졌고, DJ도 말도 안 되게 많아졌거든요. 페이스북 사진 보면 다 DJ에요. 그런데 DJ는 많이 늘어나고 씬은 많이 커졌다고 하는데 그에 비해서 로컬 씬을 움직이는 무브먼트는 너무 적어요.

카스비츠에서 2014년 진행한 크루 배틀. DEADEND와 BNS KREW, BACK AND FORTH가 참여하였다.

 

C : 그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BV13 : 그냥 DJ가 많아서 그런데 다 강남클럽 저런데 가서 클럽 많아지니까 수원도 있고 울산도 여수도 있고 그냥 그런 데서 레지던트하고 조명 보면서 그 막내부터 시작하고 그게 DJ의 전부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요.

C : 저는 이건 약간 비약일 수도 있고, 그 애들이 잘 못 알고 있는 것도 기획하는 법을 아직 모른다고 생각해요. 기획에는 실질적인 문제들이 많잖아요. 대부분의 클럽은 대관하려면 몇백만 원씩 부르니까 그런 것도 있고. 그런 친구들에게 그걸 굳이 강요는 하고 싶지 않아요. 기획할 수 없는 DJ도 많이 있고, 기획도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BV13 : 거기서 제가 정말정말 할 말이 있는데, 저라고 이걸 뭐 알아서 했겠어요? 저도 모르고…. 제가 처음에 음악이 너무 좋고 너무너무 디제이를 하고 싶은데, 할 데가 없었어요. 저도 막막했죠. 어떻게든 음악은 틀어야겠으니까, 리어카 에다가 턴테이블이랑 LP를 다 싣고 나가서 홍대 놀이터에서 디제잉을 했어요. 그게 2005년이에요. 2005-6년에 한 1년 반 동안 그걸 지금 홍대 가면 사운드박스 이런 거 있잖아요. 저 때는 그런 걸 하는 사람이 저희밖에 없었어요. 그 당시는 홍대에서 노래를 틀면 무조건 신고했어요.

지금은 홍대가 시끄럽지만 2005-6년 이때는 길에서 음악 트는 사람도 없고 다 조용하고 클럽도 밖에 스피커 걸어놓는 곳도 없어서 음악 소리만 나오면 신고했거든요. 그런 환경 속에서 저는 거기를 여름부터 겨울까지, 매주 리어카를 끌고 겨울에는 손 얼어서 장갑 끼고 거기서 굳은 손으로 LP 갖고 음악 틀었어요. 저는 음악이 틀겠다는 패기랑 하고 싶은 의지만 있으면 그냥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요새는 상황이 더 좋아져서 길에서 버스킹도 하고 서울시에서 길거리 뮤지션이라고 등록을 해 줘요. 그런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요새 장비도 얼마나 좋아요. 장비 다 소형화되어있고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디제잉 할 수 있는데, 길은 훨씬 늘어났는데 이걸 대관비 핑계 대고 기획 모르겠다고 가만히 있는 건 솔직히 말해서 다 핑계에요.

C : 젊은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기획을 해봐야 한다, 그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BV13 : 마음만 먹으면 자기가 틀고 싶은 음악 다 틀고 싶은데 나한테 와서 “아 저도 하고 싶은 게 있긴 한데, 먹고 살아야죠” 이건 말이 안 되거든요. 주말에 돈 벌고 일요일에 기어 나와서 한강에서 디제잉 할 수도 있잖아요. “클럽에서 돈 벌어야 하니까 뿅뿅이 틀어야 해요, 제가 원래 하고 싶은 건 테크하우스입니다” 이러면 뭐 테크하우스 믹스셋을 인터넷에 계속 올리던가, 그런 것도 하나도 안 하잖아요. 매주 술 마시고, 여자 허리 감고 있지. 실질적 음악적 활동이 굉장히 적어요.

 

C : 이건 별도로 제가 궁금한 게 있는데, 예를 들면 상업성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못 틀고 DJ로서 아티스트적인 욕심이 있잖아요, 그런데 거기서는 어쨌거나 그 사장님이 아는 노래만 틀어야 한다는 건, 결국 그 사람들이 장사하는 입장에서 상업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 그런 건데, 직접 나와서 기획을 하셨잖아요. 그렇게 되면 결국에는 사람들이 와야 뭔가 지속이 되는 거니까, 또 대중성이랄까 그런 걸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을 거란 말이죠. 그거에 대한 어떤 절충선이 있는지.

BV13 : 절충선이 아니라,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을 거니까 조금씩 바꿔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무조건 1차원적으로 '돈 벌어야 된다'에요. 뭐 예를 들어 문화가 집 장사라고 쳐봐요. 그러면 용적률을 꽉 채워서 아파트를 네모나게 올려요. 그러면 건물주는 평당 생각해서 거기에 내가 네모난 가로세로 10m 공간에 1m를 나눠서 건물 집 10채를 넣고 그걸 10층을 쌓아요. 100개를 넣어 월세를 100개 받아요. 그렇게 해서 돈을 버는 건 1차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는 거고, 문화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용적률을 50%로 줄이고 거기에 공원을 만들거나 아니면 극장을 세우거나, 거기가 인프라가 생기게 해서 사람들이 유동인구를 늘려서 거기에, 용적률은 작게 했지만 거기 지어진 집의 가격이 이 앞에서 일어나는 문화적인 무브먼트때문에 올라가게 하여야 하거든요. 그 무브먼트로 인해서, 집값도 오르고, 땅값도 오르고, 그 지역이 활기찰 수 있게 해야죠.

어떤 일이든지 이게 가장 기초라고 생각해요. 1차원적으로만 생각하면 잠실종합운동장은 없어야 하거든요. 거기 땅값 비싼데 운동장이 왜 있어요, 하지만 그건 야구 하니까 사람이 몇만 명씩 오고, UMF같은 공연도 하고 있잖아요. 잠실이 그래서 비싸잖아요. 그럴걸 이해해야 하는데. 그거에 대해서 이제 건물로 비유를 한 거죠. 월세로 비유한 건데, 하지만 똑같은 거에요. 이것도 장사가 눈앞에 보이는 돈만 보려고 하면 그거거든요. 그런 게 먹히는 건 정말 단기간이에요. 정말 푼돈 벌려고 하는 거죠.

진짜 클럽이 장기적으로 오래가려면, 독일의 베를린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클럽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4조 규모래요. 독일의 Tresor라는 클럽은 우리나라 할머니 국밥집보다 오래되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10년 이상 된 클럽이 M2, 명월관밖에 없잖아요. 다 망했어요, 지금. 눈 앞의 장사만 하니까. 더 오래 보고 꾸준하게 그 사람들을 모을 수 있고 그러면은 운영을 그렇게 하면 안 되죠. 눈앞에 보이는 이걸, 만원에 띄어서 2만 원에 팔고 이런 게 아니잖아요. 이게 비싼 거다 멋있는 거다라는 가치를 늘려서 이게 100만 원이 되게 만들어야죠.

 

독일 베를린의 전설적인 클럽 Tresor. 우리나라 역시 이런 '할머니 국밥집'급 클럽을 가지는 것은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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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행사 이틀 뒤, C는 페스티벌의 총 기획을 맡은 바가지와 바트를 만나 행사 전반의 이야기들을 인터뷰하기로 했습니다. 내가만든페스티벌의 후일담 인터뷰는 내가만든페스티벌이 끝나고 이틀 뒤 홍대의 JamSession Music Academy에서 진행되었으며, 페스티벌의 총 기획자인 Bagagee Viphex13, 그리고 기획 보조를 맡은 DJ Bart와 함께, ESCAPE측에서는 관리자인 C와 함께 전자 음악 평론가 이대화님께서 같이 자리해 인터뷰를 보조해주셨습니다.

 

(Jam Session Music Academy의 내부 모습. 바가지 역시 이 곳의 여러 이벤트에 초청된 바 있다.)

 

C : 내가만든페스티벌, 8월 22일 진행되었죠. 그 날 당시에는 DJ들에게 5분 정도의 인터뷰를 땄었구요. 이제는 다 끝났으니, 간단하게 소감을 물어보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전반적인 흥행이나 성공이나 피드백이 많이 있었나요?

BV13 : 예. 너무 많아서 엄청나다고밖에 말을 못 하겠구요. 최초에 저희가 이 친구랑 저랑, 사실 다보탑 실무자는 저희 둘이고요. 저기 앞에 앉아있는 입술 두꺼운 애(VoidRover)는 그닥 전투력에 도움이 잘.… 음악을 잘 틀어서 지금 데리고 있는데. 가장 전투력에 도움이 되는 건 항상 바트 이 친구인데. 암튼 바트와 핼로스트레인져파티를 하는 이인재라는 용병을 투입해서 3명에서 진행을 하게 되는데…

우리가 파티 크루라고 하기도 무색하지만 어쨌든 파워텍, 디스코뿡뿡, 909 snare, 이런 걸 20회 정도 해왔는데 대략적인 통계가 지금까지 존재할 것 아니에요. 저희는 평균 수익 10만 원, 모객 100명 미만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잘 된 사례를 꼽자면 DJ 16명이 함께 음악을 틀었던, “모두 함께 테크노를 튼다”고 해서 모두텍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진행했던 파티가 한번 있었어요. 포스터에 쓰였던 타이틀은 메인텍 이였구요. 그때 16명이 같이 해보니까 인해전술이라는 게 작용한다는 걸 알았거든요. DJ가 16명이 있으니까 한 명당 친구 5명씩 데리고 왔을 때 이미 80명이 차서 클럽이 돌아가는구나. 인해전술로도 가능하구나 라는 걸 작년 말에 알았고.

그래서 내가만든페스티벌 최초 기획이 35명이었거든요. 그때 16명에서 이번에는 35명으로 늘렸으니 더 잘되겠구나. 그때 메인텍 했을 때가 12월이라는 버프를 받기도 했지만, 객관적으로 장사가 되게 잘 되었어요. 클럽이 터져나갈 정도로 잘 돼서, 그때의 두 배는 되겠지, DJ가 두 배 이상이니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긴 했는데 당시 메인텍은 연말이라는 시기적인 장점이 있었죠. 그런데 8월 22일은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뭐 없잖아요. 굳이 붙여봐야 여름 끝물이랄까.

 


다보탑에서 진행된 디스코뿡뿡과 파워텍 파티.


그래서 크게 기대는 안 했기 때문에 최초에는 200명을 생각하고, 7월 말에 해밀턴 호텔에서 레드 먼데이라는 행사가 있었는데 (JR BBQ를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저기가 어떨까 하다가 장소가 컨택이 되어서, Bart한테 연락해서 거기서 할 건데 뭐 아무렇게나 하면 되겠지, 파워텍 할 때보다 사람이 좀 더 오겠지 해서 대충 한 200명 오겠지 예상하고 페이스북에 뻘글과 함께 포스터를 올렸어요. 그랬더니 좋아요가 지금 1,000개 이상을 찍더라고요.

좋아요가 많은 건 사실 별 의미가 없어요. 연예인이 사진 하나 올리면 4-5만 개 찍히니까. 거기서는 그렇게 감흥이 안 왔어요. 제가 북방파티 할 때 하나 올려도 좋아요는 많이 찍히니까. 그런데 공유가 220회인가 일어났거든요. 그러니까 좋아요 대비 공유가 1/5을 차지하잖아요. 그게 되게 놀랐어요. 연예인이 사진 올리면 좋아요는 몇만 개 찍히는데 공유는 100개 이렇게밖에 안 되거든요. 그런데 이건 공유 수가 20%라는 건 공감한다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거고, 그에 대한 힘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때는 모객을 한 300명으로 잡았거든요.

BART한테 페이스북 페이지 만들라고 전화해서 페이지를 개설했어요. 만들자마자 400명이 좋아요를 누르더라고요. 그래서 한 600명은 오겠다, 큰일 났다 싶었죠. 왜냐하면, 제가 봤을 때 수용 인원은 300명이었거든요. 특히 루프탑 이다 보니 안전사고 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사실 그때부터 홍보를 아예 안 했어요. 홍보를 줄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취지가 좋다며 광고 내준다고 하는 단체가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오면 안 될 것 같은 상황이라 그때부터는 제 개인 페이스북 계정이라든지 그런 데는 일절, 홍보를 하나도 안 했거든요. 그런데도 뭐 계속 반응이 좋은 것 같아서 나중에는 안전사고 어떻게 해야 하나 맨붕이었죠. 일단 우여곡절 끝에 행사를 진행하고 나서 집계를 해보니 방문객이 800명이 넘었더라고요.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죠.

 

C : 공유수도 그렇고 아까 말했듯이 공감하는 사람도 많고, 사실 그 서두가 굉장히 강렬했잖아요. 사람들이 그거에 대해서 많이 가려운 것을 긁어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BV13 :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C : 그러면 현장에서는 아몰랑 상황이었지만 안전사고는 일어났나요? 제가 보기에도 참 뭐랄까…. 특별히 싸움이 일어나지도 않았고 잘 진행된 것 같더라고요.

BV13 : 아뇨,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뭐랄까, 사실 싸움이 나게 되면 덩치 큰 애들 몇 명 가서 뜯어말리면 되니까, 바운서 고용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이) 없었는데, 제가 되게 되게 염려하고 얘(Bart)한테도 계속 지시를 했던 게 뭐냐면, 술 취한 사람이 스피커를 넘어트리거나 기물 훼손하는 것에 대해서 제일 예민했거든요. 혹은 루프탑에서 떨어진다거나. 왜냐하면 이게 다 제 돈으로 준비 한 행사가 아니라 인맥과 여러 가지를 통해 지원을 받아와서. 스피커, CDJ를 비롯한 DJ 장비를 무상으로 렌탈 받았어요. 취지가 좋다고 해서 장비를 다 빌려왔는데, 저희가 준비가 미흡하다 보니까 스피커 선이 바닥에 막 떨어져 있고 그랬거든요. 프로페셔널하면 거기를 천 테이프로 메꿔서 사람이 밟고 지나가도 괜찮게끔 해야 하는데. 사실 그런 게 다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보니까 도처에 위험 요소가 되게 많이 널려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별 탈 없이 행사가 진행된 게 기적 같네요.

그래서 그걸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게 너무 비약적인 대입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전자 음악. 더 단순히 말해 음악을 사랑해서 모인 사람들이 모였다 생각하거든요. 정말 음악 듣기 좋아하고, 자기가 서포트하는 DJ들 한자리에서 다 보고 싶어서 오려고 했고, 언더그라운드 문화 서포트해주려 오는 사람들이 존재해서 그런지 좀 평화롭지 않았나. 뭐 피스 러브, 유니티 앤 리스펙트 [PLUR] 정신이 (웃음) 나오지 않았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Peace, Love, Unity, and Respect.

 

C : 페스티벌 홍보도 많이 하지는 않으셨다고 했는데. 북방 때부터 그렇고 다보탑때도 그렇지만 특유의 센스가 느껴진다고 보이는 부분이 많았다고 보거든요. DJ 프로필 때문에 변호사를 준비하신다고 할 정도로. 원래부터 그런 센스를 가지고 일부러 B급 컬쳐로 소개를 하시는 편인가요?

Bart : 뭐랄까, 취지가 취지다 보니까 진지한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파티나 페스티벌이라는 게 일단 음악을 듣고 놀러 오는 거라고 보니까 즐거움, 재미의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무거운 메시지를 가진 만큼 반대로 재미있는, 하다못해 피식 이라도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존재해야 사람들이 너무 무겁게만 생각하지 않고 거기 가면 재미있겠다 생각을 하고 올 거라 생각을 해서 일부러 그렇게 포인트를 주는 편이에요.

BV13 : 일단은 뭐랄까, 드립 같은 것이죠. 어쨌든저쨌든 제가 이제 두 개의 크루를 운영하는 상황이거든요. 일단 북방 같은 케이스는 애당초 이름부터 북방으로 시작했으니 드립의 결정체고, 다보탑이라는 제가 기획을 하고 저기 앉아있는 입술 두꺼운 친구에게 - 저 친구를 스텝스에서 만났어요. 2013년이었나…. 언제였느냐? (VoidRover : 2011년이요) 그렇게 오래됐어? 하여튼 제일 처음 이야기한 게 저 친구였어요.

같이 하자 이야기를 했는데, 다른 멤버도 더 모아야지 뭘 하잖아요. 그런데 1순위로 본 게 드립력. 음악은 저는 사실 모르겠고, 어차피 못하는 애들 데리고 해야 돈이 조금만 벌리더라도 본인들이 수긍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고 (웃음) 드립력, 실제로는 사람이 성향이 비슷해야 같이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왜냐하면, 정말 빨간색만 좋아하는 사람과 파란색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섞일 수가 없잖아요. 그냥 얘기는 좀 하고 인사는 좀 할 수 있지만 잘 어울리게 섞일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얼마나 좀 서로 맞느냐 이런 걸 보고, 그렇게 해야 사실 좀 가볍게 농담 따먹기도 할 수 있는 편한 친구들을 사실 섭외.. 했다기보다는 끌어모은 거죠.

그러다 보니 특별히 지시를 안 해도 이 친구(Bart)에게 내가만든페스티벌 페이지 관리자를 맡겨놓으니까 편했던게 무엇이냐 하면, 제가 원하는 요소나 생각하는 걸 전달하지 않아도 알아서 드러내는 거에요 그냥. 맨날 페스티벌, 파티나 클럽 홍보 방식이라든지 보다 보면 자기네가 최고라며 SNS에서 잘 되지 않는 홍보방식으로 허세를 부리는 게 정말 많이 보이거든요. 말도 안 되는 뻔하고 식상한 표현이 정말 진절머리가 난 상태였어요. 보면 다 우리가 최강 파티니 최강 클럽이니 최고의 DJ들이 함께하니 어쩌고저쩌고 강남 클럽에서 맨날 쓰는 미사여구가 있어요. 말도 안 되는 그런 너무나 뻔하고 식상한 상투적인 표현들 아마 다른 분들도 더는 보기 싫었을 거로 생각해요.

무슨 음악인지도 잘 모르면서. 강남 클럽 음악 다 똑같잖아요. 그런데 홍보할 때 표현하는 건 항상 차별화된 음악과 전문성 있는 음악인 DJ로 무장한 저희 클럽은 어쩌고저쩌고, 그게 다 뻥이고 허세고. 그걸 일단 따라 하고 싶지 않았고, 그런 걸 비꼬고 싶었는데, 북방에서 처음 출발했고, 그 북방 크루의 정신 같은 것을 어차피 제가 그걸 디렉팅을 한 거기 때문에. 그게 다보탑에 와서도 변하지 않았고, 내가만든페스티벌에서는 오히려 더 심해졌어요. 이 사람들이 훨씬 더 망가질 수 있고 더 막장이 될 수 있다. 이런 걸 의도했고요. 아티스트 소개 하는 방식에서는 한국 페스티벌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하). 뭐 고기 하우스나 똥 앤 베이스, 페스티벌들은 사실 다 네임밸류가 있으므로 그런 걸 할 수 없잖아요. 유명 뮤직 페스티벌 아티스트 소개하는데 그런 헛소리 쓸 수 없으니까. 다 급이 있고 그 위치가 있으므로 다들 정상적으로 멋있게 하는데, 우린 더 잃을 것 없는, 이미 바닥에서 출발하는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남들이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할 수 있는데 그게 엄청나게 좋은 반응을 얻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그걸 쓰라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카톡을 돌렸어요. 그리고 이 친구들에게 보내라고 시켰고 얘가 감수를 맡았고.

친절하다.

Bart : 굉장히 정상적인 사진이 들어오면 제가 페이스북을 들어가서 그 사람의 치부를 드러내고 (폭소) 보낸 프로필사진과 페이스북 페이지에 등재된 사진과 다른 분들이 조금 있거든요. (몇몇 분들은 그 레이더를 피하셨나봐요.) 네, 찾아도 안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굉장히 재미없는 인생을 살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BV13 : 그것 때문에 저희 둘이 이야기 많이 했어요. 야 이건 좀 아니지 않냐, 왜 이렇게 멋있는 사진을 보냈어. 여기서 간지 부리면 안 되지.

Bart : 첫 번째 DJ 프로필과 두 번째 DJ 프로필을 형이랑 제거를 올렸는데 둘 다 완전히 망가진 사진을 올려놓다 보니까 많은 분이 뒤로 갈수록 망가진 사진을 보내시더라고요.

C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어떤 거 였어요?

Bart : DJ Modo N이라는 형이 있는데 그 형 프로필 텍스트는 이미 제가 가진 상태였어요. 거기에 6년 전 증명사진을 찾아다가 같이 올렸죠.

이대화 : 되게 재미있는 시도네요. 진짜 클럽들 홍보하는 사진을 보면 너무 연출이 많은데.

하도 많다보니 아예 이런 포즈를 모아놓은 텀블러까지 있다.

 

BV13 :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이거 (헤드폰 한쪽 어깨 사이에 끼고 턴테이블 만지는 사진) 거든요. 그리고 LP 들고 있거나 연결되지도 않은 기기 들고 있는 사진. 사실 제가 예전에 그런 사진을 많이 찍었죠….;;;;

이대화 : 홍보에서부터 차별화가 확실하네요.

C : DJ 포즈 해서 카테고리로 아예 나눈 것들 있잖아요. 뭐랄까 천편일률적인 것에서 탈피하고 싶었나 봐요.

BV13 : 그렇죠, 획일화된. 어차피 저희가 추구하는 게 음악도 그렇고, 전체적인 컨셉이 기존에서 돌아가는 뻔한 것에서 반대되는 비주류 세력이랄까, 페스티벌 포스터 포맷도 맨날 정해져있잖아요. 여름에 하는 페스티벌이라고 치면, 로고가 하나 있고 아래 야자나무가 양쪽으로 있고, 바다가 있고 해 떠 있고, 거기서 파란색 그라데이션 쫙 나간 다음에 아티스트 이름이 헤드라이너 순으로 작은 거 큰 거 순으로 내려와요. 그러고 나서 마지막에 다시 해변 모래사장 깔려있고 불가사리 같은 거 있고 이렇게 돼요. 그래서 포스터 포맷도 저는 반공 포스터로 만들었고. 러시아 구성주의, 완전히 소비에트 형식으로 만들었고 홍보도 걔네가 멋있는 거 할 때 우리는 구린 거. 이름도 무슨 멋있게 할 수 있었을 테고 그런데 내가만든이라고 직설적으로 써 버리고. 그게 다 정상적으로 하려는 거에 반대되는 그런 거였던 것 같아요.

 

C : 제가 바가지 씨에게 이 페스티벌을 제외하고서라도 항상 궁금했던 것 중 하나는 본인에 대한 프로모션을 잘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위키에도 보면 자신의 프로필을 가장 상세하고 자신의 디스코그래프를 정리하고…. 이런 것도 보면 기존의 커머셜한 파티나 프로필이라던가 공식을 잘 알고 있으므로 역으로 이를 이용하신 것 같아요. 이번에도 기획하실 때도 파티 디렉터 이런 것들을, 사실 재미있게 했다고는 하셨지만, 기본 구성이나 구조라든지 시스템을 철저히 지켜서 진행된 거잖아요.

BV13 : 저는 제가 잘한다고 생각은 안 하고요. 15년 전에 대학 1학년 시절 광고학언론이라는 교양 수업은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게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 안 하고. 오히려 오래 했고 현장 경험이 많아서 어떻게 하면 병신같아 보이고 어떻게 하면 망하는지를 더 쉽게 아는 것 같아요. 이렇게 올리면 병신같아 보일 수 있고 허세 같아 보일 수 있다는 이런 거 있잖아요.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유추할 수 있어서 이렇게만 안 하면 기본은 되겠지라고 역으로 표현하는 그런 거.

제가 잘하는 건 절대 네버 아니거든요. 사실 잘 한다는 표현을 쓰려면 예를 들어 제가 프로모션을 하면 피드백이 어마어마해야 하는데, 솔직히 말해 소다가 사진 한 장 올리면 좋아요가 4만 개인데 제가 사진을 누르면 100개 미만이에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잘한다는 표현을 쓰기는 어렵거든요. 하지만 좋아요가 100개 찍힐지언정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남길 수 있을 만한 홍보는 절대 하지 않는 편이죠.

뭐 퍼거슨 감독이 “SNS는 인생의 낭비다.” 그러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잘못된 홍보가 그 개똥철학 쓰는 것 이거든요. 페이스북에다 각종 자기 생각. 자기 생각이 옳을 수는 있는데 그게 다음날 깨서 봐도 그 생각이 옳다고 생각할까요? 저는 그거 진짜 문제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인데 자기 생각이 사상이라는 게 언제 뒤엎어질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을 술 한잔 먹다가 갑자기 기분 안 좋다고 해서 인터넷에다 요즘 클럽씬이 어쩌고저쩌고 이렇게 쓰는 것들 있잖아요. 그렇게 해서 공감대를 형성해서 자신을 홍보하는 케이스들이 몇 개 있어요. 저는 그게 10년 뒤에 봐도, 아니 당장 두 시간 뒤에 봐도 같은 시각은 아닐 거라 생각하거든요. SNS에서는 철저하게 개인 사상이라던지 그런 사견이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제 주의이고 그걸 조심하는데, 내가만든페스티벌은 사실 거기서 조금은 변형되긴 했어요. 제 분노를 심긴 했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히든카드였다랄까.

왜 그렇게 이야기를 하냐면은 제가 지금까지 2009년부터 페이스북 가입을 하고 트위터라든지 인스타그램에서 제 개인적인 생각을 거의 노출한 적은 없어요. 이 클럽 쓰레기 같네, 아니면 파티가 잘 되어도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이런 글도 단 한 번도 쓴 적이 없고 (그래서) 사람들은 바가지라는 인간은 웹에서 자기 생각을 절대 노출 안 한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제가 헛소리를 쓸지언정, 다른 사람 답글에다 아 이 새끼 병신같이 생겼네 하는 답글을 달지언정 절대 제 타임라인에다가는 글을 쓰지 않아요. 제 개인적인 사견이 담긴. 그런데 전혀 안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이야기하면 “와 얼마나 열 받았길래 이런 소리까지 하나” 이거에 대한 계산은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카드를 요번에 썼어요.

이대화 : 그러고 보니 그런 글을 거의 안 쓰시네요.

Bart : 개인적인 생각이 담긴 글을 올리면 공감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반감을 품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바가지형이 SNS를 사용하시는 걸 몇 년 보다 보니, 저도 뭔가에 대해 욕하거나 개인적인 성향이 녹아있는 글을 안쓴지도 꽤 됐구요.

BV13 : 한번 얘한테 뭐라고 한 적도 있었죠.

C : 저도 느끼는 건데 누구를 굳이 적으로 삼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항상 서두가 씬이 되면 불특정다수를 향하게 되거든요. 그런 걸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제가 지금 생각하는 바로는) 씬을 이야기하는 사람 중에 씬을 책임질 이유가 있는 사람들은 없는 거 같아요. 굳이 책임을 질 필요가 없어서 쉽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이렇게 하다 보니 저도 제 생각이 나왔네요. (웃음)

 

 


C : 내만페의 홍보는 서울만 아니라 지역 페스티벌이나 파티에 가서도 홍보를 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Bart : 그게…. 하하

BV13 : 하하.…

Bart : 네.. ㅎㅎ 제가 얼마 전에 친구가 일 때문에 대천에 갔을 때 바람 쐴 겸 따라갔다오고, 며칠 후에 망상해수욕장도 갔다 왔는데 가방에 플라이어가 있었거든요.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찍어 올려놓고 “여기까지 홍보하러 왔습니다! “라고 써놓고 그냥 놀았죠.

BV13 : 사실은 광고죠. 바이럴은 아니고 여기저기서 노출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예를 들어 시계가 있으면 그 시계가 연예인 누구나 차고 나와서 그게 다른 화면에서 다른 연예인이 차고 있었던 걸 사람들이 봤을 때 아 얘도 차고 있고, 이 방송도 차고 있고 이러니까 사람들이 여기저기 노출이 되고 있나 보다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제 뭐 놀러 가서 사진 찍어놓고 사기 친 거지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사기라기보단 이 플라이어가 전국 각지에도 보인 적이 적어도 한번은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겠죠.

이대화 : 아 궁금한 게 있는데 이번 정식명칭이 내가만든페스티벌 2015잖아요. 그러면 2016도 염두에 두고 지으신 건가요?

BV13 :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네 글자 맞추려고 [열받아서/내가만든/페스티벌/이천십오] 열여섯 글자거든요. 4X4를 맞추려고.

이대화 : 그래도 후기에 올라온 글을 보면 2016년을 기대한다 이런 글도 봤거든요. 혹시 이렇게 반응이 좋았는데 다시 여실 생각은 드셨나요?

BV13 : 일단 제가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DJ들이 음악을 틀고 내려오자마자 “또 언제 해?” 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DJ 41명 중 10~20명은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제 할 거냐고 자꾸 이야기하는데 제가 사실 지금 드는 생각이, 이게 사실 되게 변태 같은 페스티벌이었잖아요. 그래서 변태같이 없어져야 할 것 같아요. 그냥 역사적으로 이례적이었던 사건으로 한번 남고…. “박수 칠 때 떠나라” 가 멋있지 않나…. 그런데 저는 이 정도 되는 일을 한 번 더, 그 이상 되는 기획을 할 자신은 있거든요. 몇 번이고 더 할 자신이 있어서 굳이 내가만든페스티벌의 타이틀을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해요.

C : 이게 서두가 되면 언젠가 또 한 번은 모일 때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BV13 : 네 지금 너무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더니, 카톡에 다음 달에 하라는 사람도 있고, 할로윈때 하면 천명 넘길 수 있다부터 해서, 일단은 외부에는 지금 저도 허세부리려고 아 뭐…. 한번 하고 말 거에요. 커트 코베인이 권총 자살한 것처럼 헛소리하고 다니는데. 제가 누누이 이야기하는데 제가 열 받아서 만든 거거든요. 열받으면 또 할지도 몰라요. 사실 열 받고 있어요 지금도, 열이 계속 받아서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것 같아요.

Bart : 머리를 밀었다고 해서 마음까지 스님이 된 건 아니기 때문에.

 

 
 

 

C : 그러면 지금 사실 이 시기도 미묘한 게, 엠넷에서 헤드라이너라는 프로가 나오고 박명수가 디제잉을 한다고 언론에서 EDM이 어쩌고 하는 시기에 있기도 하죠. 제가 오면서 본 것도 K모 포스터인데 라인업이 참 구리더라고요. 서두에 작성했던 돈 떼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염두에 두고 하신 건가요?

BV13 : 네 맞습니다. 그 K모 페스티벌의 수준이 너무 떨어졌었던 데다. 또 없어졌던 페스티벌이 몇 개 있어요. 티켓몬스터나 옥션 공연 카테고리를 누르면 공연들이 빠다다다다 나오는데 뭐 유명 DJ와 즐기는 환상적인 파티 하고 가격은 99,000 뭐 있어요. 들어가면 남의 외국 페스티벌 사진 그대로 써서 환상적인 라인업, 우리가 꿈꿔왔던 그 페스티벌 이런 식으로 막 쭉 나오거든요. 단 하나도 행사장 사진이라던지 자기네 포트폴리오가 될만한 건 아무것도 없고 외국 사진 카피 해서 배경으로 쓰는 행사가 진짜 지금도 너무 많아요.

그런데 뭐 대책 없더라고요. 그 말도 안 되는 것들이 생기고, 또 그러고 나서 또 며칠 지나면 없어지거든요. 심지어 공식 사과문도 없고, 왜 사라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어요. 그 행사를 보면 골때리는 건 연예인을 섭외하고 유명 DJ를 섭외했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갔잖아요. 그래서 언론에 엄청나게 때려요. 뭐 최고의 페스티벌이 언제 어디서 개최를 할 예정이다, 올여름 더위를 식혀줄 페스티벌로 기대되고 있다! 맨날 이런 식으로 해서 기사는 인터넷에 뒤져보면 네이버 뉴스 같은 데 진짜 어마어마하게 많이 나거든요. 그런데 왜 취소가 되었는지에 대한 해명은 없어요.

C : 그런 데서 실질적으로 DJ들이 피해를 받는다는 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잖아요. DJ들은 그때 말씀하셨다시피 공연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고 스케줄을 빼놨는데 공쳐버리면 하루가 날아가고.

BV13 : 제가 봤을 때는 모든 프로덕션이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갖춰야 DJ의 직업에 대한 위상도 산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대화 : 그러면 혹시, 클럽이라는 곳에 오래 계셨잖아요. 디제잉도 오래 하고 그 전에 클럽도 좋아하셨을 것이고, 예전하고 비교했을 때 일어나는 너무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행사가 취소되거나 하는 일들이 최근에 와서 심해진 건가요? 예전에는 별로 안 그랬는데?

BV13 : 네, 예전에는 정말 하고 싶은 사람만 했기 때문에.

이대화 : EDM이 인기를 얻고 너도나도 뛰어들어보자는 식으로 하니까 지금 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거군요.

C : 돈을 떼먹는 사기꾼들이 많아졌다.

BV13 : 사기꾼들도 많아졌고, 특히 저 같은 경우는 어쩌다 보니까 페스티벌에 섭외가 많이 되는 케이스가 되었거든요. 작년 같은 경우 여름에 페스티벌을 15개를 나갔어요. 거기를 다 다니면서 느낀 건 예를 들어서 UMF, VU에서 하는 글로벌개더링, 월디페 같은 대형 페스티벌 같은 케이스는 노하우가 존재하고, 시스템이 체계적이에요. 반면 새로 생긴 신생 페스티벌, 신생이라기 보다는 한번 하고 망한 페스티벌이라 봐야 하죠.

그 페스티벌 같은 경우 업체 미팅을 하거나 계약서를 쓰러 갔을 때, 다들 가요나 콘서트 하시던 분들이 가수를 섭외해서 콘서트를 열면 가수가 5천만 원, 소녀시대같이 데리고 오면 섭외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고 밴드를 한다고 하면 악기 다 가져와야 하고 프로덕션 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데, 요즘 그래서 돈 벌려고 하니까 소녀시대 한 명 부를 돈으로 DJ들 수십 명을 쓰고 CDJ 장비 몇 개만 렌탈해놓으면 하루 종일 돌아가요. 가수는 노래 다섯 곡 부르고 멘트 조금 하다가 20분 만에 끝. 하루에 10시간 동안 공연을 시키려면 소녀시대 같은 팀을 20팀 섭외를 해야 하는데 DJ는 한 놈 섭외를 하면 대여섯 시간 굴릴 수도 있고, 수지 타산적으로 훨씬 이득인 거죠.

그러다 보니 관계자들이 DJ 부르는 게 투자 금액이 적다는 걸 알아요. 그런데 음악도 모르고 노하우도 없어요. 어중이떠중이로 UMF 동영상 보다가 “그래 이런 그림이 될 거야!” 그러면서 예를 들어 “UMF는 쇼텍 섭외했으니까 쇼텍 섭외해와” 그런 식으로 작년에 참 듣도 보도 못한 페스티벌에 유명한 아티스트가 와서 음악 트는 케이스가 몇 개 있었거든요.

C : 퀄리티는 굉장히 미달인데 1인 DJ 네임빨만으로 섭외가 되는 케이스도 있다는 거죠.

BV13 : 네, 하여튼 그래서 페스티벌이 망하거든요. 망하고 저도 어쨌든 섭외가 되었으니 사람 한 명도 없는, 말도 안 되는, 한 3만 - 4만 규모의 장소에 사람이 10명 있는 데서 음악을 틀고 오고 그래요. 그러고 나서 내려와서 관계자를 만나면 아 저희가 하드웰을 섭외 못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이런 소리를 하는 거에요.

C : 그건 앞에 있는 사람을 욕 먹이는 건가요? 네임벨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데 없어서, 그러니까 사실상 앞에 있는 사람보고 넌 네임벨류가 없다는 걸 지적하는 건가요?

BV13 : 아뇨. 그런 측면이 아니라, 네임벨류 없는 사람이 와도 기획력이나 컨셉이라든지, 여러 가지로 극복할 수 있는데 너무 생각하는 수준이 미달이라. UMF처럼 라인업으로만 승부를 하면, 그러니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을 똑같이 열면 똑같이 4만 명이 올 줄 아는 거에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에서 진행하는 노하우라던지 연출력, 공연의 컨셉, 사람을 모객하는 홍보 방법이라든지, 그런 프로덕션이 다 갖춰져 있으므로 5만 명이 올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사람들은 울트라처럼 아민 섭외하고, 데이비드 게타 섭외하고 이렇게 하면 자동으로 5만 명 올 거라 착각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그게 아니라 솔직히 말해 페스티벌은 기획력과 콘셉트 이런 걸로 귀결이 되어야 하는데 “제가 이번에 쇼텍을 섭외 못 하고 바이스톤 데리고 와서 사람이 조금 와서 망했습니다.” 이런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 거죠. 해드라이너 없는 데프콘이란 페스티벌에는 하드 스타일이라는 장르로 대동단결 되고, 투모로우 랜드는 환상적인 동화의 나라라는 컨셉으로 승부를 걸지요.

C : 네, 저도 대충은 알고 있었는데 어떤 페스티벌의 후기를 들어보면 진행 요원도 자원봉사로 받아 관객보다 길을 모르는 상황도 많이 있었더라고요. 지금 이야기에서 예전에는 치맥 페스티벌 같은 거 할 때도 - DJ들이 지금 상황에서는, 어쨌든 간에 지금 EDM이 유행이라고 말하고 있으므로 DJ가 많이 섭외되는 케이스가 있는데, 말씀하신 대로 단가가 싸니까 하는 경우도 있고.

BV13 : 제가 볼 때는 그게 더 크다고 봐요.

Bart : 원맨 밴드가 가능하니까요. DJ 장비는 어차피 대부분 다 같이 쓰는 거고.

 

C : 그러면 이게 장기화하면 무언가 시장의 문제로 왜곡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다들 DJ를 부르고 EDM을 부르고 그러는데, 말 그대로 난립하고 있으니 어딜 가도 EDM DJ가 한 명씩은 꼭 있고, 심지어 락이나 재즈 페스티벌에도 있으니까. 그런 상황에 대해서도 굉장히 불만이 많은 상황이시겠어요.

BV13 : 그러니까 DJ를 사용하는 용도에 대해 언제 어떻게 적재적소에 써야 하는지 모르는 기획자들이 너무 많아요. 단순히 DJ만 데려다 놓으면 세상이 바뀔 거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거에 대해 가장 최근에 제가 겪었던 일 중에 하나가, 제가 밀라노 엑스포에서 음악을 틀고 왔거든요. 사람들은 제가 밀라노도 갔다 오고 엑스포에서 음악을 틀고 왔기 때문에 뭐 대단한 거 하고 온 줄 아는데 사실 제가 거기서 뭘 하고 왔느냐면.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에서, 그 밀라노가 온도가 제일 높았을 때가 44도에요. 한국인이 경험할 수 없는, 대구랑은 게임도 안 되는 44도, 아스팔트가 녹는 온도에서 열린 엑스포에 한국관이 지어졌어요. 거기에 사람들이 들어가려고 줄을 서 있어요. 더워 죽을 것 같은 곳에서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줄 서 있는데 한국관 시스템이 안에 가서 영상을 보는 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한번 대기가 있어요. 줄을 서 있단 말이죠. 심지어 선풍기도 없어요. 그 앞에서 처음에는 3분 동안 디제잉을 해 달래요. 3분 동안 디제잉을 해서 사람들을 확 모아 한국관에 많이 들어가게. 그런데 디제잉을 3분 해서 뭐 되겠냐 해서 20분을 받았어요. 20분이라는 시간을 받고 20분 동안 한국관 앞에서 거기가 길게 생겼고, 공터가 있거든요. 그리고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거기서 아무것도 없이 그냥 제가 생뚱맞게 등장한 다음에 노래를 틀어요. 그러고 나서 20분이 지나요. 끝났네요, 바가지 씨 내려오세요 하면 그냥 내려와요. 아무런 변화가 없었어요.

그냥 잠깐 배경음악 나오다 끝난 건데, 그런 식으로 DJ를 했더니 피드백이 너무 안 좋은 거에요. 한국관 쪽에서 “아 DJ라는 걸 한국에서 부터 돈 주고 불렀더니 아무것도 안 되고 저게 뭐 하는 거냐” 개판이라고 이런 식으로 모든 화살을 저에게 돌리는 거죠. 그런데 제가 그쪽에다 묻고 싶은 건 그럼 그건 기획의 실패 아니냐,

무슨 44도 땡볕에 저 하나 올려놓으면 더워 뒤지겠는데 사람들이 거기 와서 수 만 명이 춤이라도 출 줄 알았느냐고, 그게 마법처럼 될 줄 알았느냐고 그랬거든요. 음악도 중요했지만, 환경도 중요한 법인데. 음악 듣고 춤추고 즐길 수 있는 환경. 더우면 그 앞에 선풍기를 깔아주는 스테이지를 만들거나 물을 뿌려주던가, 사람들이 멈춰갈 수 있게 해줘야지. 게다가 디제이가 지나가는 사람도 멈춰 서서 계속 볼 수 있도록 오랜 시간을 편성했었어야지 처음에 3분이 뭡니까…늘어난 20분이라는 시간도 정말 짧고요.

저라는 사람 한 명이 이태리 사람들이 저를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동양의 아시안 몽키가 갑자기 한국관 앞에서 아무것도 없는 그냥 공터에 땡볕 뻘밭에 혼자 서서 디제잉을 한다고, 음악을 튼다고 누가 모여요. 그런데 자기네들 딴에는 제가 저 섭외한다고 해서 월디페같은 사람 많은 곳에서 음악 트는 동영상을 보내주니까 그게 1분 만에 이뤄질 줄 아는 거에요. 그러니까 DJ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DJ가 무슨 마법사인 줄 알고 있고, 그런 기획을 하시는 분들이 왜 DJ를 써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상황인 거죠.

그런데 DJ를 왜 쓰게 되었냐, 프랑스관에도 DJ가 있고 벨기에관에도, 홀랜드 관에도, 독일에도 DJ가 있었어요. 그런데 독일관 같은 케이스는 옆에 독일 맥주를 팔고 그 독일 맥주를 사면 어쩔 수 없이 앉아야 하는 곳에 DJ가 있었거든요. 독일 DJ는 거기서 계속 테크노를 틀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맥주 마시는 사람이 거기서 앉아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프랑스관도 똑같은데 프랑스관에서 오두막 하나 지어놓고 거기서 브렉봇이 나와서 음악을 틀고 있어요. 지나가는 사람이 가다 보고 고개 한번 흔들고 지나가고. 홀랜드관같은 경우는 아예 대놓고 DJ 스테이지를 만들었어요. 페스티벌 같은 작은 스테이지를 만들어놓고 그 앞에 몽골 텐트처럼 작은 페스티벌을 만들어놓은 거에요. 핫도그 팔고 홀랜드 전통음식 팔고 음료수 팔고 맥주 팔고.

그러니까 DJ가 상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만들어놓은 상태에서 - 그걸 한국관에서 보더니 야 옆에 DJ 잘 되니까 우리도 DJ 데리고 와, 한국에서 누가 유명해? 데리고 오라 그래. 그래서 갔어요. 생판 진짜 44도, 아스팔트가 이글이글 거리는 곳에서 햇빛 때문에 화면도 안 보이는 곳에서 음악을 트니까 아 사람들이 음악을 너무 모르는 것 같은데 강남스타일로 바꿔주세요. 강남스타일 틀어요. 사람들이 오빤 강남스타일에서 사람들이 말춤 추다가 덥다고 가요.

그래놓고는 사람이 안 모인다고 저한테 뭐라고 그러는 거죠. 아니 그러면 독일관처럼 맥주를 팔던가. 아무것도 없는 데에서 사람이 안 모인다고 “DJ 써봤자 무용지물”이란 결론을 내리는 거죠. 진짜 이건 메뚜기 뒷다리를 떼고 뛰어! 했더니 “메뚜기가 다리를 때어내면 귀가 먹는다”는 말도 안 되는 결론을 낸 거 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거고, DJ를 왜 써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DJ를 쓰는 상황이 온 것 같아서. 말씀하신 대로 시장이 커지면서 DJ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지만, 그 사람 중에서 DJ가 왜 필요한지 명확하게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C : DJ는 클럽이라던가, 댄스뮤직 씬에 존재하는 사람들인데. 페스티벌 같은 데서, DJ와 댄스 뮤직이 외부로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인 요즘 트러블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 댄스뮤직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았다고 느끼시는 그런 게 있나요?

DJ가 뭐 하는 사람인지, DJ가 트는 음악이 뭔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냥 언론에서만 보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서 허상을 갖고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대화 : 일반 사람뿐만 아니라 심지어 문화기획자들까지도 DJ 문화에 무지할 정도면 인프라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 하죠. 그게 진짜 문제네요.

C : 제가 기획을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도 우리나라에 기획자가 너무 없다는 거에요.

이대화 : 이번 기획을 하시면서도 그렇지만 좋은 기획을 하려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BV13 : 제 생각은 음악이 우선인 것 같아요. 다른 망한 기획은 돈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돈벌이로도 실패하고 음악도 구리고,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음악이 우선이라 그러면, “음악이 우선이 된 부끄럽지 않은 행사를 했다.” 그러면, 돈이 벌렸다면 좋은 거고, 돈이 안 벌려도 쪽팔린 짓은 안 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반은 성공하지 않았나. 음악도 구리고 돈도 날리고 이러면 병신짓 한 거죠.

 

C : 저는 BBC 뉴스 비트의 질문을 인용하고 싶었어요. 한 뉴스 리포터가 10년만에 영국의 클럽이 절반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전국의 DJ나 프로듀서, 팬 등을 찾아가서 '클러버들은 어디로 갔을까요?'라는 질문을 해요. 국내의 클럽 씬이라는 면을 생각해보면, DJ를 처음 해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봐오면서 예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달라졌다고 보시는 부분이 있나요?

BV13 : 저는 DJ로 활동한 건 2008년이라고 쳐도, 그 DJ 할 거라고 깔짝깔짝 거린 건 2003년이고 클럽을 돌아다닌 건 2000년부터거든요. 그런데 제가 문득 생각을 돌이켜봤거든요. 일단 제가 어려서 놀러 다니던 시절에는 이랬어요. 예를 들어 하우스를 듣고 싶으면 어디로 가야 해요? - 마트마타요. 트랜스를 듣고 싶으면 어디 가요? - 명월관이요. 드럼 앤 베이스를 듣고 싶으면요? - 101이요, 아니면 카고 가야 해요. 프로그레시브를 듣고 싶으면…. 뭐 이런 식으로 정확히 나뉘어있었거든요? 클럽이 추구하는 것도 나뉘어 있었고, 그 시절에는 장르별로 클럽이 있었다는 말이죠. 그리고 그 클럽에 그 음악을 트는 DJ들이 다 상주했고 그 클럽은 그런 파티만 항상 하는 거예요. 카고가 있으면 카고라는 클럽에는 드럼 앤 베이스를 트는 레지던트 DJ들이 존재하고, 정글리스트라는 파티를 하고, 그 파티의 해외 드럼 앤 베이스 DJ를 데리고 와서 파티하고. 그런 게 존재했었고 페스티벌 같은 게 우리가 페스티벌이라 부를만한 사이즈의 행사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야외에서 DJ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했던 행사들이 몇 개 있었어요. 그런데 보면 다 로컬 DJ였어요. 오로지 로컬 DJ들만이 나와서 로컬 DJ만 가지고 그런 행사를 치렀었고, 가끔 1년에 한두 번씩 해외 DJ가 오기도 헸었어요. 정말 유명한 폴 반 다이크 같은 DJ가 2000년에 오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때도 보면 폴 반 다이크가 DJ를 하러 오기 때문에 - 그 사람은 트랜스잖아요. 한국에서 트랜스를 제일 잘 트는 DJ가 와서 파티 처음부터 끝까지 트랜스를 틀어줘요. 그 날 하루는 그냥 폴 반 다이크를 위한 트랜스의 날이었거든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지금은 예를 들어 제임스 자비엘라가 옥타곤에 왔는데 그럼 옥타곤에 왔으면 제임스 자비엘라가 하는 프로그레시브 브레이크 스타일 DJ를 한국에서 섭외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임스 자비엘라가 돋보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하는데, 일렉트로, 일렉트로, 갑자기 자비엘라, 또 일렉트로. 아니면 PVD가 와도 일렉트로 일렉트로, 트랜스 일렉트로, 말이 안 돼요. 그냥 해외 아티스트가 제가 생각했던 2000년도에 보면 정말 그 해는, 정확히 기억하는 건 아닌데 그때 페리 코스턴이 한번 왔고 크리스토퍼 로렌스가 한번 왔고, PVD가 왔나? 일 년에 해외 아티스트가 3~4명밖에 안 왔던 거로 기억하거든요.

우리나라에 전자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보고 싶었겠어요. 그 염원이 있으면 그걸 기다리고 있다가 “와! PVD가 온다!” 는데 다 모여요. 한달 전부터 PVD가 올 거라고 애들끼리 문자 돌려서 공유하고 이 날은 정모 날이다 해서 가면, 진짜 거짓말 안 하고 명동역에서 50명 모여서 우르르 가서 PVD 보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때 뭐 트랜스 제일 잘 트는 사람들 오니까 한국에도 데이브 벤즈라는 DJ 있었고, DJ 도도라는 형이 (現 Airmax) 음악 틀고 있고, 자이모 형도, DJ Ahn 형 당시에 활동했던 사람이고. 하여튼 트랜스 트는 사람들이 다 앞에 장식하고 폴 반 다이크 나오고, 트랜스로 다 마무리되고. 아니면 하우스 DJ가 오면 하우스 문화가 파티마다 다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슈퍼 클럽에 365일 똑같은 음악이 죽어라 나오고 클럽끼리 다 똑같잖아요. 옥타곤 아레나 신드롬, 이번에 새로 생겼다는 반트, 앤써, 엘루이, 음악 다 똑같고 하루에 비나이 노래만 30번씩 나오고 앉아있고, 그 와중에 유명한 DJ는 주기적으로 맨날 불러요. 그래놓고는 자기네 클럽은 유명한 DJ 많이 불렀다고 자랑하는 데 중요한 건 그 DJ 앞뒤로 맨날 똑같은데. 이게 무슨 차이에요.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는 상황이에요.

 

얼마나 보고 싶었겠는가. 이 영상은 1999년 당시 폴 반 다이크의 내한 현장을 담고 있다. (1:00~7:20)
(<21세기 마지막 문화 테크노를 말한다 - KBS 제 3지대> 중에서 -)

 

C : 우리나라에서는 클럽에서 레지던트를 육성하지 않나요?

BV13 : 육성은 하는데 그냥 음악 트는 기계를 만들어 놓은 거죠. 솔직히 말해 제가 봤을 때는 처음에 클럽을 갔던 2000년, 제가 DJ가 될 거라고 깝치던 2003년부터 2008년 사이에 봤던 한국의 씬에 비해 지금은 하향 평준화 되어있다고 봐요.

이대화 : 규모는 커졌는데 그게 매니아들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퍼지면서 확대된 게 아니라, 자본이 들어오고 확 커져 놓고 우리는 오히려 소외되었고, 그런 식으로.

Bart : 옛날에는 존재했던 다양성이라는 게 점점 없어지는 게 원인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 들어 네이버 클럽 DJ 카페라든지, DJ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특히 클럽사운드 라는 곳을 가보면 꽤 많은 사람이 어디서든 들려오는 뻔하고 뻔한 음악들로 믹셋을 만드는 걸 볼 수 있거든요. 어디 클럽을 가도 들려주는 음악들이 다 비슷비슷하니까 DJ가 플레이하는 음악은 그것밖에 모르고 시작 하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스타트를 끊는 게 조금 아쉽기도 하고, 점점 다른 장르 음악도 알아가고 전향을 할지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듣고 시작하는 음악이 다 똑같다는 건 많이 아쉬워요.

 

이대화 : 그러면 내만페를 기획할 때 단지 페스티벌이나 기획자나 이런 것보다도 그냥 우리나라에서 DJ에 대한 처우라던가 클럽에 나오고 있는 음악이라던가, 전반적인 것에 열 받아있었던 페스티벌이라 봐도 되겠네요.

BV13 : 네. 일차적으로 열은 K모 포스터 보고받았는데. 어차피 지금 제가 하는 북방이나 다보탑이라든지 크루와 제가 하는 파워텍이라던지 이런 것들이 그 성격 자체가 안티 커머셜이거든요. 강남 클럽을 싫어하고 똑같은 음악이 나오는 것들을 되게 싫어해서 만든 거기 때문에. 그 성향이 그냥 그대로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C : 안티커머셜로 돈을 버는 방법이 있을까요.

BV13 : 회사 다니면 돼요.

C : 하여튼 이게 돈 되는 걸 하려면 EDM 해야 한다. 그러고, 이런 걸 하면 돈이 안 된다 그런 사람도 있고. 지금 열받아서 내가 만든 페스티벌에 참여한 단체들이 있잖아요. 단체들도 사실은 안티커머셜에 공감을 하고 아까 말한 것처럼 클럽마다 있었던 장르가 2015년 지금에는 장르라는 범주를 파티 단체가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BV13 : 그러니까 옛날에는 클럽을 보면, 입구에서 표 받고 바에서 접시 닦고 칵테일 만들어주다가 어 열두 시네? 하면 음악 틀러 올라가는 게 클럽 사장님이었어요. 그러니까 사장이라는 사람이 자기가 음악을 너무 듣고 싶어서 운영하게 된 케이스거든요. 그러므로 사장의 음악 스타일이 확고해서 그게 클럽에 반영돼요. 이게 90년대 말부터 해서 2000년대 초반에 발전소, 황금투구 이런 곳부터 내려왔던 한국 클럽의 역사라고 하면 지금 존재하는 클럽에서 사장이 DJ인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대부분 룸살롱, 가라오케 사장 이래서 자기의 돈을 버는 게 하나의 수단이고 큰 클럽일수록 투자자들이 많아서 사장이 한 명인 게 아니라 여러 명이 자본을 대서 만든 클럽이 많거든요. 그러면 거기에 무슨 피씨방 하는 사람, 성형외과 하는 사람, 치과도 있고, 말도 안 돼요. 그러니까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

Bart : 돈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죠. 테이블 팔아서 돈 벌려고.

BV13 : 요새 클럽 하면 돈 좀 된다며, 그거랑 그런 사람들 명함을 받으면 어느 회사 대표 누구, 밑에 로고들이 빡빡빡 박혀있어요. 그러면 자기가 지분을 넣은 것들이 다 있거든요. 어느 벤처 기업, 어떤 로봇 청소기, 성형외과, 미용실 이러다가 클럽 로고가 있어요. 그 CEO들 모임 사이에서는 나 요즘 클럽도 해. 라고 하는 게 하나의 자랑거리인 거죠. 그러면서 음악에는 관심도 없고 자기가 운영하는 클럽에서는 뭔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는 상태고요.

 

내가만든페스티벌이 열린 이 날은 바가지 바이펙스써틴의 생일이기도 했다. 생일상을 거하게 차린 그의 미소가 보인다.

 

C : 지금 간단한 질문들을 다 물어본 것 같은데. 그 외에 마지막으로 'DJ들에게 페스티벌이란 의미는?'이란 질문도 하나 써 놨는데 이거에 대한 답변도 가능할까요? 지금 DJ들에게 페스티벌이란 의미 - 예전 DJ들에게 클럽이란 의미는 중요했었는데, 페스티벌 역시 클럽과 비슷하게 어떤 중요한 장소나 공간, 문화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건지, 단순히 돈벌이로 남고 있는 건지.

Bart : 저는 페스티벌만큼은 좀 더 확실한 자기 색을 보여줘야 한다 생각하는데, 일부 DJ들을 보면 클럽에서 틀던 스타일과 페스티벌 와서 트는 스타일과 전혀 차이를 못 느낄 때가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면 아마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냥 밖에 나가서 음악 트는, 한 타임 틀고 돈 받아가는 장소가 되어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요.

BV13 : 그리고 DJ적인 측면을 떠나 페스티벌을 받아들이는 관객의 자세도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데, 예전에 전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히나 페스티벌이 한국에 없던 시절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큰 소리로 듣고 싶은 염원이 있었거든요.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야외에서, 다른 사람과 공감하면서, 듣고 싶은 염원이 존재했어요. 트랜스는 밤하늘에 떨어지는 별을 보면서 듣는 거다라는 라는 것 같은 순수했던 생각 말이죠. 그 염원이 있었기 때문에 야 밖에서 누가 음악 틀고 디제잉 한다 그러면 우루루루 몰려갔었는데. 요즘은 행사 하나 생긴 거에 라인업, 헤드라이너가 맘에 들지 않으면 물고 늘어지는 세상이 됐거든요. 옛날에는 큰 장소에 DJ가 나와서 음악을 크게 틀어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그게 아니라 왜 지금은 헤드라이너를 구리네 좋네 썩었네 퇴물이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너무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에요.

Bart : 그렇게 따져대던 사람이 게스트로 들어갈 구석 찾아대는 것 보면 이건 뭔가 좀 많이 아니지 않나 싶어요.

C : (페스티벌을) 한두 번만 들어가도 알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쪽은 분명 아닌 것 같고.. 알겠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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