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노트
2016.04.10 14:46

[라이너 노트] POLARFRONT EP - POLARFR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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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노트]
POLARFRONT EP
by POLARFRONT

 

ESCAPE의 이번 라이너 노트는 POLARFRONT의 타이틀 EP앨범입니다. 작년 10월 경에 나온 이 앨범은 가요/상업 음악의 작곡가로 활동해온 폴라프론트가 독립하여 본인의 필명으로 발매한 데뷔작이며, 해외의 트렌드가 반영된 듯한 음악과 피아노/신디사이저를 활용한 연주가 돋보이는 구성의 타이틀이 공존하며 잠시나마 입소문을 탔던 앨범입니다. 특히 타이틀인 Reflection에서 보여준 그랜드 피아노와 신디사이저의 교차점, 그리고 낯과 밤, 이미지의 공존은 이 음악가에 대해 한번쯤은 이야기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했습니다.

인터뷰는 2016년 1월 말, 홍대에 있는 폴라프런트의 작업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ESCAPE의 관리자인 C가 인터뷰어로 참여하였으며 짧게 각 곡에 대해 들어보고 코멘트를 주고받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

C :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들어보면서 생각나는 것들이 있었는데,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 이라던가- 지금 가진 작업 장비라던가 그렇고, 일단 가장 먼저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3년 이전의 작업에 대해서도 궁금하구요.

PF : 일곱 살 여덟 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전공은 클래식 피아노 전공을 해서 저는 클래식 학교를 갔었구요, 자퇴를 하고 다시 실용음악과를 간 케이스에요. 재즈 피아노를 전공한, 어떻게 보면 가장 쉽게 말하면 재즈 피아니스트죠. 근처 에반스 같은 재즈클럽 에서도 공연을 했고.. 그렇게 해서 음악을 시작했고.

중학교 고등학교때 락이나 재즈, 일렉트로닉 음악을 워낙 많이 좋아했었어요. 제 나름대로 듣던 락, 메탈에서부터 개러지나 재즈는 ECM 이나 Geffen, ACT 레이블 등... 제가 원래 서울 사람이 아니거든요, 창원 사람이라서... 그래서 뭐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던 와중에 잡지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었고 그 중에 일렉트로닉한 음악으로는 언더월드나 케미컬 브라더스나 오비탈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일렉트로닉 음악을 해보고 싶다.라는 열망이 굉장히 강했는데- 그 당시에는 그 동네에서 뭔가 한다는 건 언감생심이었고, 동네 친구들과 락밴드 정도 하고 또 그래도 전 계속 음악을 업으로 하고 싶다는 열망이 세서, 어렸을때 부터 연습한 클래식 피아노를 계속 했습니다. 괴리감이 있었죠. 클래식 음악이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하고 싶어하는 의미는 처음부터 없었으니까. 그래서 결국 열아홉살에 클래식 피아노로 서울로 학교를 왔고, 이제 일단은 창원에서 벗어난 다음에.. 그렇게 올라와서 클래식 학교를 자퇴하고 (웃음) 제멋대로의 삶을 시작했죠.

폴라프런트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작업실 내부 사진. 인터뷰 역시 이 곳에서 진행하였다.

 

C : 실용음악과를 하고 나서 바로 회사에 들어가신 건가요? 아니면..

PF : 아마 1년 정도 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졸업을 하고 나서는 가요를 비롯한 상업 음악쪽에 세션과 작곡가로 참여 했습니다. 생업으로서의 음악 생활을 하면서도 제 앨범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일하는 틈틈이 앨범 컨셉을 잡고 작업을 시작 했습니다.

C : 지금 스튜디오에 와 있는데 장비들도 굉장히 다양한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도 보면서 의아했던 게 이 사람이 피아니스트 출신에서 어떻게 신디사이저쪽으로 빠져들게 되었을까 그 것도 궁금하거든요. 어떻게 장비병이 생겼나..

PF : 좀전에 말씀드렸지만 일렉트로닉 음악은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제가 그 당시에 만약 서울에 살았거나 외국에 살았다면 바로 신디사이저로 들어가거나 기타를 잡았을지 모르겠다고 제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도 하는데...서울 올라오면서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서 차근차근 했던 거구요, 여러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을 많이 좋아해서 결국 저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에요.

물론 재즈도 여전히 제 하나의 언어로 존재하고 있고... 재즈 할 때는 재즈 피아니스트로 저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절 오래 알고 있던 사람들은 원래 이것저것 다 좋아하고 있고 일렉트로닉이나 락도 굉장히 많이 빠져든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의아해하시는 분도 있지만 재즈나 이런, 음악을 워낙 다양하게 듣다보니까.. 요즘에 보면 레지던트 어드바이저나 보일러룸 라이브 보면 일렉트로닉 뮤지션이 아방가르드하고 즉흥 연주의 요소가 있는 라이브 셋도 하잖아요. 이것도 일종의 임프로바이징 (즉흥 연주)이고, 무언가 20세기의 재즈가 임프로바이징을 많이 했다면 21세기는 신디사이저와 더불어 최신의 장비들과 악기들로 라이브 셋을 빌드업하여 임프로바이징 하는 아티스트들이 생겨나는 흐름이라고 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C :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곡은 어떤 곡이었죠?

PF : 모노포비아와 리플렉션인데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게 리플렉션입니다.

C : 기본 비트는 NI 머신으로 잡고, 피아노가 기본 연주가 되고 머신으로 박자 잡고 신디사이저는 패드를 쓰신 건가요? 작업 구조를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PF : 곡마다 많이 다르긴 한데 리플렉션 같은 경우 피아노로 초반에 쓴 곡이구요,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비트는 NI 머신으로도 작업하기도 하고 건반으로도 하기도 하고, 하드웨어 드럼머신을 쓰기도 하고, 그 때 그 때 직감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이것저것 시도해봤다가 괜찮다 하면 밀고 나가는 편이구요. 머신은... 약간에..믹스하기 전에 다시 오디오 소스로 뺄 때 약간의 왜곡이 생기는 느낌이라 많이 좋아하진 않는데 작업의 감을 잃어버리기 전에 빨리 해야겠다 싶을 때는 스케치를 하는 편이죠. 그리고 나서 다음 단계에서는 블렌딩을 하는 편이구요.. 기본적으로 DAW 는 프로툴즈와 에이블톤 라이브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 작업은 모두 프로툴즈로 작업한 거구요, 에이블톤 라이브(이하 라이브)도 쓰는데 라이브는 옛날부터 쓰긴 썼어요.,라이브 할 때. Yeono라는 팀에서 팀 프로젝트 할 때 매니퓰레이팅과 신스를 했거든요, 나중에 라이브 할 때. 그 때부터 라이브 퍼포먼스에는 라이브를 많이 사용했어요. 지금은 프로툴즈와 에이블톤 리와이어 하기도 합니다.

C : 이건 마스터링을 다 맡기시고 작업하셨을 것 같은데.

PF : 믹스는 제가 하고 마스터링은 Astrobits 님께서 해주셨습니다.
요즘 인디씬이나 가요에서 아스트로비츠님이 마스터링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제가 음악에 있어서 리스펙 하는 분이고 BLFC 팀으로 커머셜한 음악들도 같이 만들었던 사이입니다.

C : 다른 곡들도 쫙 들어보고 느꼈던 것은, 저 음악이 가장 폴라프론트가 하고 싶었던 음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떤 구성도 그렇고 중간에 길게 템포가 다운되는 부분에서부터 다시 치고 올라가는 느낌들도 본인이 추구하고 싶었던 스타일인 것 같아요.

PF : 사실 나머지 곡들은 개인적인 거지만 네 트랙에 비해서 제일 중간에 턱턱턱 안 막히고 작업했다는 느낌?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던 것도 있지만 주위에는 가장 좋아한달까? 저를 오랫동안 알았던 사람들이 그랜드피아노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장 폴라프런트라 했을 때 이 음악을 생각하시는 게 있더라구요.

C : 전 그랜드피아노를 제외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곡인데요. 사운드클라우드에 다 공개하신 곡들이라 해서 순서대로 쭉 들어봤는데 레퍼런스가 확확 느껴지는 것들이 좀 있었어요. 이게 어디서 레퍼런스가 왔거나 퓨처 하우스같은 트렌드를 느낀 것도 있고, 다른 것들은 어디선가 댄스음악이나 해외, 유럽 커머셜의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이 곡은 그런 타협이랄까? 그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쭉 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PF : 말씀하신 것과 거의 비슷해요. 첫번째 곡과 다섯번째 곡을 타이틀로 넣었던 이유는 저에게 집중하고 있었던 시기, 시기라기보단 제가 지금도 집중하고 있는 곡 같아요. 사클에 공개된 곡이 지금 앨범에 있는 트랙들과 다 있는 거거든요. 말씀하신 두 곡이 레퍼런스가 딱히 없어요. 가장 제가 애착이 가기도 하고 자연스레 저에게 나온 느낌이 들어요.

C : 위에 있는 것부터 쭉 내려가면서 이야기를 하면 될까요?

C : 이건 도입부부터 2000년대 브레이크같은 느낌이 들어요. 전반적으로는 200년대 가요 스타일? 댄스 뮤직 중에서도 이런 음악들이 많은 때가 있었어요.

PF : 노댄스 같은 팀 말씀하시는거죠?

C : 가재발이 조PD와 함께 했던 그 음악이랑, 외국에서는 BT가 했던.. 그런 느낌들이 있었거든요. 본인은 작업을 했었을 때 어떤 레퍼런스가 있었나요?

PF : 이 곡은 사실 레퍼런스는 없었던 것 같아요. 드럼엔 베이스의 리듬에 직접 라이브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 이 곡을 한 게 2011년이었나? 그 때 이제 스튜디오에서 한 적이 있는데.

C : 기타가 들어갔네요. 드럼은 직접 다 치신건가요?

PF : 이 곡은 만들어진지가 꽤 되었어요. 원래 드럼 소리와 트리거된 소스들이 같이 연주되는 형식으로 라이브를 했습니다. 기타는 직접 녹음을 했습니다. 기타는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인 박준하씨께서 해주셨습니다.

C : 이걸 댄스곡이라 생각한 이유가 디스클로저의 White Noise 가 생각나서였네요. 사운드가 유사한 것도 있고 댄스, 인트로 자체가 비트를 깔고 가는 것도 그렇고 그런 느낌이 많이 있어요.

PF : 전반적인 앨범 컨셉을 생각하고 두번째로 만든 건 아니었고, 첫번째에서 제가 했던 것을 심각하지 않게 연착륙하는 느낌으로 배치한 거구요. 딥하우스도 좋아해서. 사실 앨범 전체를 들어보시면 스타일이 각각 안 좋게 말하면 왜 이렇게 제각각이지? 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래서 폴라프론트라는 이름을 달고 있기도 하고, 앞으로 이게 시작이라 말씀드린 이유도 제가 원하는 쪽으로 확립해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제가 이전에 뭘 했고 했고, 이전에는 그런 게 있겠지만 어쩄든 폴라프론트라는 (이름으로는) 첫 앨범이기 때문에.

C : 폴라프론트라는 이름에는 무슨 의미가 있나요?

PF : 아주 쉽게 설명 드리자면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만나는 불연속선 [不連續線]인 지점을 뜻합니다. [편집자주 : 한대 전선(한대 기단과 열대 기단 사이에 이루어지는 전선)입니다. 저는 그런 지점에 서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쿠스틱한 음악과 일렉트로닉한 음악의 사이의 경계...상업적인 음악들과 실험적인 음악에 대한 경계같은…..그리고, 어떤 사람에 따라 내가 언제 만났던 사람이냐에 따라 나를 어떤 뮤지션으로 보고 있는지도 굉장히 다르고, 내가 모르는 불완전한 지점에 내가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로고는.. 타이포로 무언가 깔끔하게 만들어지는 걸 좋아해서 타이포를 가지고 비틀어서 한번 만들어보자, 처음에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했어요.

C : (앨범 커버를 가리키며) 저게 P/F인가요?

PF : 네, 그리고 저게 그냥 PF로 나오는 건데 이 쪽으로 보면 PF 자체로도 보일 수 있지만 선을 그으면, 뭔가 좀 더 덩어리로 만들고 싶었어요. 여러가지를 비틀어보다..

C : 이 곡은 정말 완성도 높은 딥하우스, 폴라프론트라는 이름을 가리고 누구에게 들어보면 유럽의 믹스셋에서 나오는 곡이라고 다들 생각할 것 같아요. 사운드나 소스는 어디서 가져오신 건가요?

PF : 스트링은 제가 직접 연주, 편곡한 트랙이고 한 것이고, 베이스는 무그보이저를 사용하였구요. 초저역대 서브 베이스는 가 무그 보이저와, Rob Papen 회사의 Sub boom bass 를 이용하였습니다.

PF : 나레이션같은 경우는 운전하고 가다가 순간 너무 피곤해서 꿈도 아닌 것이, 그럴 때가 순간 있었거든요. 그 때 사고가 날 뻔 한 적이 있는데 그럴 때 느꼈던, 전날 봤던 영화 느낌도 순간적으로 꿈처럼 지나가고 해서 잠시 갓길에 차를 세워서 좀 있다가 거기서 아이디어가 나서 그런 느낌으로 곡을 쓴 건데, 예전에 저건 저런 소스들은 예전에 영화에서 봤던 나레이션 샘플(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들을 조금씩 사용했구요. 실제 경험으로 어제 봤던 영화 장면을 순간 떠올려서 이걸 좀 표현하고 싶은데 그런 소스들을 사용해서 표현한거죠.

C : 이 메인 사운드는 어떻게 만든 건가요?

PF : 3개 정도의 신스를 레이어한 상태에서 피아노에 디스토션과 컴프를 약간 과하게 걸어서 피아노가 일부러 앞으로 존재감 있게 했어요. 피아노로 무언가 과한 기타리프의 느낌을 내고 싶더라구요 사이드체인을 전체 적으로 살짝 걸었구요.

C : 단도직입적으로, 댄스플로어를 염두에 두고 만드신 곡이 있나요?

PF : 염두해 두고, 두지 않고 그런 건 아니고 원래 두번째 세번째 트랙도 보셨겠지만 원래 이 쪽을 좋아해요. 좋아하니까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생각됩니다.

C : 총 다섯곡 중에 두곡이 보컬이 들어간 건가요? 라이브 할 때는 보컬도 들어가나요?

PF : 3곡입니다. 마지막 곡까지 합해서 3곡이고. 보컬이 참여해서 직접 라이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까 리믹스와 편곡을 해서 혼자서 할 수 있게끔 할 생각이에요. 보컬에 많이 기대지 않고.

라이브를 통해서 방향과 사운드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것 같습니다. 커머셜하게 하는 느낌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느낌으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 : 앞으로의 활동은 라이브, 그 이외에 향후 작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PF : 라이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다양한 셋의 라이브셋을 할 예정이고 앨범 곡 작업은 항상 하고 있습니다. 리믹스와 신곡들을 더 작업중이니 조만간 만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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