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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노트]
<Stream of consciousness>
by Bronchusevenmx 

 

Bronchusevenmx는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국내의 IDM 음악가로,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전자 음악을 시작하여 IDM에 대해 파고들고 있는 루키입니다. 이름부터가 Autechre의 트랙에서 비롯된 그의 음악은 WARP 레코드에 대한 동경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는 그보다는 조금 더 가볍게 이 장르를 접해, 조금 더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그가 밴드캠프를 통해 발매한 앨범인 Stream of consciousness에 대한 간단한 서면 인터뷰를 나눠봤습니다.

관련 기사 : <Warp 스타일의 IDM, Ingenue의 Stream of consciousness이 발매되다>

 

- 음악가로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Bronchusevenmx / 장영재 입니다. 주로 IDM, Ambient 등등을 하는 음악가 입니다.


- 처음 이름인 Bronchusevenmx에서 여러번 이름을 바꿨다. Bronchusevenmx은 이전에 오테커의 1995년 앨범의 트랙에서 따왔다고 했는데, 현재 바꾼 이름들과 자신의 음악과의 연계성 (그리고 WARP Records에 어떤 영향점을 받았는지)을 설명할 수 있는가?

이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긴 설명이 필요할 듯 하다. (이것은) 내가 음악 관련 사람들과 정모를 하거나 회식을 하면 꼭 말하는 15년 음악 인생 연대기이다. 

7살 때 피아노가 멋져 피아노를 처음 치고, 11살에 슈베르트를 울면서 치는 나를 보고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그만두었다. (그때는 정말 도움 안 되는 듯 하였지만, 그때 피아노를 배워 꽤 좋은 음감이 생겼다.) 그 후 기타를 배웠는데 (그 사람은) 아주 나쁜 선생님이었다. 나를 교회에서 소년부 기타리스트로 임명하셨는데 그때 내가 앰프 바로 앞에서 연주하여도 안 들릴 정도로 나의 존재감이 약했다. 내가 올리면 사람들이 볼륨을 내리고 베이스가 올리는 불상사가 있었다. 물론 그때 메탈리카와 라디오헤드의 Creep을 들어 메탈톤으로 잡아서 이기도 한 것 같다…. 하여튼 그렇게 눈물을 머금고 기타를 연주하였지만, 추수감사절 축제 때 아무래도 안될꺼 같아서 리허설중 조용히 자리를 비워 축제를 빵꾸 내었다.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 속상해 펑펑 울었었다. 나름 속이 시원하기도 했지만 지금 나도 그 일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때부터 인디 음악을 정말 많이 들었다. 장기하와 얼굴들 부터 아침이나 몽니, 넬 정말 많이 들었다. 그러다 온스테이지에서 비둘기우유의 Only shallow를 들었는데 엄청난 충격이었다. 노이즈에서 퍼지는 광활한 풍경은 아름답다 못해 경악스러웠다. 그 후 슈게이징과 포스트락만 주구장창 들었으며 이때 들은 음악들은 아직도 나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항상 기타를 들고 생각나는 대로 포스트락을 연주했는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때 Skrillex를 좋아하여서 Fl studio로 작곡 같지 않은 작곡들도 많이 하였다. 그때는 어둠의 경로를 몰라서 가상 악기 Massive 데모 버전을 썼는데 이것을 30분 쓰면 딱 꺼져버린다. 그래서 다시 켜서 프리셋을 모두 다시 불러와야 한다. 그렇게 기타를 녹음하고, 그 후에 아무런 지식이 없으니 드럼을 짤 능력도 없고, 베이스를 칠 자신도 없었다.

그러다 하임 선생님의 강의를 우연히 봐서 신청하였다. 나는 그때 큰 슬럼프를 겪고 있어 뭐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신청했지만 나에게는 너무 큰 강의였다. 곡 잘 쓰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지만 선생님은 나에게 이큐와 콤프레서를 가르쳐 주셨고, 화성학과 신디사이저를 배우고 싶었지만 나에게 전자음악과 그에 대한 철학을 가르쳐 주셨다. 하지만 그 후로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 후로 내가 Bronchusevenmx가 되었다. 

사실 이름에 대한 로망은 매우 컸다. 난해하지만 어느 정도 가독성이 있어야 하고 이 세상에 없는 이름이어야 하였다. 인디 음악을 좋아할 때 네이버에 습관적으로 피아를 쳤었는데 밴드 피아 대신 한우 맛집 피아, 명소 펜션 피아가 떠서이다. 한창 aphex twin과 squarepusher을 좋아하고 빠졌을 때, autechre를 듣지 않아 구글에 쳐보았다. 그때 디시 일렉트로닉 갤러리에서 난 이 음악이 좋더라 하고 올라온 것이 Bronchusevenmx24 이었다. (구글에 찾아보면 아마 나올 것이다.) 와트엠에서 가독성에 대해 고민하다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의 프로젝트인 Atoms for peace의 곡 중 엔지뉴로 하였다가 영의 님의 조언으로 다시 Bronchusevenmx 가 되었다. 

솔직히 연계성은 없다. Bronchusevenmx24라는 곡을 엄청나게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딱 보기에 멋져서이다. 그렇다고 WARP Records와 영향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WARP Records의 IDM 3대장 Aphex twin은 나에게 일렉트로닉의 편견(사실 엔터 치면 나오는 게 전자음악과 아이돌 음악 아닌가?)를 깨 주었고, Squarepusher은 Skrillex의 쾌감과 다른 쾌감을 알려 주었고 Autechre와 Damirat형님들은 지금 나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들이다. 


- 인디-슈게이징 음악으로 입문한 계기를 혹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는지?

처음엔 나가수로 (락 음악을) 접했다. YB의 락과 자우림의 독창성은 대단했다. 그러면서 불후의 명곡도 보곤 하였는데 린 이라는 가수가 패티김님의 곡중 하나를 브릿팝 스타일로 편곡을 한 것을 보고, 그때 부터 브릿팝에 빠져 찾다 라디오헤드의 Creep를 듣게 되었다. (하필이면 그때 짝사랑 하던 누나가 있어서 가사가 너무 공감 갔다.) 그러다 단소 시험에 떨어져 분해서 무서워서 안듣던 Kid A를 들었고, 나에게는 완전한 신세계였다. 그 후로. (이 음악들이)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 아티스트가 되었다.

 

인디 음악에 입문한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비둘기 우유의 <Only Shallow>

온스테이지로 슈게이징을 접하고 Skrillex와 MBV를 보러 락페에 갔다. MBV를 볼려고 12시까지 보다가 막차 끊겨서 벤치에서 엄마랑 쪼그려 잔 기억도 난다. 그 후 Nine inch nails도 찾아 보다 노래가 너무 인상적이여 NIN팬에 빠져들기도 했다. 요즘에 관심가는 아티스트는 Deep house 아티스트들, 이번에 신보를 내신 스티커, 김오키 님과 헬리비젼, 엄청나게 애정하는 실리카겔 그리고 FX의 새 앨범 등이 있다.

 

- Stream of consciousness에 담긴 곡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작업 일화, 혹은 담고 싶었던 느낌 등을 이야기해달라.

사실 곡을 쓸 때 장대하게 이번 컨셉을 이렇게 하자 혹은 무언가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학교 수학 시간에 할 일이 없어 영향을 많이 받고 친구들과 피시방에서 롤을 한 뒤 아이들이 책을 펼 때 시퀀서를 열면서 곡을 썼던 것이 모이고, 그래서 만든 것이 Stream of consciousness 이였다.
주로 곡을 쓰기 전에 제목을 정하지 않고 쓴 후에 정한다. 예를 들어 생각나는 단어를 아이슬란드어로 번역하거나 평소에 자주 생각나는 단어나 시 구절을 제목으로 한다. 

백일몽이라는 곡은 킥과 스네어를 무작위로 넣은 뒤에 리피터를 마구 돌린 것이고 Tomi는 새로 받은 샘플팩으로 설레는 마음과 함께 쓴 곡이다. 이 두 곡 모두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곡은 아니다. 바꾸고 싶은 마음이 태산 같지만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므로 놔두려고 한다. Moroio는 잘 생각이 안 나지만 내 생각으론 어느새 나의 대표곡이 돼버린 거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wexcw 는 Alva Noto에 대한 존경심으로 쓴 곡이다. 구글에 Free Glitch sample pack이라 치고 만든 비트들이다. 이 곡은 내가 생각해도 잘 뽑은 것 같다. 

이후 3곡은 모두 엠비언트 계열의 곡인데, 이 곡은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와 길에 있던 아픈 새끼고양이 한 마리, 아픈 어른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오셨다. 고양이 덕후인 나에겐 마냥 좋았지만, 그 때 상황이 좋지도 않았고, 너무 갑작스러워 고양이를 키울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가족들과 여러 대화 끝에 다시 놓아주기로 하였다. 그때 너무 슬프고 서러워 울었었다. 그 후 쓴 곡이 Meaw에서 a를 뺀 Mew이다.

이내라는 곡은 엠비언트곡 한 곡이 더 필요해 30분 정도(?) 걸려 만든 트랙이고 Xnalmakrs도 즉흥적으로 한 것이라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이 앨범을 내기 전 가장 좋아하던 곡이었다. 너무 즉흥적으로 하다 보니 프리셋 파일들을 잃어버려 수정이 불가능 한 곡이다. 나름대로 애착을 가지던 곡인데 수정하지 못해 속상하다. 


- IDM을 선택하신 계기가 있는가? 그리고 댄스뮤직에 대한 욕심은 있는지?

IDM은 홀리듯이 선택하게 되었다. 꽤나 작업하기가 쉬웠고 사운드를 연구하는것이 너무 재미있다. 위의 질문에서 어쩌다 IDM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물은 것처럼 저도 무언가에 홀리듯이 IDM을 하게 된 것 같다. 아마 그 속에는 하임쌤, Squarepusher, Aphex twin, Autechre, Damirat에 대한 존경심과 동경도 함께한다고 생각한다. 댄스음악은 제가 제일 하고싶은 장르이자 가장 못하는 장르이다. 올ㅡ드한 에시드 테크노도 좋아하고 우리나라의 고담, Scope, Soolee, 키라라도 저의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 15살의 나이로 현재 국내의 라이브 전자 음악 공연을 종횡무진 다니고 있다. 젊은 나이에 공연을 하며 보는 시선들이 일반적인 관객 및 음악가와는 다를 것 같다. 공연을 통해 반응, 혹은 이 무대(씬)에 대해 가장 먼저 느낀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달라.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다 보니 어느 정도의 버프가 있다. 이런 나이에 IDM을! 하는 반응이 크다. 슈게이징과 포스트락을 들으러 공연장에 다녔을 때도 많은 형님께 예쁨을 받았었다. 그것이 나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였고. 생각해보면 나도 왜 어쩌다 IDM을 듣고 슈게이징을 듣는지 의문점이 생길 때도 있다. 나도 EDM 멋지게 하나 뽑았으면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좀 더 인정해 주었을 텐데. 하지만 나는 내 음악에 대해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고 내 음악에 애정을 가지려 노력한다. 전자 음악 씬은 조금 충격이었다. 인디 씬이 전부였던 나에게 전자음악은 좀 더 무섭고 어찌 보면 인디 씬 보다 덜 알려진 것 같았다. 아이돌의 양산형 음악과 어찌 보면 내가 생각하는 엔터로 뚝딱 하면 만들어지는 음악이 전부여서 오히려 대중성 있고 인디 씬 보다는 덜 배고프겠지…. 했는데 막상 보니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 나는 이 씬들을 보며 많이 놀랐다. 그리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 추가로 하고 싶었던 말, 특히나 음악을 하면서 느꼈던 것 중에 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말이 있었다면 해 주길 바란다.

추가 질문은 이렇게 답하고 싶다. 라이브의 한계가 있을 수도 있고, 라이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도 있는 것이 어찌 보면 전자음악의 매력이다. 있던 샘플을 꾹꾹 눌러 라이브를 하는 것을 보고 어떤 이는 가식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접 상황에 맞추어 루프를 돌려 연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소프트웨어들의 발전은 대단하였고, 라이브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대단한 음악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였다. 전자음악가들이 라이브를 좀 더 활발히 하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인디씬 공연장은 수없이 무너지고 수없이 생긴다. 큰 곳으로는 브이홀, 롤링홀, 상상마당 라이브홀 이 있고 중대형으로는 클럽FF, 고고스, 등등 작기로는 빵, 스트레인지 프룻, 그리고 부활할 살롱 바다비 등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무대에서 전자음악가들이 하고 싶었던 전자음악을 보기는 힘들었다. 무대륙 갤러리, 등 몇몇 공연장 (사실은 전자음악과 사운드가 안 맞는 공연장도 몇몇 있긴 하다)만이 아닌 여러 공연장과 여러 때에서 전자음악가들을 보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어찌 보면 인디 씬의 락음악, 포크음악보다 쉬울 수도 있고 더욱 어려울 수도 있는 음악들을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알았으면 한다. 조금 위험한 답변이지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이 저작물은 Bronchusevenmx과 ESCAPE의 협의 하에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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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해주신 분들

  • profile
    CLAUDE 2015.12.11 10:20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 아티스트네요!
  • profile
    JamieLye 2015.12.11 15:44
    역시 대단해요
  • profile
    gsmoon 2016.06.13 03:46
    혹시 이름을 우리말로(한글로)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알 수 있을까요?
  • profile
    Chrow 2016.06.13 11:46
    본인에 의하면 본쉬즈세메넥이라고 하더라구요
  • profile
    gsmoon 2016.06.16 11:14
    이름은 좀 어렵지만 어쨌든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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