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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7 16:54

[ESC VIEW] 07. Ambient M.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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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Ambient M.O.O.O.

with 김건형 / 박성민 / 조영민 / 최강희 / ninaian

 

ESCAPE의 7번째 인터뷰는 무대륙에서 진행되는 정기 공연, Ambient M.O.O.O.입니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이 공연은 서울시 합정동에 위치한 무대륙의 매니저를 맡은 박현민 (ninaian)씨와 함께 하울링과 불가사리 등, 국내의 즉흥 음악 공연에서 만난 5인이 최초로 무대를 채웠고, 이후 각 공연마다 게스트가 투입되며 매월 색다른 느낌으로 자리를 채워나갔습니다.

ESCAPE는 이 공연에서 보여주는 즉흥 연주와 공연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다음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인터뷰는 2016년 1월 26일, 무대륙 지하 공연장에서 진행되었으며 초기 앰비언트 무에 참여한 5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갔습니다.

-

C : 오늘 앰비언트 무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여기 있는 멤버분들을 모셨는데요. 예전에 질문드린 대로 앰비언트 무의 취지부터, 국내에 앰비언트라는 주제를 대상으로 한 공연이 많지 않아서 신기했어요. 그래서 이 공연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연의 성과라거나 진행되는 모습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려 인터뷰를 드렸어요. 일단 질문을 한번 보시고 나서는 어땠나요, 질문의 내용은 괜찮았나요?

ninaian : 우선 앰비언트 무(Ambient M.O.O.O.)는 전자음악이라는 취지로 시작된 건 아니었습니다. 멤버들과도 계속 이야기하지만, 저희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앰비언트(ambient)는 특정 음악 장르에 속하기보다는 앰비언트 ‘요소’를 갖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하나의 장, 커뮤니티의 성격이에요. 현재 참여 뮤지션들 중에는 어쿠스틱 악기를 연주하는 분이 계시기도 하고, 그런 악기를 통해 즉흥적인 콜라보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공연을 두고 전자음악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어서, 조금 바로잡고 시작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말씀드려요.

C : 제가 기억하기로는 사(社) 프로젝트때 스님이 나와서 고사를 하거나 장구? 그런 아날로그 악기라는 것도 완전히 피지컬을 말하시는 거죠? 타악기나 피아노와 같은 일반적인 클래식 악기라던가 여기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말씀하시는 거죠.

ninaian : 그렇죠. 전자 악기 혹은 랩탑 기반의 프로세스가 아니라 실제 악기를 연주하시는 분들도 본 공연에 적극적으로 섭외 중입니다. 아직은 비중이 적긴 하지만요.

 


 

C : 첫번째로 <앰비언트 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묻고 싶다. 각 멤버들의 이력과 공연 결성 계기를 듣고 싶다.> 이 질문부터 시작해볼게요. 아까 말씀드린 앰비언트 무가 전자음악보다는 커뮤니티를 결성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그 이전에도 제가 제일 처음 이 공연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 때는 요기가 갤러리와 불가사리, 하울링의 멤버들이 여기에 참여를 했다고 들었거든요.

ninaian : 모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 알고 보니 요기가 갤러리 등에서 활동하는 혹은 하셨던 분들이었고, 또 그분들이 거기서 알게 된 분들을 데려오기도 하고. 그게 이어져 지금과 같은 흐름이 됐고요.

C : 아 그러면 지금 다섯 분들은 처음부터 알고 계신 분들은 아닌가요?

ninaian : 평소 ‘앰비언트 무드의 음악가들은 어디에서 어떤 연주를 할까’ 혹은 ‘그런 뮤지션들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그리고 무대륙에서 공연 기획 일을 맡으면서 시리즈 형태의 재미있는 공연을 구상 중이던 때에, 무대륙 하우스 엔지니어인 정창균 씨의 초대로 ‘하울링’이라는 기획 공연에 가게 됐는데 거기서 성민 씨와 영민 형을 처음 뵀어요. 이 분들의 음과 연주를 접하고는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공연 뒤풀이까지 따라가 섭외를 했습니다. 두 분 모두 흔쾌히 응해 주셨고, 추후에 각자 동료 뮤지션들을 추천해 주신 거죠. 그때 성민 씨가 처음으로 데려오신 분이 건형 씨였고, 영민 형이 소개해주신 분이 강희 씨. 지금까지 이렇게 모두 살아남으셔서……(일동 웃음)

박성민 : 오늘의 탈락자는?

C : 생각보다 살벌한 공연이네요? (웃음)

 


인터뷰에서 언급한 공연으로 보이는 영상의 조영민 파트. 어지러이 놓여진 이펙터와 키보드로 바닥에 앉아서 연주를 하는 모습.
 

조영민 : 그런 것보다 웬만한 사람들이 참여를…… 모르겠어요. 처음 시작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다음에 또 할게요’라는 말을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거예요. 하러 왔을 때? 미리 먼저 해 주세요 그러지 않는 이상, 먼저 와서 아, 먼저 할게요라고 이렇게. 한번 했던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고, 막상 와서 해 보면 재미없어서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런 것 같아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Kanghee Choi : 지금 이 멤버는 처음부터 최근까지 계속 해 왔고, 나머지 분들은 와서 하시다가 개인 사정에 의해 못 하기도 하고…… 지금 이 멤버 외에는 그렇게 왔다 갔다 했어요. 오픈 되어 있는 부분이니까요.

C : 어떻게 보면 이 분들이 호스트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박성민 : 저번에 다섯 명 네 명 이외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하니까 한 공연에 출연자가 한 여덟, 아홉 이렇게 되니까 좀 힘들더라고요. 보는 사람도 아마 힘들 거고 하는 사람도 힘들 거라, 매번 하는 건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Kanghee Choi :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매달 그렇게 그 규모로 그 사이즈로 하기에는 좀……

김건형 : 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실제 연주하시는 분, 기획하시는 분, 엔지니어분들이 힘들 것 같은. 실제로 그날은 힘들었죠.

-

C : 그러면 공연의 결성 계기? 모인 것은 그렇게 되었고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신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드신 건가요?

ninaian :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그런 음악을 하시는 분들을 모으고 싶은 게 있었어요. (앞에서도) ‘장’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런 장이 이루어지길 바랐어요. 자연스럽게.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무대륙에서 일하면서 처음으로 기획하는 공연이라는 배경이 있었고요. 공연을 만들려는 찰나에 ‘하울링’을 통해서 모든 게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앰비언트 음악을 해야지’, 이런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C : 그러면 ‘앰비언트 무’라는 제목을 짓게 된 이유는 뭔가요? 앰비언트가 아까 말했듯이 어떤 장르적인 걸로 생각하지 않고 커뮤니티나 그런 쪽으로 이야기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이전에 Tengger, 있다씨가 계신 그런 곳도 앰비언트에 관련된 어떤 선언을 하면서 앰비언트가 어떤 장르라기보다는 스타일? 행동 양식? 그런 식의 해석을 하시더라구요. 앰비언트라는 이름에 대해 의미를 담고 계시다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브라이언 이노나 스티브 라이히? 그런 장르적인 게 아닌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ninaian : 저는 그 앰비언트라는 걸 음악적 요소보다는 ‘비주류’에 대한 하나의 상징으로 봤어요. ‘환경(배경)’에 대한 무언가, 그러니까 ‘메인(main) 뒤에 있는 그림’으로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앰비언트도 그렇고, 실제로 브라이언 이노(Brian Eno)가 앰비언트라는 용어를 사용한 맥락도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저희가 거창하게 에릭 사티(Erik Satie)나 브라이언 이노의 음악적 계보를 잇겠다는 게 아니고, 그냥 뭔가 사람들이 많이 하지 않는 것들을 해 보자는 의미에서 그 단어가 어울려서 붙였어요.

 

ninaian은 올해 무대륙 공연장 관리직을 맡으며 첫 기획 프로젝트로, ambient M.O.O.O. 를 준비했습니다.

앞으로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열리고, 그 첫 회가 다음주 4월 11일 저녁 8시에 시작됩니다.
에릭 사티님과 존 케이지님이 품은 철학적인 개념도 없고, 브라이언 이노님의 계보를 잇는 음악도 아닙니다. 다만 비주류의 한 축으로서 엠비언트 요소를 하염없이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한데 모으려는 것이 현재의 모토입니다. 편협적으로 진행하려 합니다.

그렇다하여도 매월 매회에 걸쳐 다양한 분들의 참여와 협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체크해보세요. (...)

 

ninaian : 공연 타이틀을 무대륙 사장님과 같이 이야기하다 지었는데, 앰비언트 무(Ambient M.O.O.O.)에서 M.O.O.O.는 ‘Mu Out Of Orbit’의 약자예요. Mu는 이 공간 무대륙이고, ‘Out Of Orbit’은 ‘궤도에서 벗어난’이라는 뜻이고요.

Kanghee Choi : Mu, Out Of Orbit. 궤도에서 벗어난 무대륙.

C : 앰비언트 무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어떤 건가요? 궤도에서 벗어났다는, 공연의 스타일이 항상 있잖아요. 제가 봤을 때는 다른 공연보다 일단 음악가들이 개별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각자 흩어졌다 다시 모였다, 유닛이 되었다가 프로젝트가 매번 바뀌는 것 같기도 하고, 새로운 곡을 발표한다는 느낌도 들고.

Kanghee Choi : 사실 그 부분은 전혀 기획한 것도 없었고 처음부터 어떤 틀을 생각했던 것도 아니에요.

ninaian : 각자 자연스럽게 하신 것 같아요. 누가 뭘 어떻게 하자 그런 건 특별히 없었거든요. 공연 날 모여서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으면 무대 연출이나 공연 순서 같은 것들을 그냥 즉흥적으로 정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서로 불편하지 않게 지금까지 잘 흘러왔던 것 같고요.

Kanghee Choi : 네, ‘다음 달에는 이런 컨셉으로 하자’ 이런 것 없이 그냥 각자 준비했죠.

C : 신기하네요. 보통 협업이란게 어느 정도 연습을 쌓거나 서로가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김건형 : 저랑 성민이 형은 너무 잘 알고, 두 분 (조영민, Kanghee Choi)도 원래 잘 아시잖아요.

Kanghee Choi : 같이 듀엣으로 공연한 적은 없었어요. (웃음)

김건형 : 성민이 형과 같이 한 적은 없었는데, 원래 잘 알고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저는 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냥 자연스럽게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듀오로 할 때랑 아니면 떨어져서 할 때도 있긴 하지만 처음에는 거의 듀오로.

박성민 : 무슨 스타일이나 컨셉을 어떻게 정해 놓고 하기보다는, 그냥 자기가 하던, 음악을 만들다 보니까 여기에 기타 칠래? 아니면 같이 할까? 그런 거지……. 저희 공연 때 가끔 그런 경우들이 있어요. 새로 오신 분들이 우리가 이런 걸 하자고 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 레귤러 멤버들이 하는 어떤 색깔들이 있잖아요. 거기서 가끔 벗어난, 많이 좀 다른 걸 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어요. 새로 오신 분들 중에서 계신데 뭐 그건 그거대로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저희가 무슨 어떤 컨셉을, 공연 전체의 방향을 딱 정해 놓고 진행을 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김건형 : 생각보다 굉장히 자연스러운 것 같았어요.

 

 

ninaian : 자신만의 주제를 던져 놓고 한 달 동안 작업하면서 스스로를 심화하는 마음으로 하는 분들도 계시고, 뭔가 하나를 갖고 거기에 살을 붙여 나가면서 자기 곡 작업의 방향에 대해 실험해 보는 무대로 삼으시는 분도 계시고.

김건형 : 다들 곡을 만들 때 되게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아요? 소스를 뜬금없이 만들다가 아 이런 소스가 나오면 이런 곡으로 발전시켜 봐야지 하면서 좀 차근차근히, 하는데 다들 그런 걸 많이 해 오시다 보니까 그 차근차근의 과정이 빨라진 것일 뿐이지 사소한 소스에서 시작해서 여기서 성민이 형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빨리빨리 들어서 자연스럽게 다 뭔가 융화가 돼서 이런 것 같아요.

C : 즉흥 음악은 아니고 서로가 아는 바가 있어서.

Kanghee Choi : 이 두분(박성민, 김건형)은 같이도 하고, 또 따로도 하고 그러는데 나머지 분들은 대부분 솔로로 연주를 하시죠.

ninaian : 아, 처음에 그건 있었던 것 같아요. 한 가지 룰을 정하자고 했는데, 기본적으로는 한 분씩 솔로 유닛이잖아요. 공연 시간에 크게 제한은 두지 않지만 그래서 15-20분씩으로 말씀을 드렸어요. 그리고 입퇴장이 너무 잦거나 관객분들이 박수 치시고 하는 걸 개인적으로는 좀 피하고 싶어서, 입퇴장이나 세팅 시간을 따로 안 뒀어요. 앰비언트라고 하면 연속성도 있잖아요. ‘공연 자체도 하나의 음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게 해 보자’, 이런 룰을 정했어요. 물론 각자 준비할 시간이 있기는 한데, 다음 뮤지션으로 넘어가는 방식 같은 건 약간 즉흥적인 부분이 있죠. 순서가 정해지면 그날 자기 앞뒤로 물려 있는 분들끼리 서로 신호를 정하거나 해요. 신호를 주면 자연스럽게 마무리가 되며 다음 분이 음을 받아서 다시 시작하고. 지금까지 100% 잘된 건 아니지만―좀 끊긴 적도 있었고―그조차도 하나의 흐름처럼 보였던 것 같고 그래요.

C : 들으면서 점점 대가들의 음악을 접하는 느낌이에요.

Kanghee Choi : 아니에요, 그냥 크로스페이드 되는거에요 (웃음) 그 부분은 정말 각자의 즉흥적인 부분, 예를 들어 ‘끝날 때 쯤에는 제가 이런 소리만 낼 거예요. 이때 들어오시면 돼요’ 정도의 신호로 맞물려서 빠지고 들어오고 하는 거죠. 제 생각에는 전체가 하나의 무슨 콜라보처럼 느껴지셨다면 그건 그냥 각자가 가지고 있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연주자마다 분위기나 감성 같은 것들에서 어느 정도 공통적인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게 연결점이 되어서 큰 콜라보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매월 각자 어떤 걸 준비해 오는지는 사실 저희도 사전에 서로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공연 당일에 리허설하면서 알게 되거든요.

C : 그러면 각 공연마다의 주제는 없는 건가요? 포스터를 만들 때 생각하게 되는 주제는 어떤 건가요?

Kanghee Choi : 포스터는 그냥 제가 그때그때 사진 찍는 대로……. 제가 포스터를 만들 때 배경으로 사진들을 많이 썼거든요. 그 달의 느낌이라 해야 하나? 바깥에도 변화가 쭉 있잖아요. 계절적인 특징이라든지 그 시즌의 특징 같은 자연스러운 변화들? 그냥 그런 포인트들을 잡아서 포스터를 만들어요. 딱히 어떤 컨셉은 정해지진 않았어요.

ninaian : 강희 씨는 참고로 앰비언트 무의 로고도 만들어 주셨습니다.

Kanghee Choi : 로고를 보면 ‘O’의 점이 가운데에서 밖으로, 궤도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로 그런 디테일을 살짝 넣어 봤어요. 디자인은 전공한 건 아니고, 제가 중학교 때 밴드를 했었는데 막내라서 그랬던 건지 어쩌다 보니 당시 티켓이나 포스터 같은 걸 만드는 일을 제가 했었어요. 그때 그냥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책 보고 독학해서 조금씩 했던 것들이 계속 쌓이다 보니 지금처럼 디자인도 조금씩 하게 되었어요.

김건형 : 저희는 공간을 채운다? 이런 느낌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곡을 만드는 건 만드는 거지만 어떤 큰 주제를 가지고 ‘이걸 표현해 보자’ 이런 게 아니라 앰비언트, 현민이 형이 기획해서 한 것처럼 그 틀 안에서 우리 자리를 채우자, 저는 그런 느낌이에요.

Kanghee Choi : 앰비언트라는 특정 장르 특화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앰비언트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아까 현민이 형이 말씀하신 것과, 지금 건형이가 이야기한 것처럼 앰비언트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그거 외에는 사실 정해져 있는 건 없어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분은 정말 그동안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이나 개념들을 실험하듯이 작업을 해서 발표를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그냥 일상에서 평소에 들었던 생각(?) 같은 걸 바탕으로 만들어 오기도 하고…… 굳이 어떤 재료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어떤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하는 분도 계시고…… 사실 각자 그런 부분도 다른 것 같아요.

김건형 : 주제가 있다기보다는 자기가 한 달에 어떤 작업을 했는지 그걸 보여 주고 그걸 채우는, 그런 것 같아요.

C : 저도 이제야 어떤 공연인지 감이 잡히는 것 같아요.

Kanghee Choi : 생각하신 것만큼 그렇게 무겁지는 않아요.(웃음)

 


필자가 Ambient M.O.O.O.를 처음 관람했을 때의 영상. 랩탑 연주/코딩에 박성민, 드럼에 김영건.

 

C : 공연의 취지나 내용은 확인했으니, 이 무대륙이라는 공연장과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일동 : 음...)

박성민 : ..이런 반응? (웃음) 현민이 형도 말씀하셨다시피 당일 끝나고 나서 아티스트가 자기소개를 하고 곡 소개를 하고 이런 게 아니라, 최대한 그런 게 없이 맞물려 가는 거라 중간에 박수도 없고, 끝났을 때 정도 나오려나? 그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의도된 부분이기도 하고. 글쎄요.. 반응?

김건형 : 피드백을 거의 안 받은 것 같아요. 아는 분들 아니면 우리끼리 하는 사람들 아니면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이 와서 어떤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요.

Kanghee Choi : 확실히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관객들의 그런 피드백들이 직접적으로 잘 나오진 않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하거나 다른 창작 활동을 하는 지인들의 경우, 서로의 작업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게 편하지만 처음 보는 뮤지션의 공연을 보고 웬만해서는 보통 그렇게 잘…… 끝나고 나서 말을 잘 못 걸죠. 쑥스럽기도 하고.

김건형 : 앰비언트 무 페이스북 팬 페이지나 한번 만들어 볼까요?

C : 저도 그거 찾는데 고생이 많았어요. 보통 스케줄을 최강희 씨 페이스북 프로필 페이지에서 확인하는 터라…… 그러면 (이 공연을) 새로 와서 보는 사람들이 잘 안 보이는 거네요.

박성민 : 그렇죠, 실제로 사실 확장성이 그렇게 넓다라고 보기는 힘들죠. 그런 상황인 것도.

C : 그게 이 공연만의 상황인가요? 아니면 다른 공연들도 다 비슷비슷한 상황인가요? 본인들의 개인 공연에서는 어땠었나요?

Kanghee Choi : 저는 2012년에 첫 단독 공연을 했었는데 그때 90분 정도 오셨었어요. 냉정하게 봤을 때, 제 음악이라서 오셨던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시 여기저기 다른 단체들 같은 곳에서 협찬처럼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렇게 도움 주신 분들 통해서 이야기 듣고 궁금하거나 신기해서 오신 분들이 우연히 많이 오셨던 것 같아요. 사실 그런 상황이 아니고서야 초기의 공연들의 경우 홍보를 엄청나게 하지 않으면 새로운 관객 유입은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이 것도 다양한 부분들이 꾸준하게 어느 정도 이상 쌓여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 오랜 시간 꾸준히 지속되어 온 공연이 아니면 관객들의 수에 있어서는 거의 다 비슷한 느낌이지 않나 싶어요.

박성민 : 당일 출연을 만약에 유명한 사람(?)이 등장을 하면 좀 많을 수는 있겠죠.

Kanghee Choi : 그렇죠. 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분들이 있으면……

C : 이런 건 사실 다른 전자음악 공연, 디제잉 파티도 그렇고 일반적인 그런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공연을 하신다고 했을 때 여기 분들은 일반적인 공연장 이외에도 미술관에서 하신 경우도 있을 거라 생각을 했었거든요. 갤러리 쪽과 연계해서도. 그런 쪽에서도 비슷한 상황인거네요, 그러면.

Kanghee Choi :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요. 미술관에서의 공연은 그 장소나 이벤트 자체가 음악 씬(scene)과는 다른 이해관계들과 분위기가 존재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관객이 유입되는 경로가 음악 씬이랑은 조금 다른 듯해요. 사운드로만 봤을 때도 음악에서 보는 사운드랑 미술에서 보는 사운드가 공통된 부분도 있지만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거든요. 접근하는 시각 자체도 다른 거죠. 그래서 그건 비교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어요.

C : 미술계에서는 사운드를 그럼 어떻게 해석하나요?

Kanghee Choi : 이걸 제가 이야기해도 되나 싶긴 한데…… 굉장히 조심스럽네요. 제가 봤을 땐 그 맥락은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배우고 들은 바로는 미술 쪽에서 소리의 개념이 어느 정도 그 모습을 갖추게 된 건, 존 케이지(John Cage)의 등장과 맞물려요. 이 시기는 비슷한 풍조가 일어난 시기가 살짝 달라왔던 음악사와 미술사가 정확히 같은 시대에 만나는 부분이기도 해요. 다만 그 시기 이후를 봤을 때, 음악에서는 당시의 개념적이고 새로운 요소들이 기존에 있던 음악적 형태와 이론적 맥락을 어느 정도 지켜 가는 테두리 안에서 합쳐지고 변해 갔다면, 미술에서는 조금 더 개념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어떠한 개념들을 표현하는 새로운 도구로서 활용되는 느낌이 더 강한 듯해요. 때문에 좀 더 해체적인 느낌도 있고요. 이건 사실 제 입장에서는 딱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에요.

박성민 : 예전에 미술 쪽 관련해서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항상 그런 걸 물어보더라고요. 이 음악이 어떤 의미라든가, 이 부분의 어떤 상징 그런 거? 여기 제가 앰비언트 무를 좋아하는 건 딱히 그런 거 없고, 딱 들어서, 전 사실 그런 게 좋거든요. 들어서 좋으면 좋은 거고…… 그런데 자꾸 막 어떤 결과물보다도 오히려 거기에 맞는 계기, 의의, 행보나 그런 것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전 사실 그런 부분에 대해 거부감이 있어요. 

Kanghee Choi : 음악이 좀 더 이미지적이고 감정적, 감성적으로 직접 다가오는 부분이 있어요. 미술 쪽에서 봤을 때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상대적으로 개념적인 부분이 조금 더 강조되고, 그 안에 어떤 의미들이 들어가요. ‘특정한 행위 혹은 변화는 무엇이 바탕이 되어 나온 것인가’ 와 같은 질문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C : 해석을 자주 하려고 하는 건가요?) 굳이 말하자면 ‘어떤 개념에 있어서의 인과 관계’ 같은 것들의 중요성이 좀 더 큰 거죠.

김건형 : 제 생각에는 두 부류인 것 같아요. 미술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무언가 생각나는데, 공감각적으로 음을 듣고 색깔이 보인다든지, 아니면 감정을 느낀다든지, 어떤 구조,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만든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고 그 두 가지, 감성이랑 이성? 이 두 가지에서 자꾸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은데, 저 같은 경우도 성민이 형처럼 그냥 ‘들으면 좋다 나쁘다’가 자기 기준에서는 걸릴 수 있으니까. 어떤 큰 의미나 이런 걸 가지고 음악을 만들지는 않고, 오히려 여기서 음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나 이런 걸 더 많이 고민하지, 여기서 음이 이렇게 갔을 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겠지 이런 생각까지는 안 하는 것 같아요.

C : 하긴 그렇죠. 어디서는 '음악'과 '사운드'를 또 구분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김건형 : 사실 말하면서 저도 잘 정리가 안 된 부분도 많은 상황이니까. 사실 제 주장을 막 곧이곧대로 펼치기는 조금 힘들어요. 저도 정리가 안 되어 있으니까.

Kanghee Choi : 개인이든 단체든 어떤 씬이든 각자의 기준이 있는 거니까요. 굳이 그런 구분이 필요한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요. 어떠한 관점에서 보는지에 따라 다 다를거에요.

-

C : 저는 여기서 어떻게 보면 외부인이고, 말씀하신 거의 여기 있는 분들에 대한 프로필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와서 사실은, 제가 그런 부분에 대해 궁금했던 것도 있어요. 어떤 의미로 음악을 만드는가라는 상투적인 질문도 있고. 항상 음악을 트랙, 앨범 위주로 많이 듣다 보니 이런 즉흥적인 연주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아니면 예술 작품 보는 듯이 그런 걸 본다는 시각도 약간 있었거든요. 그러면 앰비언트 무가 공연을 하면서 이제 앨범을 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앨범에 낼 곡들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계획하고 계신 게 있어요?

ninaian :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어요. 우선은 최종본을 받아 보아야하니 그 트랙들을 가지고 마스터링하기 전까지는 어떻게 이뤄질지 모를 것 같아요. 1월 31일이 음원 마감이거든요. 트랙 순서도 그때 정해야 할 것 같고, 커버 아트 작업하실 분과 연락도 돼야 할 것이고…… 그런 단계예요.

건형 씨는―제가 개인적으로도 권했는데―포크도 하세요. 자작곡도 많이 만들어서 여러 번 들려주셨고, 작년 8월 말 ‘무대륙 10주년 잔치’ 때 앰비언트 무가 아닌 포크 아티스트로 1층 에서 공연하셨어요. 조영민-최강희-김건형 순으로. 그때 들려주셨던 것 역시 앰비언트 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제안을 드렸어요. 앰비언트 무에서 했던 곡뿐만 아니라 포크로도 하나 참여해 줄 수 있겠냐고요. 기존 공연에서 보여 준 인상 말고도, 각자가 갖고 있는 또 다른 앰비언트적 요소도 최대한 수용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음반도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다른 분들의 작업들도 다양하게 이어받았으니까요.

 


2016년 3월 진행된 Ambient M.O.O.O. 에서 김건형의 기타를 이용한 연주.

 

C : 김건형 씨는 포크 음악을 하신다고 하셨죠. 최강희 씨는 피아노를 연주하시나요?

Kanghee Choi : 저는 사실……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키보드가…… 어떻게 말해야 하지? 그냥 도구로써 그걸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저에게 있어서는 제일 표현하기 편한 구조로 되어 있는 악기를 사용한다가 맞는 것 같아요.

C : 건반 악기를 다루는 게 쉽다?

Kanghee Choi : 아이고, 아뇨, 아뇨... (웃음) 그렇다기보다는 제가 다른 컨트롤러도 있거든요. 컴퓨터 음악에 특화된 오픈 소스 컨트롤러들인데, 예를 들어 버튼만 있는 그리드라든지……. 그런 것들은 세심한 컨트롤까지는 힘든 부분이 있어요. 제 연주는 정확히 말하자면 ‘피아노를 친다’가 아니라, 제가 원하는 컨트롤이나 표현을 위해서 ‘그런 구조인 장비 혹은 악기를 사용한다’가 더 맞아요. 연주하는 방식에 대해서 화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인터뷰 전에 말씀하셨었는데, 사실 키보드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제가 원하는 연주를 위해 손가락을 계속 움직여서 그렇지 실제로 피아노를 치는 느낌으로 치지는 않거든요.

C : 누르면 바로바로 나오는 그런 느낌보다는 세심한, 미세한 조정 같은 걸 원해서 하신다는 거네요. 다른 분들은 어떤 악기를 쓰시나요? 조영민 씨같은 경우에는 항상 공연을 할 때 구석에 쪼그려 앉아 패드를 쓰셨구요. 박성민씨는 라이브 코딩을 주로 하시는 거죠. 프로그램을 쓰시는 건가요?

박성민 : 프로그래밍 언어를 쓰는 거죠. 슈퍼콜라이더도 쓰고 여러 가지 조합이 있는데, 모르겠어요. 다음 시즌 앰비언트 무에는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는데 코드 치는 걸 프린트해서 프로젝터를 써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 중이고요.

김건형 : 원래 형은 다른 공연에서는 그렇게 하시는데 여기서는 잘 안 해요. 무대륙 10주년 잔치 때 한 번 그렇게 하셨죠.

ninaian : 박성민씨는 그때 보셨던 드럼 치시는 영건 씨랑 지하 공연장에서 연주를 했어요.

 


2016년 3월 진행된 Ambient M.O.O.O. 에서 박성민의 라이브 코딩 플레이.
두개의 화면을 겹쳐 한 화면엔 코딩, 다른 화면에는 영상을 겹쳐 재생했다.

 

C : 뭔가 굉장히 차분하게 진행되는 것 같네요. 이 질문 해 볼까요, 컴포저랑 임프로바이저?

Kanghee Choi : 헉.

C : 아까 이야기했던 것과 거의 비슷한 것 같은데. 어떤 음악가들은 작곡과 사운드의 개념을 따로 생각하기도 하고 공연과 퍼포먼스의 개념을 따로 두기도 한다. 음악가인지, 공연자인지, 사운드 디자이너인지 퍼포먼스인지 등등…… 하지만 지금 말씀하신 내용들에 따라서는 이걸 굳이 구분하시진 않을 것 같아요.

Kanghee Choi : 맞아요. (웃음)

ninaian : 기본적으로 음을 대하는 방식이나 접근 방식이 다 다르고, 다들 각자 분야에서 호기심도 많고. 사람마다 다 다를 것 같아요. 우리만 두고 어떻다 하기보단 다음 달에 다른 분이 오셨는데 좀 다른 개념을 갖고 하실 수도 있는 거고요.

Kanghee Choi : 타이틀은 붙이기 나름인 것 같아요.

ninaian : 기본적으로 멜로디 감성이 다들 있으신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는.

박성민 : 물론 저도 어디 뭐 공모를 낼 때 직업란에 작곡가, 사운드 디자이너, 사운드 아티스트, 이런 걸 다 넣긴 합니다. 레슨 광고 구인란에 학교 다 쓰고 학번 다 쓰고…… 군대 어디 나왔는지도 다 쓰고. (웃음)

Kanghee Choi : 상황에 맞춰 달라질 수도 있는 거라 생각해요. 어떨 때는 작곡가가 될 수도 있는 거고 사운드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고.

박성민 : 그런데 또 그러면서도 저 같은 경우에는 작업을 할 때 (뭐가) 달라지는 것 같진 않아요. 미디어 아트 하시는 분들께 의뢰를 받아서 작업을 하거나 앰비언트 무에서 공연을 하더라도 하는 일 자체가 다르진 않을 것 같아요. 나는 이런 일을 하니까, 물론 각 작업에 따라서 다른 건 있겠지만 그건 작품의 성향 때문에 달라지는 거지, 내가 여기서 사운드 아티스트라는 타이틀로 가서 하는 일이나 작곡하는 일이나 제가 하는 일이 본질적으로 다르진 않는 것 같아요.

Kanghee Choi : 작업과 음을 대하는 태도는 늘 같지만 타이틀만 달라지는 거죠. 개인적으로 어떤 타이틀에 욕심을 내거나 그런 건 없어요. 사전 질문에서 제 홈페이지에 컴포저/임프로바이저 로 타이틀을 쓴 걸 예시로 들으셨었는데, 사실 두 가지를 같이 적은 건 ‘작곡도 하고, 즉흥 연주도 해요’라는 기능적인 부분이 제일 컸어요. ‘짜여진 것과 짜여지지 않은 것’ 으로 나눌 수도 있는 두 영역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는 의미도, ‘시간이 축적되며 만들어지는 고정된 작업’과 ‘현장에서 숨을 쉬는 작업’을 함께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이런 생각들이 뒤에 깔려 있지만, 굳이 이 두 타이틀을 계속 유지하는 큰 이유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든 잘 모르는 사람이든 그 뒤에 깔린 이유와 상관 없이 ‘이거에요’ 라고 이야기하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타이틀이기 때문이에요. 사운드 디자이너나 퍼포머 같은 타이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어요.

 

박성민 : 아마 그런데 리스너나 관심 있는 팬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실 그런 쪽이 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어떤 장비를 쓰고 어떤 그런 것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에겐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진짜 그렇게 해서 얼마 버느냐…… 그런 게 더 재미있을 수도 있고.

C : 그건 뭐 포브스에서 잘 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다음 질문.. 이런 음악을 또 어디가서 들을 수 있을까요?

김건형 : 오직 앰비언트 무에서…… (웃음)

박성민 : 하울링, 닻올림, 불가사리, 와트엠 (WATMM)? 전자음악들이 공연되는? 이쪽 씬에서의 공연이 또 있으려나?

Kanghee Choi : 아마 또 있겠죠?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C : 이름난? 어떤 지속적으로 하는 건 아까 말씀하셨던 것들이 거의 다일 것 같아요.

박성민 : 각각의 공연을 구분 지을 수 있는 건 사실 거기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의 차이라고 생각을 해요. 만약 제가 불가사리에 가서 공연을 할 수도 있고 이 두 분(조영민, Kanghee)은 불가사리에 가서 하기도 하고 하울링을 가서 할 수도 있고 한데, 아마 그쪽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와트엠의 경우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비트가 있고 일렉트로닉? 전자음악? 그런데 닻올림도 그렇고 불가사리도 그렇고 딱히 전자음악에 특화되어 있지는 않죠. 각 공연을 구분 지을 수 있는 게 있을까? 그런 걸 개발해야 하나?

Kanghee Choi : 분위기는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박성민 : 공간의 차이 아닐까?

김건형 : 워낙 비슷한 분들이 여기서도 공연하고 저기서도 공연하고 하니까, 딱히 그분들이 공연마다 스타일을 바꿔서 하는 것도 아니고 거의 같은 노선에서 하니까.

C : 그런데 분명히 이 공연들 간의 차이가 있고 그 차이에 따라서 관객들이 선호도가 바뀌는 것 같긴 해요. 뭐 저는 전자음악 공연을, 와트엠을 가장 먼저 많이 보고 갤러리 라한에서 했던 E.P.R. 이라든가, 영기획의 공연이나 1px offline의 공연도…… 제가 공연을 진행했을 때는 들었던 게- 이건 반대로 하는 이야기지만 이 공연이 다른 공연과 특색이 특별히 없어 보인다. 비슷비슷해 보인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 살아남은 닻올림, 하울링, 앰비언트 무라든가 이런 공연들과 여기에 참여하신 분들은, 어떤 특색을 특별히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서로의 분위기나 이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어서 이렇게 지속이 되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물론 이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Kanghee Choi : 주최자의 성향도 되게 많이 반영되는 것 같긴 해요. 레귤러 멤버들의 성향이라 해야 하나…… 하울링은 사실 딱히 레귤러는 없죠. (박성민 : 거기는 그게 특징이고.) 맞아요. 불가사리의 경우도…… (조영민 : 완전히 엄청나게 많은 음악들이. 근데 그냥 노래 부르는 밴드일 수도 있고, 디제이일 수도 있고.)

네, 애초에 오픈 마이크이고, ‘우리는 엄청 실험적이라도 괜찮아, 다른 곳에서 안 받아주는 것도 괜찮아. 여기에 와서 공연해’의 입장이에요. ‘실험 음악 발표회’라는 설명이 붙어 있고, 실험적인 음악들을 주로 들을 수 있긴 하지만, 실험 음악에만 포커스를 두고 있기보다는 완전히 오픈을 한 무대이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것 같은 다른 곳에서 하기 힘든 실험적인 것들도 와서 하는 무대가 된 거죠. 영민이 형 말씀처럼 밴드가 와서 공연할 수도 있고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분이 와서 포크를 할 때가 있고 다양하거든요. 그런 부분이 불가사리의 색깔을 만드는 또 하나의 부분이기도 한 것 같아요.

 


〈청취의 기록2〉 사운드 오브 서울
연출/사운드 디자인 : 전광표 / 타악연주 : 타무라 료
[Ambient M.O.O.O.] @ Mudaeruk, 201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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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네, 그럼 다음 질문. 한국의 앰비언트와 실험 음악 장르는 어떻게 지속되어 왔고 발전되어 왔는가.

(일동 웃음)

C : 방금 저도 말하면서 굉장히 너무 이론적이고 학구적인 의미로 질문을 쓴 것 같네요.

김건형 : 앰비언트라기보단 슈게이징하는 분들이 되게 많았던것 같습니다...

C : 저도 앰비언트라는 장르가 국내에서 조금 뜨는 건가?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앰비언트 무도 그렇고, 앰비언트 아티스트가 조금씩 포착되는 느낌들이 있더라구요. 개인 음악가들 중에서 앰비언트를 하시는 분도 생각나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슈게이징 아티스트 중에서도 앰비언트를 시도하려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걸 아직까지 국내에 앰비언트라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는건가? 아니면 단순히 우연한 시기에 일어난 건가? 그래서 아직까지 확답을, 단언을 하기는 좀 이른 것 같아요. 지난해에 있었던 SeMA Hi-Fi BPM 페스티벌에서도 앰비언트와 노이즈를 주제로 한 스테이지가 몇 개 있었잖아요. 그래서 정말 우연히 맞아떨어진 건가……

Kanghee Choi : 그런데 확실히 그런건 있어요. 저는 비록 다른 분들에 비해 긴 시간은 아니지만 한국에 들어온 2011년 초부터 지금과 비슷한 형태로 쭉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당시보다 더욱 다양한 음악에 대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여전히 특정 음악들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래도 좀 더 다양화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C : 그러면 이런 음악들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질 만한 구석도 있을까요? 처음에 공연에 대해 질문했을 때는 아시는 분들 음악가들만 많이 오신다고 하셨는데..

Kanghee Choi : 꾸준한 홍보? 저는 페이스북에서만 홍보를 하죠... 조금 다른 얘기지만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이스케이프 게시판에다가 제 공연 영상을 보시고는 장비를 어떤 걸 쓰는지 질문하셨다는 걸 듣고 처음으로 이스케이프에 들어가봤어요. 굉장히 새로운 세계였죠. 아, 이런 곳이 존재하고 있었구나.

C : (저희) 사이트가 전자음악을 대상으로 하고는 있다고 하는데, 저는 전자음악의 범위를 폭넓게 봐서……

Kanghee Choi :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연마다 혹은 단체마다 전자음악의 범위를 다르게 보고 있는 부분도 많잖아요? 전자음악이라는 용어가 사실 굉장히 애매해요. 어떤 사람들은 그냥 댄스 음악을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처음에 전자음악이란 말이 나왔던 이론적인 부분에서, 음악사적인 부분에서의 전자음악을 생각을 하고요. 뭐, 이건 사실 그냥 용어의 문제니까요. 아무튼 다양하게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고, 이런 커뮤니티도 있구나 싶어서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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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ninaian, 인센스, 렘피카, 이 때 앨범 발매했을 때의 반응이 어땠나요?

ninaian : 노코멘트입니다.

(일동 웃음)

C : 이번에 앨범 발매할 건 어떤 반응일 것 같아요?

박성민 : 우리 앰비언트 무 앨범 나오면 ‘네이버 오늘의 뮤직’ 이런 데서도 나올까? 그렇게 해서 온스테이지에 앰비언트 특집으로…

김건형 : 저희는 다른 루트로. 일반 대중들은 소통하길 원하잖아요. 그런데 저희 공연 같은 경우는 되게 일방적이라 한 방향으로 보여 주고 ‘가라!’ 끝내는 거잖아요. 제 생각엔 큰 무대에서 하기에는 되게 힘들지 않을까? 메이저 무대, 공연 자체가 있고 음악이 어떻고 저떻고를 떠나서 저희는 일방적인 방식이니까.

C : 이 공간만의 특유 분위기가 있는 거니까.

ninaian : 음반에 참여하신 분들이 같이 하기는 힘들겠죠. 개별적으로 서로 다른 무대에서 그 곡을 연주한다거나 다른 포맷으로 준비해서 공연하는 건 가능하더라도. 우선 음반을 내고 상의해 봐야겠지만, 주로 이런 조그만 곳을 찾아다니면서 하지 않을까요? 멤버들과 이야기해 봐야죠.
사실 이 음반 프로젝트는 무대륙과 관련된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물론 기왕 하는 거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많은 사람들이 접한다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방식에 회의를 많이 느끼는 편이기도 해요. 음악을 너무 쉽게 쉽게 듣고 소비하는 건 아닌가 해서, 온라인을 통한 이슈화는 지양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냥 앨범 잘 만들고 활동 잘 해서 꾸준히 알려지고, 듣고 싶은 분들은 공연에 오거나 CD를 사거나, 싫으면 말거나……. 어차피 음반도 한정 수량으로 제작할 예정이고, 대중의 호응 같은 걸 바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앰비언트 무를 많은 분들이 보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을 억지로 끌어모으려고 하진 않듯이, 음반도 일단 우리 음악가들이 중심에 있는 작업이었으면 해요. 그게 가장 선행되어야 하고 그 밖의 모든 것들은 부수적인 것 같아요.

박성민 : 네이버 뮤직, 지니, 멜론, 이런 스트리밍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렇게 해서 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새 스트리밍 너무 쓰레기라. 이건 정말 편집하지 마세요. (웃음)

Kanghee Choi : 음악의 가치도 낮아지고, 듣는 즐거움도 줄어드는 것 같아요. 일회용품 같은 느낌이라 해야 하나, 근처에 다 있으니까 생각 없이 쓰게 되는 일회용품 같은…… 이 이야기는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예전에는 ‘누구 앨범이 언제 나온다’ 하면, 그 날만 계속 기다렸다가 동네 레코드점에 가서 테잎을 샀잖아요? 저는 이걸 비닐도 안 뜯고 집까지 고이 가져와서는 비닐 뜯기 전에 샤워까지 하고 (웃음) 옷도 편하게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경건한 마음으로 천천히 비닐을 뜯고, 두 손으로 카세트 플레이어에 집어넣고 그렇게 들었거든요.

박성민 : 그런데 그건 사실 미디어의 변화 때문이라기보다는 세대, 시대가 그렇게 변한 것 같아요. 요새는 예능 같은 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안 보고 재미있는 부분만 30초, 1분, 끊어서 보잖아요.

Kanghee Choi : 그 부분은 스트리밍에 익숙해져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스트리밍은 준비라든가, 사전 과정들이 없잖아요? 인스턴트 뷔페 같은 느낌이에요. 클릭 하나로 다 고를 수 있고, 앞 부분 듣다가 ‘어, 이거 별로네?’ 하면 쉽게 넘길 수도 있고... 시대가 그런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것도 맞지만, 형태가 있는 매체와 디지털 매체로 보았을 때, 디지털 음원을 구매하는 것은 또 달라요. 얼마 전에 영화 <레버넌트>를 봤어요. 사실 음악 때문에 기다리고 있었고, 좋은 사운드로 듣고 싶어서 영화관에 가서 봤는데 너무 좋은 거에요. 엄청나게 기대하고 갔는데 예상과는 달랐어도, 그럼에도 기대 이상이었거든요. 그래서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앨범을 구매했어요. 다운받는 시간은 레코드점에 가서 음반을 샀던 때와 비교하면 정말 순간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에도 막 두근두근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치 아까 말한 테이프 듣던 느낌으로 들었어요. 아무래도 그런 과정들이 있다는 부분, ‘내가 이것을 가지고 있다’ 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앨범에 있는 음악들을 조금이라도 더 가치 있게 느껴지도록 해주는 것 같아요.

C : CD 매체가 1시간, 듣고 이걸 되감기해서 계속 듣고 그런 맛이 있는 것 같아요.

박성민 : 되감기, 빨리감기도 불편하잖아요. 되긴 되는데. 요새는 그냥 듣다가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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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마무리 지을까요? '공연을 9회째 계속해 오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 상황에서 앰비언트 무의 공연 기록을 봤을 때 본인들은 이것을 성공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으면 한다.'

Kanghee Choi : 성공의 기준이 대단히 다를 것 같아요.

C : 흥행일 수도 있고 본인들의 만족일 수도 있고, 아니면 지금 일하는 이 시스템 자체가 유지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할 수도 있구요.

김건형 : 저는 너무 좋아요.

박성민 : 저는 3번. 이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는 게 좋다.

김건형 : 저는 그것도 그렇고 그냥 꾸준히 한다는 거, 한 달에 한 번 스케줄이 있는, 정해진 스케줄이 있고 이걸 공연을 해야 무언가 압박감에…… 작업도 좀 하게 되고. 성민이 형과는 계속하고, 좋은 사람들도 알게 되고.

Kanghee Choi : 저도 2번 3번, 일단은 좋은 분들을 알게 된 게 너무 좋았고, 이야기한 것처럼 매달 한 번씩 새로운 걸 한다는 것이 굉장하더라고요.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참 좋았어요. 물론 초반에야 기존에 있던 걸 하기도 하고 했는데, 이게 매달 매달 진행되면서 했었던 걸 하는 건 스스로도 답답하기도 하고 만족스럽지 못하기도 하고.

C : 압박감을 느끼시는 편인가요?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

Kanghee Choi : 없진 않죠. 그렇지만 정말 좋아요. 굉장히 기분 좋은 압박이에요. 작업을 한 달에 한 번씩, 적어도 하나라도 꾸준히 습관처럼 생활의 일부분이 되는 것도 좋아요. 게다가 매월 공연 날에 ‘아, 이 사람들은 또 뭘 가지고 왔을까’, ‘이 형은 또 뭘 할까’ 같은 기대감도 있구요. 피드백도 서로 주고받고. 재미있어요.

C : 앰비언트 무라는 공연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또 뭘 해야 할까요.

ninaian : 부지런해야죠.

박성민 : 관객 숫자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고요. 지금보다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요. 그런데 그게 홍보? 글쎄……

C : 이벤트 페이지를 만드시는 건 어때요?

김건형 : 꽤 많이 있었어요. 페이지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박성민 : 하울링 같은 경우도 공연하고 항상 촬영을 해서 페이지에 올리잖아요.

C : 아카이브는 중요한 것 같아요.

Kanghee Choi : 저희는 매번 빼놓지 않고 그날 한 걸 바로 녹음해서 받거든요.

박성민 : 그래서 전체를 다 하는 것보다는 짧게 짧게, 부분적으로 해서 그걸 아카이빙하고 홍보용으로 쓰고, 이런 작업도 필요한 것 같아요.

김건형 : 공연장에서는 일방적이니까 웹상에서라도 이야기를 하든지 소통을 하든지 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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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형 : 제가 개인적으로 이걸 처음 시작한 게 성민이 형 전화 받고 한 건데, 그때 전역하고 학교 1년 휴학하고, 전역한 다음 휴학하고 회사 같은 데 알바로 다니고 있었는데 갑자기 성민이 형이 전화 와서 하자고 해서 한 건데, 되게 그때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전화가 와서 (갑자기) 오디션을 봐야 한다고 해서 성민이 형이 오디션을 한다고. (웃음)

ninaian : 오디션이 아.니.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김건형 : 오디션은 아니었지만 뭔가 보여 줘야 한다고, 내가 뭘 하는지 알아야 하니까, 그때 보여 준다고 회사에 출근할 때 맥북이랑 기타를 들고 책상에 두고 일한 다음에, 거기가 서초였는데 퇴근한 다음에 여기 와서 했는데. 그때가 되게 기억에 계속 남아요. 그렇게 시작했구나…… 그런 생각 하면서.

Kanghee Choi : 저도 장비 들고 와서 하고 이야기 나누고…… 저는 첫 회가 기억에 남는데, 그때는 다른 분들이 너무 낯설었어요. 다들 어떤 경로로 여기에 모였는지는 알았지만 작업도 사실 잘 모르고, 정말 솔직히 이야기하면 첫 회엔 경계심도 들었거든요. 경쟁심도 살짝 들었고, 무언가 보여 주어야 하는 자리처럼.

박성민 : 디스 이즈 컴페티션.

Kanghee Choi : (웃음) 첫 회는 정말로 그런 서바이벌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음악이란게 재밌는 것이 연주를 하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드러날 수 밖에 없잖아요? 매월 만나서 함께 하다 보니 어느새 정말 친한 사이가 된거죠. 가족 같은 느낌.

맨 처음 느꼈던 그 텐션은 가끔 혼자 생각하다가 웃어요. 그 때엔 텐션의 방향이 경계심 때문에 다른 분들을 향해 있었는데 이후에는 스스로에 대한 작업으로 바뀌었죠. ‘아, 다음 달에는 뭐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다른 분들 음악을 들을 때도 엄청 기대하게 되어서, 공연 당일에 와서 다른 분들 세팅하고 있는 걸 보면 정말 신나요. 여담이지만 여기 둘(박성민, 김건형)은 안 보여 주는 사람들이에요. 사운드 체크할 때 뭔가 하긴 하는데, 본 공연에서만 공개하는 것들이 있어서 '뭔가 더 있어~' 라고 생각하게 만들죠. 재밌어요.

 


올해 첫 ambient M.O.O.O. 사운드 체크 중. 예상대로 다들 굉장한걸 가져왔다. 
연주할 곡은 늘 사전 회의 없이 각자 준비해서 공연 당일 리허설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가끔씩 서로 맞춰서 준비한 것처럼 곡들에 비슷한 요소들이 들어가는 날이 있는데, 오늘도 그런 날이다. 시작하기도 전부터 재밌다. — 무대륙에서. (...)

 

ninaian : 현재로서 앰비언트 무 음반은 기록에 의의를 두되, 언제고 좋은 음반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제대로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해요. 음반 나오고 나서는…… 작은 공연처럼 아주 기본적인 것들은 하겠지만, 지금까지 해 온 대로 그냥 큰 욕심 안 내고 갔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전 앰비언트 무 자체도 중요하고, 또 그걸 유리시켜서 다시 재미있게 해 가는 것도 중요하긴 해요. 그런데 이 공연을 통해서 알게 된, 각자가 하고 있는 또 다른 작업의 아웃풋이 있어요. 예를 들어 초반에 말씀하신 ‘사 프로젝트’는 어쩌면 앰비언트 무와는 무관한 박성민씨의 개인 프로젝트인데, 그런 걸 발견하면 무대륙의 또 다른 기획을 통해서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더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런 부분도 앞으로 많이 기대돼요. 올 3월 앰비언트 무 공연을 재개하는데, 하던 대로 꾸준히 하는 한편으로 조금 색다른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C : 저는 관객으로서 이 공연을 굉장히 인상 깊게 봤고, 퀄리티도 높다고 보고 있는 사람 중의 한 명으로서- 그냥 불만이 있다면, 공연에 대한 정보가 찾기 쉽지 않다는 것. 일반적인 관객들도 찾기 쉽게 개방되는 정도만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해요. 만약 사람들이 이게 뭐지? 라고 했을 때 바로 찾아볼 수 있는 채널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강희입니다.

지난 12일, 무대륙 지하 공연장에서는 올해의 첫 ambient M.O.O.O. 공연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셨고, 함께 한 연주자 분들도 굉장히 좋은 소리들을 가져오시는 바람에 정말 많이 놀라고 즐거워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작년 봄에 시작하여 매달 한 번씩 꾸준히 열려온 ambient M.O.O.O.는 제게는 참 특별한 자리입니다. 데뷔 이후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기 시작한지가 이제 7년째… 2011년 초에 한국에 돌아오게 되어 지금껏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만, 제 음악의 스타일 때문인지, 이쪽에도 저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로 두꺼운 백과사전 속 한 장의 페이지처럼 공연을 해온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시간들을 통해 전보다 다양한 분야의 분들을 만나고, 많은 것들을 보고 들으며 제 견문을 넓힐 수있었지만, 그래도 돌아갈 집 같은 곳이 있다면 더욱 좋았겠지요.

그러던 중에 만나게 되어 그 시작을 함께 하게 된 것이 ambient M.O.O.O. 였습니다. 비슷한 공기 속에서 제가 제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고, 새롭고 신기한 걸 원해서가 아니라 ‘그런 소리’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이 있는 자리.

그랬기에 기획 단계에서부터 미약하지만 힘을 보태었고, 1회 때부터 그 자리를 통해 작업을 준비하고, 발표하고, 그곳에서 만난 다른 분들의 이야기와 음악을 접하면서, 저는 음악가로서 다양한 자극과 배움을 느끼며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제게 그런 의미가 있고, 그만큼 애정이 담겨있는 자리라 잠시 공연 없이 휴식기를 가지며 컴필레이션 앨범을 준비하던 1월과 2월동안 다시 공연이 시작될 이 날을 참 많이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공연의 재개, 기다리고 기대한 것을 충족시키고도 남는 참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이 자리를 통해서 이런 음악들이, 그리고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더욱 알려지기를 바랐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즐거워해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컸습니다. 하지만 1년 여의 시간을 함께 하는 동안 매달 새로운 작업을 하고, 그것들이 하나 하나 쌓여감과 동시에 습관과 기록이 되는 과정들을 겪으며, 제 자신의 음악이 조금은 깊어져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를 통해 ‘빠르지는 않아도, 한 걸음 한 걸음 정성을 다해서 꾸준히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또 그 마음을 참여하는 음악가들이 함께 나누면서… 이제는 더 이상 관객들이 많이 오거나, 공연을 기다리는 팬이 더 늘어나거나 하는 일은 전보다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음악가인 자신에게 있어 더 큰 것을 얻었고, 계속 키워나가고 있으니까요. 그런 것들이 언젠가는 더 큰 울림이 되어 더 멀리 닿을 수 있겠지요.

글을 쭉 쓰고 나서 지난 인사글들을 거슬러 가보니, 유독 ambient M.O.O.O. 에 대한 글이 많네요. 하하. 그만큼 저한테는 참 소중한, 제가 참 좋아하는 자리입니다. 길어진 글, 12일의 공연에서의 연주 영상을 붙이며 이만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봄내음이 나지만, 아직 일교차가 크니 감기 조심하시고, 곧 다른 공연에서 뵙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 최강희 드림 (...)
 


[기록] 그들은 거대하다. 그리고 근사하다.
무엇보다도 매우 당연하다는 듯, 그들의 울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관심과 사랑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요 - 박현민 (ninaian) (...)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SCAPE가 촬영한 2016년 3월 12일 공연 영상은 ESCAPE의 라이브 섹션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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