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노트
2014.07.28 17:37

[라이너 노트] 100989 - ERA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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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노트] 100989 - ERASED

 

대상 앨범

피회견자 (interviewee)

  • 100989 [작곡가 및 프로듀서]

회견자 (interviewer)

  • C [인터뷰어, 전자 음악 공동체 ESCAPE 기획 및 제작, 참여]
 

C : 좀 늦었네요, 슬슬 질문을 짜야 할 것 같아서 연락드렸습니다. 100989라는 캐릭터와 음악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고 싶어서 메세지 드렸어요. 지금 시간은 되시나요?


100989 : 네 가능합니다. 지금 하면 될 것 같습니다!


C : 지금 하는 질문이 인터뷰와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냥 서로 인사하고 알아본다는 면에서 편하게 대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먼저 생각나는 대로..

 

100989는 무슨 뜻이 있으며, 언제부터 시작한 건가요?


100989 : 뜻은 사실 별거 없긴 한데. 그냥 처음에 네임을 정할 때 영어나 다른 이름을 짓기가 민망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부터 숫자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100989 의미는 예전 에 만나던 친구의 생일이에요. 이걸로 집이나 기타 계정 비밀번호 같은 걸 하고 있어서 익숙한 숫자이기도 하고, 그 친구랑 헤어지고 다른 게 딱히 손에 잡히는 것도 없고, 그 이후부터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었기 때문에 이걸로 정했어요. 뭔가를 만들기 시작한 건 2010년 인가 2011년에 상상마당 아카데미에서 DAW로 에이블톤을 배우고 나서부터에요. 프라이머리님 한테서 배웠구요.


C : 상자 쓴 그 프라이머리요?


100989 : 넵. 그때 상상마당 강사로 (JUUNO) 이준오님이랑 프라이머리님이랑 여러분 계시더라고요. 당시에 학교를 다니고 있을때라 프라이머리님 강의 시간대가 저한테 맞아서ㅎ


C : 그전에도 음악을 하셨었나요? 싱글 A Model같은 경우 피아노를 연주하신 건가 싶어서..


100989 : 연주는, 어릴 때 피아노 학원 다녔던 게 다에요. (기억에, 체르니 40 까지 배운 거 같아요ㅋㅋ) 믹스는 인터넷으로 혼자 공부하고, 코드 이런 거 저런 거 찍어보고 유투브 영상도 보고, 음악 계속 듣고 뭐 이런 식으로 혼자 계속 여러 가지 해보다가 하게 되었어요. A Model이나 이번 EP 같은 경우에는 많은 트랙을 쓰지 않았어요.(한 곡 당 평균 20트랙 정도 쓴거 같아요.) 날로 만들었나 싶기도...ㅎ 이 앨범 만들 때 쯤 부터 편곡을 복잡하게 한 음악에 거부감 같은 게 좀 있었거든요.

 


C : 재미있네요. 다음 질문입니다.

 

현재 공개한 밴드캠프 페이지에는 앰비언트/네오 클래식/드론/시네마틱이라는 태그가 쓰여 있잖아요. 첫 음악으로 이런 장르(?)를 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100989 : 처음에는 힙합이나 알앤비 같은 걸 만들고 싶었는데, 방구석에 박혀서 음악만 계속 듣다 보니까 더 끌리는 장르가 많더라구요. 여러가지 전자음악도 듣게 되고 Erased Tapes Records 레이블에서 발매되는 음악들을 많이 듣다 보니까 저런 느낌의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잔잔한듯한 음악이 제 성격이랑도 잘 맞는 거 같았어요. 전자음악도 아니고 클래식도 아닌 뭐 그런 거 있잖아요. 다른 음악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롤모델로 두고 따라할 생각은 없구요. 장르를 막 많이 써놓은 건, 뭐 어떻게라도 제 음악을 설명해야 되니까 적어 놓긴 했는데,  사실 요즘 음악 장르 분류라는게 무의미 한 거 같기도 하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대로 계속 만들 생각이에요. 어제 길PD 비디오블로그 김오키씨껄 봤는데, 다음앨범은 좀 더 Rock적인 느낌이라고 하시던데, 저도 뭐 그때그때 하고싶은 대로 하게 될 거 같아요.


C : 하고싶은 대로 만들어도 딱 캐릭터의 특색이 나타나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100989 : 그래야 될텐데ㅎㅎ


C : 앨범 커버가 인상적인데 이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싶구요.


100989 : A Model 아트웍은 뉴질랜드에서 유학하고 계시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선영씨(syk)라는  분의 작품이고(상당히 미녀분이십니다ㅎ), ERASED EP 아트웍은 아일랜드 화가 Andrei Varga라는 분의 작품이에요. 예전에 심심할때 텀블러 디깅하는게 취미였는데, 두 그림 다 텀블러 디깅하면서 찾게 된 그림이고, 맘에 들어서 직접 메일로 연락해서 이용 허락을 받았어요. ERASED 아트웍은 3년전 쯤에 음악 처음 시작했을 때, 아트웍으로 쓰고싶다고 그 당시 제가 만든 음악을 첨부해서 메일을 보냈었는데, 완전 다른 느낌으로 3년이나 지나서 앨범을 내게됬어요. 그 화가 분(Andrei Varga)한테 오랫동안 약속을 못 지켜서 미안했다는...ㅎ


근데 되게 유명하신 분이더라구요, Saatchiart 라는 미술품 소개/판매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서 루키? 같은 느낌으로 인터뷰도 하시고 그림도 제법 비싸고 그렇던데, 무료로 이용하게 해주셔서 고마웠어요. ( EP를 피지컬 앨범 제작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제가 아예 무명이라 팔릴 거 같지도 않고ㅎ) 근데 그 화가분한테 고맙기도 하고 죄송한 마음도 있고해서 피지컬 앨범이라도 드리고 싶어서 무리해서 제작했어요. 뭐 망해도 좋다 이런 마인드로.

 

해외의 예술품 경매사이트 saatchiart에 올라온 Andrei Varga의 Unsaved Memory

 

C : 음청 비싸네여.....


100989 : 저도 연락처를 찾을 때 이 사이트에서 찾았는데, 가격보고 “와.. 이용허락을 해주려나..” ㅋㅋ 그리고 이런 미술품 판매 시스템 같은 게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하네요. (이 사이트에 한국 작가분도 몇 분 계시긴 하더라구요.)  


C : 그림에 어떤 설명 같은 것이 있었나요? 그냥 보자마자 딱 느낌이 온 케이스?


100989 : 네 어떤 설명은 없었고, 그 당시 제가 생각해오고 있던 아트웍에 제일 근접했어요.


C : 당시 그림을 처음 보고 떠올린 인상이나 개념 등이 있나요?


100989 : 음, 그림의 어두운 느낌이랑 작품 제목이 마음에 들었어요. “Unsaved Memory" 라는 카테고리로 여러 가지의 얼굴이 지워진 그림들을 그리셨는데, 제가 처음에 두세 개 정도를 골랐었고, 그 화가 분께서 지금 제 아트웍으로 쓰인 그림을 추천해줬어요. (이 그림이 제 음악이랑 가장 어울릴 것 같다고. 저도 마음에 들었고.)

 


C : 유통은 잘 되고 있나요?


100989 : 미러볼에서 유통을 하고 있는데, 저도 얼마나 팔렸는지는 모르겠어요. 아직 정산을 못 받아서. 8월 부터 받을 거 같은데. 저도 궁금하네요. 사실 기대를 아예 안 하고 있어요 실망할까봐ㅋㅋ.


지금 정규앨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정규 앨범은 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앨범 컨셉이나 음악도 조금 거부감 없는 느낌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EP 보다 완성도도 더 신경쓰고.. 다른 분들과 협업도 하고 싶고 그래요. (EP 만들 때는 꼴리는 대로 하면 되지 마인드였는데, 막상 내놓고 보니까 가끔 창피할 때도 있더라구요.)


C : 유의미한 성과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예전 하박국님 말씀처럼 100장 팔리기도 힘든 게 우리나라 전자음악 앨범이니... ㅠㅠ


100989 : 어쩔 수 없죠..ㅎ 노력해서 상황이 더 나아지도록 만들어야죠.


C : 지금 찾아보니 그래도 국내외에서 여러 반응이 있었네요.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도 그렇고.. 월간컴퓨터음악이나 Korean indie도 그렇고..


100989 : 저도 좀 놀라긴 했어요. 제일 놀란건 뉴스메이커라는 "CEO를 위한"이 슬로건인 월간지 에서도 소개 해주시고ㅎ 보니까 주 구독층이 30~50대인 잡지던데ㅋㅋ  아무튼 신기하더라고요. (월간컴퓨터음악이나 잡지에 실리는 거, 아는 사람들끼리 해주거나 금액을 지불하고 소개하는거라 생각했는데) 코리아 인디도 감사하고, 앨범 내기전에 그레이 씨가 트위터로 저를 한번 소개해주셔서 코리안 인디에서도 저를 알게 된 거 같아요. ESCAPE도 그렇고 그레이씨도 그렇고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이번 앨범은 애초부터 라이브를 할 생각이 없었어요.  원래 EP를 만들고 바로 캐나다에 외국인 노동자로 갈 생각이었고, 그리고 음악 자체도 공연을 위한 음악도 아니고 해서. 그래서 정규 앨범은 공연이나, 전시 같은 걸 해볼 생각이에요. 뭐가 딱히 구체화 되진 않았지만..


C : 어떤 형태의 공연이 될 것 같아요?


100989 : 예전부터 전시를 해보고 싶더라구요, 미디어아트. 김지현 작가님이라고 계신데, 저는 미디어 아트 하면 뷰직이나 태싯그룹 같은 느낌만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작년에 금천구에서 한 도하프로젝트 라는 전시에 김지현 작가님 미디어 아트 전시를 보고 "이런 것도 있구나, 저 분이랑 이런 느낌으로 나도 같이 해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정규앨범 음악을 다 만들면 한번 부탁드려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C : 쇼케이스 하면 꼭 가보겠습니다.


100989 : 오. 저도 앨범 잘 만들어서 정식으로 앨범 드릴게요. 아 그리고 100장 얘기 나와서 드리는 말인데. 이번 레코드 폐허에 앨범 100장 무료 배포하기로 했어요.


C : 100장이나요?


100989 : 500장 찍었는데 제가 재고를 지금 그 정도 가지고 있거든요. 사실 모르는 음악가 음반 구매 하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 지금 저한테는 피지컬 앨범 자체로 홍보하는 게 다음 앨범이나 멀리 봤을 때 최선 일 것 같아서. 황경하 씨에게 부탁 드렸는데 허락해주시더라구요.


C : 레코드 폐허에 꼭 가겠습니다.... 그러면 보도자료에 쓰인 설명들에 대해 물어볼게요. 

보면 Andrei Varga의 그림 이외에도 2번 트랙을 제외하면 거의 다 무언가 원전이 되는 게 존재하네요, 존 케이지의 4분 33초나 위대한 개츠비 등등... 음악을 제하고도 예술이나 문화에 관심이 많은 편이신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100989 : 존 케이지 4’ 33" 같은 경우에는 아이튠즈 스토어에 존 케이지 4분 33초를 쳐봤는데, 이걸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도 전위적인걸 좋아하긴 하는데, 그런데도 이걸 음원으로 사는데 좀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그때 또 표절 사건들이 많아서 표절에 대해서 생각도 많이 하고 저작권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있는 시기였는데. 4'33" 같은 경우에 아예 곡의 형식이 없잖아요.


C : 형태만 남아있다고 해야 할까요..


100989 : 처음에 생각한게 내가 이걸 똑같은 제목에 똑같은 곡의 길이로 해서, 다른 사상이랑 감정을 담았다고 하면 이게 표절이 될까 안될까, 뭐 그런 게 궁금하기도 했고,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하진 못했지만ㅋㅋ 나중엔 그런 의도로 했어요. 드론 음악이 일반인들에게 음악처럼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뭐 이런 것도 음악이다’ 그런 생각으로?


C : 여담인데 혹시 트랜지스터헤드의 22K 들어보셨나요?


100989 : 아니요, 못 들어봤어요. 어떤 곡 이에요?

 

 

[링크]

 

 

C : 스피커보단 헤드폰을 쓰고 듣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도 굉장히 특이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거의 웅웅대는 소리가 거대한 모터가 낮게 으르렁대는 곳에 들어온 느낌.. 그리고 방금 찾아본 4분 33초에 대한 위키피디아 설명을 인용하자면


“1951년에 존 케이지는 하버드 대학의 무향실을 간 적이 있었는데, 케이지는 그 방이 조용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는 후에 이렇게 썼다.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 두 개의 소리를 들었다. 공학자한테 이 이야기를 하자 그는 나에게 높은 소리는 내 신경계가 돌아가는 소리이고, 낮은 것은 혈액이 순환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무엇이 진실인지를 떠나서, 그는 완벽히 소리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곳에서 소리를 들은 경험을 한 것이다. “내가 죽을 때까지도 소리는 남아 있을 것이다. 내가 죽은 후에도 그것을 계속 있을 것이다. 음악의 미래에 대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절대적인 무음은 없다는 발견이 존 케이지로 하여금 《4분 33초》를 쓰게 한 계기가 되었다.”


트랜지스터헤드님의 22K나 100989님의 433이나 서로 다른 지점에서 시작했겠지만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다고 느꼈어요. 교차점이라고 해야 하나.. 그럼 다음 질문 하겠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100989를 앰비언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보았는데 이 앨범을 자세히 듣고 보니 그런 생각이 날아갔어요. 전작 싱글인 A Model에서 보여준 차분하고 안정된 건반의 전개와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808이나 노이즈, 드론 등. 보다 다채로운 소리의 시도가 있었고 이를 한 테마 안에 잘 살려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본인 스스로 이 앨범 내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느끼나요?


100989 : 음, 의도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기보다 그냥 하고싶은 대로 한 거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다른 분야의 어떤 작품에서 받은 느낌을 스스로 표현해보고도 싶었고, 존 케이지나 백남준이나 최근 앨범으로는 김오키 형님 앨범처럼 전위적인?것도 좋아하기도 하고 그래서, 나름 생각 많이하고 트랙 배열도 신경 쓰고 하긴 했는데, 잘했는지는 모르겠어요ㅋ


C : 각 트랙을 작업하고, 사운드를 집어넣을 때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작업했는지 묻고 싶어요. 예를 들어 첫 트랙인 Amour는 앞서 말한 ‘차분하고 안정된’ 전개로 갈 법하다 점점 뒤틀리는 듯한 인상을 받았고, Less와 Unsaved Memories에서는 느리고 질척질척한, 이펙터에 흠뻑 젖은 듯한 비트가 흥미로웠어요. 존 케이지의 4’33”을 오마주하였다고 하는 433도 국내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는 드론이라는 형식을 빌린 곡이었고, Boats Against the Current에서는 이전과는 달리 전면에 날카로운 전자음이 튀어나오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유려하게 잘 흘러가며 뒤에 나오는 스트링 사운드와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

 

한 줄 요약 하자면, 각자 작업하면서, 또 그걸 배열하면서 느꼈던 생각 등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100989 : 전체적으로는 그러니까 앨범의 주제라고 해야 되나. 좀 불안정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뭔가 미완성 된 거 같고, 좀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한 느낌?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C : 근데 투박하다는 느낌도 말에 따라 또 장르에 따라 다르잖아요. 어떤 경우에는 테크노의 808 킥을 투박하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믹스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각 사운드를 만들 때도 신경을 좀 덜 쓴 편인가요?


100989 : 음, 투박하다고 표현한건 2번 트랙 들어보시면 마지막에 일부러 뚝 끊어놓고, 3번 트랙같은 경우에는 도입부에 작은 소리로 후반부에 나올 건반 사운드가 들리게 했고, 433 같은 경우에는 이펙터를 좀 부자연스럽게 넣거나, 마지막 트랙 같은 경우에는 후반부의 스트링에서 노이즈 들리거나 뭐 그런식으로 스스로 자기만족 했다는.. 믹싱은 엄청 신경써요 저도. 근데 EP앨범이 많은 악기구성을 하지 않고 사운드 변화도 많이 없고 해서 다른 분들보다 편곡을 많이 안 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거 같아서 전에 그렇게 말씀 드렸어요. 저는 소리 자체에 많이 신경 쓰는 거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 곡에서 사용될 소리들을 미리 다 정하거나 다듬어 놓는데, 마음에 드는 소리를 고르거나 만들기까지가 꽤 오래 걸려요. 


C : 소리 그 자체에 신경을 쓴다고 하니까 생각나는 건데 혹시 구조나 전개의 변화 등은 생각하시나요? EDM의 드랍 부분이라던가....


100989 : 아, 저도 예전에 편곡을 그렇게 했었어요. 여기서 잠잠하다가, 이쯤에서 터져주고 막 그런 트랙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지금은 다 지웠어요. 지금 제 정신상태는 그런 게 좀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예전 트랙들을 지운 걸 엄청 후회했지만..) 건반도 좀 피아노 잘 치는 것 같이 치거나 아르페지오로 코드진행 하거나 뭐 그런 것도, 샘플이나 제가 노트를 찍어서 해도 되는데. 지금은 조금 정적인 게? 좋더라구요.


C : 화성이나 스케일에 어느 정도 익숙하신 편인가요?


100989 : 네 이제 피아노를 그리 잘 치진 못하는데, 음악이론, 화성학은 혼자 계속 공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은 갖추고 있어요. 정적인 이라고 표현한 건 음.. 그냥 기본적인? 변화가 없는? 뭐 그런 뜻이었어요.


C : '오르지도 않고 내리지도 않는 딱 잔잔한 상태에서의 전개’라고 생각해두면 될까요.


100989 : 네.


C :

앞선 보도자료나 인터뷰 외에도 자신이 영향받은 아티스트나 음악이 있나요?

은 사실 보도자료에서도 거의 다 볼 수 있는 내용이니 이와 함께 지금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나 음악이 있는지?


100989 : 엄청 많아요. 다 얘기하면 끝도 없을 텐데 몇 가지 얘기하자면 요즘에 드는 생각인데 좀 독특하게 프로듀서 그레이씨를 보컬로 작업하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해보고.(아직 뵙지도 못했지만ㅎ) 전에 말씀드린 미디어 아티스트 김지현씨나, 제가 좋아하는 이규호님도 같이 해보고싶어요. 이런 협업 생각은 엄청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아이디어도 엄청 많이 떠오르고. 생각하 해도 작업 의욕이 살아나더라구요ㅋㅋ


아, 그리고 영향받은 아티스트는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는 Noah 40 Shebib, T-Minus 같은 프로듀서들을 좋아했는데 요즘엔 Milosh, Olafur Arnals, Nils Frahm, Jamie xx, Jai Paul, Douglas Dare 뭐 이런 음악 많이 듣는 거 같아요. 국내 뮤지션은 모하비님 오대리님 음악도 좋아하고, 최근엔 커널스트립이나 사람12사람 앨범도 자주 듣고, Electric Planet Fiv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신 지선씨랑, 선우숀킴 음악도 자주 들어요.

 

Douglas Dare: Nile on Nowness.com


C : 일단 그러면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아까 100989의 신비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신비주의라고 봐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이나 아트워크 등.. 구축하고 있는 어떤 캐릭터성이 있나요? 아니면 그냥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해보니 이런 모습이 되었거나?


100989 : 추구하는 스타일이 있긴해요. 아직 제가 미숙한 부분이 많은걸 알고 있어서 좀 부끄럽긴 한데, 음악, 앨범느낌, 전부 앞으로도 심플하게 가고 싶어요. 사진보다 그림을 좋아해서 그림을 아트웍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제 생각이 바뀌면 심플한 사진이나 디자인으로 아트웍을 사용할 것 같고, 음악도 그렇고. 진짜 잘해야 심플한 거 만들어서 칭찬받더라고요. 어떤 음반 평론 하시는 네이버 블로거분이 제 앨범 평점을 낮게 주신걸 봤는데, 뭐 앞으로 진짜 잘 만들어야죠 스스로 부끄럽지 않으려면ㅎ


C :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이렇게 마치겠습니다.


100989 : 넵! 수고하셨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이 저작물은 아티스트 100989와 ESCAPE의 협의 하에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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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너 노트] 100989 - ERASED 대상 앨범 100989 - ERASED [2014-04-17 발매, UNSOUND Records] 피회견자 (interviewee) 100989 [작곡가 및 프로듀서] 회견자 (interviewer) C [인터뷰어, 전자 음악 공동체 ESCAPE 기획 및 제작, 참여] C : 좀 늦었네요, 슬...
    Category라이너 노트 ByESCAPE Reply0 Views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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