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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7 21:34

[ESC VIEW] 10. 이대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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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평론가님께 인터뷰에 사용될 사진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니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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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평론가 이대화

 

ESCAPE의 10번째 ESC VIEW는 평론가 이대화님과 함께 합니다. 대중음악평론가이자, 댄스 음악을 주로 평론하는 그는 지난 해 전자 음악의 역사를 알아보는 모임인 이매진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이로써 모인 정보와 경험들을 바탕으로 지난 해에는 BACK TO THE HOUSE라는 저서를 출간하여, 댄스 음악에 익숙치 않은 팬들에게 댄스 음악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참고서를 만드는데 앞장섰습니다.

이번에 그는 뮤직GV라는 새로운 기획을 통해 다시 음악가들을 만나는 자리에 선다고 하였습니다. ESCAPE는 이렇게 이대화씨와 간단한 만남의 자리를 가지고 현재 그가 가진 이 씬에서의 생각 등을 대화로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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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굉장히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이스케이프 인터뷰네요. 오늘은 이대화씨를 모시고 인터뷰를 하겠습니다. 최근 진행중이신 뮤직GV를 포함해 여러 활동들과 그 의의를 물어보려 이 자리를 요청했는데요, 우선 최근에 하고 계신 일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이대화 : 매월 한달에 한 번씩 뮤직 GV라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뮤직GV는 영화계 행사 [GV : Guest Visit, 감독과 관객과의 만남] 에서 컨셉을 가져온 거에요. 영화 GV는 감독이 나오고, 배우나 사회자도 있고, 관객도 다 같이 영화를 본 다음에 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잖아요. 관객들이 굉장히 많이 오고 참여하는 감독과 배우들도 좋아하며 홍보에 도움도 되고, 그래서 아주 멋진 쇼케이스 현장이 된다고 생각을 해요.

웨스트브릿지 아카데미에서 강연 모임을 가졌을 때의 이대화 평론가. 사진 출처

C : 뮤직GV라는 형태의 행사는 이전에 다른데서는 한 적이 없었나요?

이대화 : 정확히는 뮤직GV란 쇼케이스에요. 제가 행사에 재미를 주기 위해서 이름을 GV라고 바꾸었던 것이고요. 대신에 제가 원하는 건 이 GV, 그러니까 쇼케이스에 출연하는 아티스트가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 신에서 활동하는 디제이와 프로듀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왜냐하면 주류매체에서는 이들을 다루지 않거든요. - 주류매체라는 건 일간지, 아니면 보통의 문화잡지들. -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다루는 몇몇 특화된 잡지를 빼놓고는 이들을 전혀 주목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신보가 나와도 그냥 묻히고, 새로운 활동을 시작해도 그냥 묻히고 새로운 파티가 만들어져도 아는 사람만 알고 이런 식이거든요.

C : 사실 이대화 씨가 평론가로써 주류 매체에 글을 투고하면서, 말씀하신 그런 것에서 느끼는 바가 많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건 있다가 물어보기로 할게요. 그러면 뮤직 GV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되었고, 성황적으로 이뤄지고는 있나요?

이대화 : 지금 꽉차면 100명 정도 들어가는 이태원 클럽에서, 영상촬영을 하고 생중계를 하고, 그리고 직접 대본을 만드는 그 정도의 준비를 하고 있구요. 보는 사람들의 규모는 20명에서 30명 사이. 그런데 1회보다 2회가 좀 적게 왔어요. 3회를 앞두고 있는데 많은 고민을 하고 있죠.

C : 첫회때는 임레이씨가 왔었고 두번째는 얼터 에고가 왔다고 찾아봤는데 3회 아티스트로 예정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에요?

이대화 : 3회는 에어믹스가 출연해요. 얼마전에 믹스믹스TV 100회에 에어믹스가 출연해서 믹스셋을 보여줬는데, 포스터에 에어믹스 대신 아키브 [ARKIV]라는 이름으로 쓰여진거에요. '이름을 바꾼 건가? 아니면 자기만의 색다른 얼터에고를 만든건가?' 그게 궁금했죠. 그래서 페이스북 메세지로 물어봤어요. '(활동명을) 아키브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신 건가요?' 했더니, 바꾼 건 아니고 하나 더 만들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아티스트들이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데 있어 그냥 만드는 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거기에 분명 사연이 있을 거고, 새롭게 시작하는 각오가 있을 것이고,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던 거죠. 그리고 그게 얼마 전, 아키브라는 활동명을 만든 일이 얼마 전이기 때문에 GV라는 형식에 더 어울릴 거라 생각했구요. 그래서 에어믹스를 섭외했어요.

C : 세번째 아티스트 에어믹스 A.K.A ARKIV를 섭외한 건 새로운 무언가를 기획중이라서 그런 것으로 보고, 어쩌면 그것에 대한 코멘트가 필요한 적기라서 그랬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면 다른 아티스트도 그런 적기가 있었나요?

이대화 : 임레이는 솔직히 말하면 제가 좀 궁금했어요. 요즘 정말 음악 잘하고, 페스티벌에서도 이름을 날리고 있는데, 과연 저 친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음악에 영향을 받았을까? 그 정보를 알기 위해 인터뷰를 좀 찾아봤는데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만족스럽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임레이에 관한 멋진 정보들을 내가 한번 잘 요약해보자' 하는 야심찬 기획으로 섭외를 했죠.

얼터에고는 마찬가지 이유에요. 딱히 최근에 신보를 낸 적은 없지만 요즘 언더그라운드 댄스 씬에서 가장 화제인 아티스트이고 제가 직접 셋을 들어보면 정말 플레이를 잘 하고, 또 크루들이 컴필레이션 앨범을 꾸준히 발매하고 있기도 하구요. 그런 남다른 활동이 반드시 조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초대를 했죠.

물론 임레이와 얼터에고가 신곡을 내고 쇼케이스를 뮤직GV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GV랑은 컨셉이 많이 달라요.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각오를 했어요. 언더그라운드 댄스 씬에서 신보가 그리 자주 나오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매번 신보 쇼케이스를 할 수는 없다는 걸 미리 알고는 있었고, 나온다면 좋지만, 안나온다면 내가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와 같이 재미있는 행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이건 뭐 제가 자초한 거에요. (웃음)

하지만 GV라는 제목을 포기하기가 싫었어요. 그게 너무 맘에 들었어요. 영화 GV에 참여했을 때의 그 좋은 느낌을 음악계에도 한번 가져와보고 싶었거든요. 이름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C : 그런데 뮤직GV랑 영화GV는 성격이 많이 다르고, 쇼케이스라는 말씀도 하셨듯이 영화 GV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각각의 관계들도 다양한 편인데, 뮤직GV는 섭외를 한다고 해도 그 아티스트 한명이 전부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결론적으로 예전에 했던 이매진 세미나와 본질적으로 다른 건지, 아니면 그 흐름을 계속 이어나가시는건지..

이대화 : 사실 그런 지적을 받은 적이 있어요. 친구 한 명이 카톡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이매진하고 뭐가 달라?'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지금에 와서 또 이매진을 하는 건 약간 직무유기처럼 느껴졌어요. 안한지도 너무 오래되었구요, 이매진이라는 이름 하에 새로운 무언가를 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마치 지금 내가 이매진을 또 하면 '쟤 맨날 하던거 그대로 또 하고 있네?' 라는 인상을 줄 것 같았고 저는 그게 싫더라구요.
또 이매진은 제가 번역을 해야 해요. 사람들이 자료를 구하기 위해 이매진을 찾아온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요새 너무 바빠져서, 매일같이 해외 원서를 번역할 시간이 없어졌어요. 또 번역자료를 나눠주고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던 게 이매진의 흥행포인트였는데, 내가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을 BACK TO THE HOUSE라는 책을 통해 한번 쏟아내었거든요.
다시 말하면 내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를 이미 책으로 한번 풀어낸 거에요. 달리 말하면 나머지 분야는 내 전공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되거든요. 나도 공부가 필요한 분야라는 이야기도 되구요. 그런데 그걸 사람들 앞에서 떳떳히 강의하는 것도 좀 양심에 찔리는 일이라 생각해요. 물론 어느 정도는 알지만, 내가 그걸 한시간동안 썰을 풀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부족하다는 생각도 했구요.

C : 그러면 이매진은 잠정 중단된 상태인건가요?

이대화 : 이매진을 공개세미나로 만들었었죠. 그런데 그렇게 공개로 하면 사람들이 오히려 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다섯명의 정예멤버를 모아서 1970년대 뉴욕 디스코에 대한 책이 있어서 그걸 번역을 같이 했죠. 그런데 그것도 바빠서 중단되었어요.
지금은 무언가를 공부하고 번역할 시간이 없어서 당분간은 이매진을 하지 못할 것 같아요. 너무 바빠졌어요. 힘들어요..

C :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끼는건데,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의 역할이 정해져있잖아요. 어느날 갑자기 음악을 만들 수는 없고,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글을 쓰고, 인터뷰하는 입장에서는 계속 인터뷰를 해야 하는게 기본적인 입장이고. 어느 정도 형태가 바뀔 수 없는 건 맞는 것 같은데, 딜레마겠죠. 사실은 저도.. 그래요. 막막해서 인터뷰를 하러 왔지만 반쯤은 고민상담일 수도 있을 거에요.

이대화 : 음악하는 사람들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음악을 오래 할 수 없는 것처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 음악에 대해 쓰는 사람? 모든 것을 포함한 음악 관계자 전부. 자기 생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때로는 좀 영리할 필요가 있어요.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모든 걸 올인하는 방식은 20대 초반에나 가능한거고, 어느 정도 삶을 안정시켜야 하는 30대 중반이 되면 좀 고통스럽더라도 둘을 병행해야 하죠. 그런데 그게 굉장히 힘들죠..

C : 두가지 토끼를 잡기는 힘들죠. 이해는 가지만 씁쓸한 부분도 있는 코멘트네요.

이대화 : 씁쓸한 정도가 아니라 산업이 무너졌다는 걸 자인하는 거에요.

C : 그 이야기가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네요.

이대화 : 왜냐하면 음악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잘나가는 소수는 충분히 먹고 살아요. 그런데 음악 글 쓰는 사람들은 잘나가는 소수가 아니라, 잘나가는 극소수가 아주 평범한 삶을 살고 있어요. 그 극소수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은, 그냥 가난한거에요. 집안이 부자가 아니면 그 가난을 탈출할 방법이 완전히 막혀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거의 투신 내지 봉사의 정신을 가지지 않는 한 진정성을 가지고 이어갈 수가 없어요.

C : 평론가들에 대한 삶의 넋두리를 쓰시는 것 같네요.

이대화 : 산업의 파이가 달라요. 음악하는 사람은 히트곡이 나오면 행사를 뛸 수도 있고, 소속사에 들어갈 수도 있죠. 그러면 계약금이라는 걸 받고, 소속사는 더 많은 공연을 잡아줄테니까 더 많은 돈을 벌겠죠.
그런데 평론가는 좋은 책을 쓴다고 해서 자기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안 읽고, 음악을 배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한 마디로 소비자 자체가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그 무너진 산업에서 아무리 아둥바둥해봤자 돈이 안 되는 거에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평론가적인 색깔? 저널리스트적인 색깔을 좀 빼고서 방송 예능에 출연한다거나 자기 전문분야가 아닌 다른 쪽에 손을 대고 있는 거죠. 그러지 않고서는 먹고 살 수가 없어요.

C : 결국에 공감하는 건 이 산업이 무너지고 있다.. 그래요, 뭐. 지금 전자 음악의 파이가, 시장이 크지 않고 또 팬들이 하나같이 하는 걱정이 '우리나라는 왜 이 시장의 파이가 크지 않느냐 그런 것도 있는데. 이거에 대해서는 정치나 정책처럼 너무나 다른 각자의 입장이 있을 수 있어요.
이 부분을 다시 한번 짚어봤으면 좋겠네요, 그것부터가 궁금해요. 가장 먼저 씬이 없는데 왜 뮤직 GV같은 행사를 하려 하는건가요? 제가 코멘트를 들었을 때는 사비를 마련해서 하신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는데.

이대화 : 제 생각엔, 당연히 아시겠지만 씬은 분명 존재해요. 그리고 활동이 굉장히 활발하죠. 지금 우리나라 언더그라운드 클럽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러면 그 공간을 어떻게든 주말에 꽉꽉 채우는게 그 공간 매니저의 일이고, 그 매니저가 일만 해도 우리 나라 디제이들의 어느 정도는 먹고 사는거에요. 분명 씬이 존재하고 산업이 존재하는데 다만 수익성이 크지 않고 파이가 작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뮤직GV를 시작했을때 이미 각오했어요. '어짜피 씬의 폭이 작으니 그건 내가 감당해야한다, 하지만 작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진짜 눌러앉게 되는거다.' 그런 생각을 했죠.

C : 사실 금전적인 문제는 너무나 오래 겪어왔던 일들이니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고 시작하는 것이긴 한데, 사실 그보다 정신적으로 먼저 피곤해지잖아요.

이대화 : 그렇죠. 예를 들어 뮤직 GV때문에 사서 고생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일단 저는 뮤직GV를 통해 얻는 수익이 마이너스에요. 내가 들인 사비가 그걸 통해 얻는 수익보다 훨씬 많아요. 또 영상을 도와주는 분들이 계세요. 빌로우 김곤우씨가 추천하고 연결을 해 주셔서 영상 해 주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분들도 당장의 수익을 바라고 이것을 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나중에 수익이 생기거나 돌파구가 생기면 그 때 우리 수익을 나눠보자라고 이야기를 했을 뿐이지 당장은 그 분들도 투입되는 노력과 시간이 보상되는 것보다 훨씬 크겠죠.
한마디로 어떤 면으로 보든 만드는 사람이 손해인 행사에요. 그런데 가끔은 금전적인 손해와 시간의 손해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보람으로 보상이 될 때가 있거든요. 일단 뮤직GV를 하면서 아티스트를 많이 만날 수 있어요. 에어믹스를 무대에 올라와서 디제잉하는 모습만 봤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행사를 위해 소통해볼 기회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기회로 이메일주소도, 전화번호도 알고, 이야기도 해 보고.

C : 전 이대화씨가 여기 있는 사람들을 거의 다 알줄 알았어요.

이대화 : 모르는 사람이 더 많죠. 나랑 같이 무언가를 해본 사람이나 최소한의 커넥트가 있었던 사람은 잘 알고 지내지만 몰랐던 사람들은 완전히 모르죠. 또 아티스트를 만날 수가 있고, 행사를 준비하며 내가 배우는 게 있어요. 뭐냐면 나는 집에서 글만 쓰던 애였는데 진짜 이벤트기획을 한번 해 보는 거죠. 기획을 해 본다는 건 큰 의미에서 창작을 해 본다는 거고 그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이 상당하거든요.
또 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매니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이 행사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음악을 좀 더 깊게 알고자 하는 매니아들이잖아요. 그런데 씬의 유명한 매니아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하고, 술도 한잔 하고 여기서 만났던 사람들이 있다가 저 다른 클럽 가보면 거기에 있고, 같이 춤도 추고 페이스북 친구도 맺고. 그러면서 관계의 즐거움을 누리는거죠. 그런데 그런 걸 게을리 하면 그냥 집에서 혼자 글 쓰는 애밖에 안 되니까 저는 앞으로도 이런 걸 많이 하려구요.

C : 관계맺는 걸 굉장히 좋아하시나봐요.

이대화 : 솔직히 말하면 저는 좀 쑥스러운 성격의 사람이고 내성적인 사람이에요. 그래서 관계맺기를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하죠. 그런데 좀 쑥쓰럽고 어렵더라도 막상 낮선 사람들과 친해지고 어딜 가더라도 아는 사람이 생기면 클럽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어요. 그 노력의 시간없이 나는 왜 이렇게 아는 사람이 없지? 라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저도 되게 오래 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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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와 테크노, 댄스 음악에 대한 역사를 다룬 이대화 평론가의 저서. 얼마전 이 책은 '노란색 버전' 2쇄를 찍어냈다.

C : 뮤직GV를 하며 팬들이나 매니아들의 피드백이 있었나요? 이대화씨가 작년 말에 낸 'BACK TO THE HOUSE'는 팬들의 지원으로 판매량 1위도 찍었었죠. 그 정도의 열광이 있었으면 이 사람들의 구매력, 그리고 저는 그런 걸 보면 확실히 이 사람들 (전자 음악 매니아들)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클럽에 사람들이 붐비는 걸 보면 분명 여기에는 '사람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 느낌을 받지만. 그 사람들에게서 '코멘트'를 끌어내기가 굉장히 어렵다는거죠. 뮤직GV에서는 좋은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이 계시는지.

이대화 : 늘 찾아오는 분들은 3-4명 있어요. 저는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계속 이어갈 생각이구요, 하지만 신 전체에서 화제가 되었던 적은 솔직히 말해 한번도 없어요.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크진 않다고 생각해요. 요약하자면 현재로썬 피드백이 적어요. 그리고 그 피드백을 늘리기 위해선 뭐가 필요한지 계속 생각중이죠.
지금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꾸준함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왜나하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그렇다면 내가 다 할 수 있는 최선은 몸으로 때우는 것 말고는 없거든요. 그리고 작은 규모 안에서 완성도 있는 걸 보여줘야죠.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퀄리티를 꾸준히 보여주는 것. 현재로는 이것 말고는 대안이 없어요. 내가 갑자기 세미나하자고 하드웰을 불러올 수는 없잖아요. 부르고 싶지도 않고.

C : 뭐, 하드웰을 불러올 수 있으면 굉장히 큰 화제가 될 것 같네요. 항상 저도 보며 느끼는 거지만, 가장 큰 지면을 차지하는 건 역시나 해외 아티스트의 내한이죠. 사실 그것도 있잖아요. 국내의 팬들에게는 국내 아티스트, 혹은 국내의 씬에 대한 관심도가 굉장히 낮다.

이대화 : 국내 아티스트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가 낮다. 그 관심도가 낮은 이유는 사실은 팬들에게 있는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제가 뮤직GV라는 걸 기획했는데 한 10회까지 한명만 찾아오더라, 늘 그 장소에 관객보다 스탭이 많더라, 그러면 지치죠. 다음 기획을 할 때 소극적일 수 밖에 없고.
그런데 팬들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팬들은 냉정하지만 한편으로는 솔직하거든요. 그들이 재밌다고 느낄만한 흥행포인트가 없기 때문에 안 오는 거에요. 그러니까 팬들이 소극적인 이유는 아티스트들이 재미있는 걸 못 만들어내는 이유도 있는거에요.
하지만 아티스트들이 재미있는 걸 만들어내려면 과도기때 많은 관심을 줘야 해요. 아니면 내가 과도기라 주목을 못 받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선례로 봤을 때 어느 수준 이상에 올라가면 정말 히트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줘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은 히트를 하고 있어야 하는 거에요. 그런데 그 히트의 레벨이 계속 비주류라면 자기 인생을 걸 사람들은 많이 안 나오겠죠. 최소한 현상유지 정도를 생각하면서 뭔가 볕들날을 기대하고 있겠죠.

C : 인생을 건다는 표현 자체도 어째 보면 웃긴 것 같아요.

이대화 : 산업 규모라는게 그래서 중요해요. 신에서 슈퍼스타 한 명이 나오면 그게 분명 동기부여가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의 동기부여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죠. 신에서 돈도 많이 벌고 관심도 많이 받는 사람이 음악적으로 성공하는 게 아니라 비주얼적으로 성공하거나 매니지먼트를 통해 성공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아, 이런 거 말고는 안 되는구나 라고 오히려 절망감을 갖게 되거든요. 희망의 반대가 되는 거에요.

C : 아까 말씀하셨던 비주류 매체가 아닌 대중 매체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디제이는, 까고 말하면 박명수나 DJ 소다 같은 그런 느낌이겠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언더그라운드 신 바깥에서 보는 느낌은 어떨까요?

이대화 : 제 주변에 음악 전문가들이 많아요. 그들 중에는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많이 아는 사람도 많지만 잘 모르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많아요.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대번에 티가 나죠.
일단 언더그라운드 댄스 씬이 있다는 건 알고 있고 한국에 훌륭한 디제이들이 많다는 것도 인정하고 있어요. 그런데 첫번째로 취향이 너무 달라요. 그래서 관심을 오래 두지 못해요. 자기는 언더그라운드 클럽을 와서 테크노를 30분 들어봐도 재미가 없는 거에요. 그건 취향의 차이고 우리가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부분이에요. 재미가 없으면 관심이 안 가죠. 그래서 자연스레 관심에서 멀어지는거고. 둘째는 관심이 있는데도 너무 벽을 높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일단 용어들이 어렵잖아요. 비트매칭이니, 스핀백이라느니, 리버브를 어디다 썼고 타임을 교대한다느니..

C : 잠깐만, 그런 이야기를 어디서 쓰나요? 평론에서 나오나요?

이대화 : 디제이들이나 댄스 씬에서 그냥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들이잖아요.

C : 그러면 이야기할 게 많아지죠. 장르 문화라던가..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 너드들의 특별한 용어들이나 BPM 문화라던가, 138, 125, 180 등등에 목숨거는 사람들.. 저도 오래 들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그렇게 매니아들에 비해 오래 들은 레벨은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이런 특정한 표현을 보고 있으면. 특히나 항상 벽에 막히는 느낌이 있어요. 장르가 다르다는 것도 저번에 말했던 노이즈나 익스페리멘탈 뮤직을 좋아하는 걸 보고 분명히 이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게.. 다른건가..? 접점은 있지만 사람들이 나보다 굉장히 높은 레벨에 있어서 내가 못 따라가는 건가 그런 생각까지 들 때도 있거든요. 아예 이쪽으로 가면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음악들이 나오잖아요.

이대화 : 아까 말한 거에서 이어서 이야기하면 그런 면에서 이건 재즈랑 비슷해요. 재즈는 너무 많이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들 속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냥 외부에서 가끔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즐겨듣는 정도로 머무르는 사람들이 많지, 너무 어렵고 알기 난해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걸 본격적으로 파보겠다는 생각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전자 음악, 그리고 디제이 문화 이런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C : 전자 음악이란 건 그런 다른 장르에 비하면 굉장히 라이트하면서도 헤비한-바운더리가 넓은 것 같아요. 분명 EDM 좋아하는 사람들의 라이트함도 있지만 매니아적인 걸로 파고들었을 때는 진짜 끝까지 갈 수 있는게 이 쪽 음악이고.

이대화 : 그래서 테크노 클럽에 가서 이게 뭐야 느끼는 사람들 많아요. 베이스와 비트만 나오는데 사람들이 너무 재미있게 춤추고 노는거에요. 갑자기 위화감이 확 들죠.

C : 제가 그걸 많이 느꼈어요.

이대화 : 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테크노 클럽 처음 가면 어디가 재미있다고 이렇게 노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한번 맛을 아니까 테크노밖에 안 들리는 거에요. 그런데 그 시간 투자를 하는 사람이 있고 안 하는 사람이 있고.. 하는 사람들이 이 씬에 끝까지 남고 안 하는 사람들은 계속 멀리서 관찰만 하겠죠.

C : 뮤직GV의 주요 게스트가 디제이인데, 이들은 본래 클럽이라는 언더그라운드를 무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인 만큼 접근 자체가, 이들의 프로필이나 작업물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보는데 이 접근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대화 : 맞아요. 누군가 에어믹스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할 때, 에어믹스에 대해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인터넷 상에 그리 많지 않아요. 간혹 인터뷰도 있고 영상도 있지만 거기에 에어믹스에 대한 잘 정리된 바이오그래피가 있는 게 아니니까요. 얼마 전엔 디제이 바리오닉스와 행사에 참여했는데 관객 한 분이 바리오닉스에게 ‘직접 곡도 쓰시나요?’ 하는 거에요. 바리오닉스의 ‘Reborn’은 씬에선 꽤 유명한 곡이잖아요. 하지만 외부엔 아직 숨은 보석인 거죠. 결국 이 모든 문제가 아직 언더그라운드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봐요.

곡을 써서 히트하면 클럽 플레이를 안 해도 대중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겠죠. 그렇지 않은 디제이라면 디제이 컬처가 지금보다 대중화되길 기다려야 할 것이고요. 헤드라이너의 예를 봐도, '프로듀싱' 컴퍼티션이 아니라 '디제잉' 컴퍼티션이었기 때문에 영향력 있는 매체에서 많은 노출을 지원했음에도 기대한만큼 성공하지 못했어요. 디제잉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면 잘하는지 못하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었겠죠. 그런 면에서 프로듀서형 디제이보다 클럽형 디제이가 더 불리한 건 맞습니다.

더 많은 관심이 주어지면 금방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더 많은 관심이 주어졌을 때 참고할 자료가 있으려면 관심이 적은 지금 많은 자료를 만들어야겠죠. 접근성도 좋게 해야할 것이고. 동네 사람들이 아무 길도 내놓지 않은 산이 갑자기 대중적 등산 명소가 될리가 없잖아요? 편리한 길과 안내판을 잔뜩 만들어놓으면 언젠가 진가를 알고 그 길에 사람들이 북적대겠죠. 그날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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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뭐 아까 한 이야기를 쭉 이어나가서. 혹시 좋아하는 사운드같은 거 있어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제일 좋아하는, 자신의 인생곡 같은 거 있어요?

이대화 : 저는 테크노를 정말 좋아하지만, 내 인생곡은 ZEDD의 Spectrum이에요. 내가 그 음악을 들었을 때가 클럽을 가장 열심히 다녔던 때였으니까요. 이미 그 때 나는 대중음악평론가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곡을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새벽에 클럽 나와서 집에 갈 때 그 음악을 듣고 있으면 너무 황홀했고, 정말 행복했어요. 저는 클럽을 상당히 늦게 다니기 시작했거든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곡을 꼽으라면 제드의 스펙트럼이에요. 한마디로, 나는 백투더 하우스의 저자이지만 EDM세대에요. 이건 부인할 수가 없어요. 그런 거 숨기려 해 봤자 거짓말밖에 안 되고.

C : 저도 사실은 뭐.. 생각없이 들을 때는 Hospital Records를 자주 들어요. 가장 EDM다운 드럼 앤 베이스 중에 하나라고 보거든요. 그것과는 달리, 저는 아멘브레이크의 90년대 루프가 나올 때. (최근에 들었던 것 중에 Cadenza의 People이란 곡이 있었거든요. 거기서 중후반 (2:07)에 나오는 드럼 앤 베이스 비트가 딱 그거에요.) 그 투박한 브레이크비트. 이 특유의 먹먹하고 깡통 차는 듯한 사운드. 하여튼 신스나 특징적인 사운드가 나왔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 있잖아요.

이대화 : 그렇게 따지면 저도 좋아하는 거 있어요. 사운드 좋은 테크하우스에서 들리는 킥하고 하이햇에서의 절묘한 그루브, 그게 너무 좋아요. 나는 그 포 온더 플로어에 거의 환장하는 것 같아요.

C : 댄스 음악은 생각보다 하이햇이나 스네어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 것 같아요.

이대화 : 하우스로 갈수록 높아지고 테크노로 갈수록 오히려 베이스가 중요해지는데, 저는 테크노를 좋아하지만 끝까지 하우스를 버릴 수 없는 하이햇 파-인 것 같아요.

C : 아 테크노와 하우스가 하이햇의 유무에 따라 성질이 다른가요?

이대화 : 꼭 그렇지는 않은데요, 딥한 테크노 음악들은 하이햇의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아요. 오히려 킥하고 앰비언스에 베이스에 중심을 두죠. 하지만 하우스 음악은 찰랑찰랑하고 그루비한 하이햇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쿵치빡치라고 하는 그 포 온더 플로어를 얼마나 찰지게 구사하는지가 하우스 음악의 뼈대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이야기도 하죠. 훨씬 딥하게 가는 Vurt에서는 하이를 듣기가 힘들고, 그래도 조금 대중적인 Faust에서는 하이-가 나온다. 물론 그때 그때 나오는 음악에 따라 색깔이 달라 두 클럽을 그렇게 무자르듯 비교할 수는 없지만. 물론 제 발언을 틀렸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거에요. 하지만 어디가서 이야기해봐도 벌트와 파우스트가 상징하는 이미지는 제가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더라구요.

C : 이 이야기는 대중적인 입장에서 전자음악의 구조나 형태? 딱 전자음악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들 있잖아요. (EDM은 뿅뿅거리는 사운드 등을 대중적으로 보니까.) 그래서 묻고 싶었던 거에요. 전자 음악의 구조? 이게 정말 전자음악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틀이 있는가? 그런 것도 음악적인 구조 등도 궁금했구요.

이대화 : 예를 들어 누가 실제로 녹음된 드럼 소리를 가지고 테크노 음악을 만들었다, 심지어 그 베이스도 실제로 연주한 걸 조금 더 증폭시킨 것이고 미드 부분에 들어가는 앰비언스도 자연음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그러면 여기에는 신디사이저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잖아요. 다만 편집 장비들만 사용된 거지. 그런데 들으면 테크노거든요. 테크노는 전자 음악인데 재료는 전자음이 아닌 거에요.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는 있어요.

C : 실제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어쿠스틱 언플러그드 같은 공연을 하지 않았나요?

이대화 : 네. 하지만 전자 음악의 정의는 전자음을 쓰는 음악이거든요. 그래서 장르 구분은 가끔 무용지물일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아티스트는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데 장르는 틀을 가두는 거거든요.
방금 이야기한 예만 봐도 테크노를 다 전자 음악으로 만드니까 자기는 어쿠스틱 음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틀을 벗어나는 거죠. 그리고 전자 음악이 아닌 테크노를 만들었다는데서 엄청난 희열을 느끼는거죠. 그럼 평론가는 미치죠. 평론가는 틀을 가두는 사람인데 틀에 안 가둬지니까. (내가 배운거랑 다르니까) 그러면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죠. 그러면 새로운 개념을 사람들이 알기 시작하고 이게 새로운 장르야 하고 화제가 되요. 그러면 그게 또 새로운 틀이 되요. 그 역사는 무한히 반복될 거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거에요.

C : 그냥 뭐 인구 증가하는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웃음) 그럼 평론가로써 전자 음악을 평가하는 기준 같은 건 있어요?

이대화 : 저는 제 기준의 첫번째로 아무리 전자 음악이지만 사운드보다는 작곡과 편곡이 잘 된 음악이 좋아요. 물론 이 작곡에는 비트메이킹도 포함. 비트 위주의 음악이라면 작곡이 결국 비트메이킹이죠. 그러니까 아무리 좋은 소리를 쓰고 아무리 만들기 어려운 소리를 쓰더라도 그걸 음악적으로 재미있게 엮는 음악적인 아이디어, 내지는 편곡력? 작곡력? 저는 그걸 더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난 아무리 생각해도, 전자음 덕후는 아니에요. 사운드가 조금 덜 좋아도 듣기 좋은 걸 더 좋아해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걸 더 잘 만든 곡이라 생각해요. 다만 사운드메이킹이 구린 수준이라면 그건 못 만든 음악이겠죠. 그런데 꼭 사운드에 있어 하이엔드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런데 이런 관점은 내가 전자 음악을 듣는 것 뿐만 아니라 락이랑 팝을 들을 때도 늘 그래왔어요. 연주력이 최고인 재즈 음악을 듣는 것보다 곡이 좋은 재즈 음악을 듣는 게 더 좋더라구요. 재즈 즉흥 연주를 할 때도 관객들이 환호를 할 때는 좀 유치하더라도 달려주는 게 필요해요. 그런데 관객들이 신나있는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즉흥연주를 15분동안 들어야 한다, 난 그게 그렇게 잘하는 연주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그런 것도 필요하기는 해요.

C : 그런데 실제로 그 예시가 된다면, 그럴 아티스트라면 아마 팬들이 처음부터 그런 걸 기대하고 올 것 같아요. 노이즈나 명상음악, 드론 사운드같은 것처럼..

이대화 : 저는 그래서 전자 음악을 들을 때도 라이브셋이라 해서 호기심있어 가보면 사운드밸런스 엉망에 재미없는 비트만 계속 나올 때도 있어요, 솔직히. 그러면 내가 왜 왔나 싶죠. 차라리 '디제잉셋 듣고 싶어.' 그럴 거에요.

C : 전자 음악은 환경이 굉장히 큰 요소를 차지하는 것 같아요. 항상 내한공연 왔을 때 가장 먼저 듣는 반응 중 하나가 '음향 이거 개판이다, 왜 이러냐..' 이런 것들. 또 무대조명도 그렇고, 전자 음악 공연에서의 간지는 아티스트 한명 가지고는 절대로 만들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라이브셋이라면 약간 경우는 다르겠지만, 사실 그게 일반 사람들이 이 전자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 못하는 이유일 수도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생목으로 내지르는 가창력이나 사람, 보컬의 목소리를 굉장히 중요시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보면 전자 음악이, 사운드쪽에서 컴프레셔나 리미터나 이런 걸 굉장히 많이 쓰잖아요. 정확히 말하면 왜곡된 소리들이에요. 일반 락이나 대중음악 평론가 역시 하셨다고 이야기하셨으니까. 그런 소리들을 듣다가 이런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는 굉장히 이질감이 있지 않았나요?

이대화 : 사실 대중음악평론가 활동할 때도 전자음 사운드를 좋아하긴 했어요. 그리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대중음악평론가 모두가 그럴 것이구요. 또 대부분의 음악 매니아들이 전자 음악을 좋아할 거에요. 그런데 지금 많은 음악 관계자들이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 씬을 주목하지 않는 이유는 첫번째로 현재 전자 음악의 주류가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이기 때문이고 그 댄스 음악 중에서도 하우스와 테크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멜로디라도 주지, 비트만 나오는 거에요. 전통적인 Song 구조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 음악을 어떻게 한시간동안 들어? 하고 의아해하죠.

C : 평론가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우스와 테크노 문화, 나아가서 디제잉 문화까지. 사실 이대화씨가 이야기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디제이 문화에 소속되어있고 본인도 디제잉 문화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대화 : 네, 재미있어요. 저는 평생 밴드 음악을 들어왔고 전통적인 팝 음악을 들어왔고, 클래식 재즈 이런 걸 들어왔죠. 그런데 디제이 컬쳐에 빠진 이후로 이게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어서 오히려 이 쪽에 확 쏠린 케이스가 된 거에요. 너무 신선했어요.
그러니까 이런 거죠, 그냥 음악을 트는 건데, 재생버튼을 누르는 것이 디제잉인데, 정말 혁신적이고 선구적인 디제이들이 재생 버튼 누르는 것에 불과한 것을 하나의 퍼포먼스 예술 수준으로 발전시켜놓은거에요. 그리고 그 수준으로 가기까지의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는거에요.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디제이들도 참 대단하고.

C : 예시가 있을까요?

이대화 : 예를 들어 비트매칭의 발명을 처음 들 수 있죠. 뉴욕의 프란시스 그라소라는 디제이가 있어요. 1970년대 가장 유명한 디제이 중 하나였는데 그가 비트매칭을 유행시킨 주인공이죠. 그로소가 처음으로 비트매칭을 할 때는 턴테이블에 BPM 조절 장치도 없었어요. 아마 BPM이 같은 곡 위주로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로소는 이렇게 생각했겠죠. '이 곡 틀다가 잠깐 끄고 다른 곡을 틀면 그 사이에 분위기가 죽잖아. 플로어 분위기를 훨씬 역동적으로 끌고 갈 수 없을까?' 고민했겠죠. 그런데 두 곡을 이어서 틀어보니 반응이 진짜 좋거든요. 그리고 그 에너지가 끝까지 이어지고. 엄청나게 혁신적인 발명인거죠.
저는 이런 게 단지 그냥 디제잉의 진화가 아니라 어떤 위대한 음악적인 아이디어라 생각하거든요. 또 그냥 레코드판을 재생하는 게 아니라 빠르게 밀어보기도 하고, 아니면 거꾸로 돌려보기도 하고, 심지어 빠르게 미는 사이에 크로스페이더를 이용해서 리듬을 줄 수도 있고. 이게 바로 스크래치잖아요. 그냥 음악 들으라고 만든 음반을 가지고 연주를 하는 거에요. 심지어 그 연주가 볼륨 조절 장치로 하는 연주거든요. 크로스페이더라는게 사실 조금만 움직여도 볼륨을 0으로 만들라는 거에요. 한마디로 볼륨 조절장치로 음반을 연주하는 기가막힌 연주 방식이 탄생한거죠. 얼마나 재미있어요? 그런 아이디어를 보면서 디제잉의 신세계에 빠져들다 보면 정말 한도 없이 들어가요.
디제이들이 믹스 할 때 EQ를 굉장히 재미있게 만져요. 예를 들어 두 곡이 믹스되는 순간은 사운드 밸런스를 위해 한쪽 베이스는 완전히 0으로 만들어버려요. 그러면 비트가 살짝 들리긴 하는데 저음역은 다 깎이고 미드-하이 부분만 남는 거에요. 그런데 그 베이스를 어디서 넣고 빼느냐에 따라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긴장감이 완전히 달라져요. 마치 하나의 작곡 같아요.
EQ도 한마디로 말해 볼륨 조절 장치에요. 다만 미드 하이 베이스 영역의 볼륨을 따로 조절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볼륨 조절 장치로 작곡을 하는거에요. 얼마나 재미있어요? 그냥 재생버튼 누르는 거에 불과했던 이 디제잉을 가지고 실시간 리믹스처럼 활용하는 그 문화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는거에요. 이제는 디지털 장비를 이용한 수도 없이 많은 조작이 가능하니까 이젠 뭐 하나의 퍼포먼스 예술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난 그게 너무 재미있어요. 전통적인 작곡보다 더 흥미가 가요.

C :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대화씨는 80년대같은 올드스쿨 쪽이에요? 아니면 새로운 음악들 쪽이에요? 예를 들면 테크닉스 1200같은 옛 장비들과 문화를 신봉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최근에 나오는 비트 씬이나 런치패드같은? 어느 쪽에 더 마음이 끌리세요?

이대화 : 전에는 올드스쿨이 좋았어요. 왜냐하면 편리한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지 않은 날것의 마스터클래스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걸 마스터한 사람은 대체 디제잉의 어디까지 가 본걸까 하는 경외심이 있어서 그 쪽을 더 좋아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요.
올드스쿨을 끝까지 추구하다보면 너무 한계가 많아요. 예를 들어 곡이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를 초월할 수가 없어요. LP로 틀면 루프조차 잡을 수가 없죠. 그런데 구간 반복이 가능하고 심지어 거기에 내가 새로 준비해온 샘플도 얹을 수 있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건 내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음악이 아니라 내가 사람들 앞에서 실시간 작곡을 할 수 있는 재료가 되는 거에요. 너무 멋있는 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는거죠.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올드스쿨은 곡이 가진 한계에 갇힐 수 밖에 없어요.
난 지금 계속해서 달리고 싶은데 곡이 브레이크다운으로 향하고 있으면 그걸 막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면 사람들이 원하는 걸 내가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어요. 내가 트랙터를 이용해서 디제잉을 하는 테크노 디제이를 본 적이 있는데, 한시간동안 브레이크다운이 한번도 없었어요. 다만 베이스가 줄어들고 하이 위주로 가는 구간이 있었죠. 그게 쉬는 거에요.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으니까 에너지를 줄이지도 않고 끝까지 밀어부치는 거에요. 그런데 그런 게 LP를 통해서는 한계가 있어요. 그러니까 좀 더 디제이 위주로 가느냐, 음반 위주로 가느냐 그 차이가 있죠.

C : 음반 위주, 디제이 위주? 그러면 지금까지는 저희가 디제이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대화씨는 지금 (프로듀서보다는) 디제이에 좀 더 집중하시는 건가요?

이대화 : 저는 디제이에 더 호기심이 많아요. 그리고 더 흥미로워요. 정확히 말하면 더 신선해요.
프로듀서 중에서도 좀 디제이적인 미학을 살리는 프로듀서가 좋아요. 나는 샘플 안 써, 프리셋 안 써, 몇개의 루프로 돌리는 음악은 난 안해, 전자 음악 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런 사람들 분명 있을 거에요. 그런데 난 오히려 그런 사람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어요. 그 이유는 간단해요. 전통적인 팝 락 재즈 클래식 등에서 이미 그런 음악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신선함이 좀 필요한 시기에요, 개인적으로. 그리고 그런 전통적인 음악을 좋아할 때도 나는 좀 펑크 락쪽의 미학에 가까웠어요. 이건 물론 취향이지만, 펑크락의 미학이라는 건 기타를 그렇게 잘 치지 못해도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리고 테크닉을 보여주는 것보단 에너지를 보여주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거구요.

C : 좀 못 쳐도 세게 치고, 관객들이 열광하게 퍼포먼스를 한다는 건가요?

이대화 : 그런다기보단 펑크 락커들이 핑크플로이드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핑크 플로이드는 컨셉 앨범 지향이고, 연주도 굉장히 잘하고, 대곡을 작곡할 수 있을 정도의 작곡/편곡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전세계에서 가장 사운드가 좋은 앨범이 나올 정도의 훌륭한 엔지니어링 기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펑크락커들은 '그런 거 필요없다'인 거에요.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자기가 세상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모자라도 그냥 해 버리고, 나는 이게 최고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그냥 가는거에요. 그러면서 단순하지만 굉장히 에너지 있는 음악들이 나왔거든요. 난 옛날부터 그게 좋았어요.

C : 전통적인 구조나 잘 만들어진 음악도 굉장히 중요한데 요즘 특히나 느끼는 건 날 것이나 게토, 특히나 서브컬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이건 기본적으로, 논의가 있는 발언일 수 있지만 이건 참 '놈'들의 문화에요. 영화같은 걸 보면 옛날 영화들 중에 그런 거 많아요. 옛날 갱들 영화나, 서브컬쳐에서 굉장히 중요시하는 스카페이스나 대부 같은 영화도 있고, 제가 최근에 본 것 중에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란 영화가 있어요. 그게 서브컬쳐, 특히나 더블드래곤 같은 옛날 게임들의 세계관 배경을 완전히 적립했다고 하더라구요. 스테이지 돌입해서 적들과 싸우고 가죽자켓 입은 적들이 등장하고 이를 모두 물리친 뒤 그렇게 보스와 싸우는 서사구조가. 매드맥스도 그런 케이스잖아요.

이대화 : 그런 거 저도 좋아해요. 그래서 요즘 좋아하는 곡 중 하나가 mall grab - i just wanna라는 곡이 있어요. 저음역이 약간 깨지는 것처럼 들려요. 너무 세게 간거죠. 그리고 이거 샘플링이에요라는게 너무 티가 날 정도로 빛바랜 소리들을 사용해요. 그런데 존나게 신나는거에요. 난 그러면 상관없다는거죠. 그리고 일부러 그렇게 선명하지 않은 사운드를 구사하는게 심지어 멋있어보이기도 하고. 난 예전부터 그런게 좋았어요.

 

 

C : 본인이 디제잉을 하고 계시잖아요. 디제잉을 하면서 느끼는 건 평론가였을 때의 입장과 같나요, 다른가요? 좀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나요?

이대화 : 이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내가 음악 평론 하면서도 굉장히 크게 느낀 부분인데, 디제이에 대한 음악적인 리뷰를 쓸 수 있으려면 디제잉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디제잉을 배운 이유의 30% 정도는 그런 이유도 있었어요. 그러면 디제잉을 할 줄 알게 되면 디제이들을 손바닥에 놓고 분석할 수 있느냐, 절대 아니에요. 왜냐하면 그 디제이들은 나보다 훨씬 잘하는 디제이들이거든요. 내가 그 사람에 대해 못보고 놓치는 부분이 훨씬 많아요. 그 때 내가 방향을 전환했어요. 테크닉을 리뷰하는게 음악 리뷰가 아니구나.
그런 식으로 내가 뮤지션들을 내려다보면서 리뷰하는게, 다시 말하면 내가 저 사람들 만큼 연주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서서 그들을 손바닥 내려다보듯 리뷰하는 거, 첫번째로 가능하지도 않고 두번째로 쓸데없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저 사람이 어떤 디제잉을 선보이고 있는지 컨셉을 파악하고 재미있는 포인트를 찾아서 그걸 내 에세이로 풀어내는 게 재미있고 좋은 리뷰이지, 저 이펙터를 저 순간에 쓰는 건 아직 숙련되지 못한 디제이다 라는 식의 리뷰는 굉장히 오만하고 재미없는 리뷰라는 걸 많이 깨달아가고 있어요.

C : 그러면 뮤직GV라는 행사에서 인터뷰할 때도 그런 점을 굉장히 많이 챙기실 것 같아요.

이대화 : 그 디제이의 포인트가 무언지 계속 보려 해요. 얼터에고의 MINII라는 디제이가 출연했는데, 그 분은 테크노를 좋아하더라구요. 그런데 이 사람이 테크노를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서 물어봤죠. 그러니 자기는 좀 역동적인 리듬 위주로 가는 걸 좋아한대요. 그게 테크노의 포인트잖아요. '아, 이 친구는 이런 성향의 디제이구나' 그런 걸 알게 되고, 그러면 다음에 미니의 공연을 갔을 때 멜로디컬한 프로그레시브를 틀고 있다? 그러면 그게 중요한 리뷰 포인트가 되는 거에요. '어? 원래 이런 취향 아니었잖아요, 왜 이걸 틀었어요? 관객들이 좋아하던가요? 내지는 요즘 성향을 바꿨나요?' 같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능해져요. 난 그런 리뷰를 쓰고 싶어요.

C :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지금의 상황과 아까 메이저 단체에서의 전자 음악 이야기같은 것들? 지금 말씀하신 이런 것들이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전자음악의 이야깃거리들이잖아요. 이런 이야기들이 대중화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중매체같은 것도 있지만 팬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려면 어떤 매체를 어떻게 써서 접근해야 할까?

이대화 : 이 어려운 전자 음악을 팬들에게 좀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 (전 어렵다는 코멘트는 뺐으면 좋겠어요.) 일렉트로닉 음악을 다루는 저널리스트들이 지금보다 더 잘 해야 해요.

C : 본인이 생각하는 적합한 평론가나 저널리스트들이 있나요?

이대화 :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들은 꽤 있죠. 예를 들어 빌로우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필자도 그렇고, 본인은 저널리스트나 평론가가 아니라고 하지만 어쨌든 매체로써 글을 쓰는, 어쨌든 글이 올라오는 이스케이프도 있고, 제 생각에는 열명 안팏이 아닌가 싶은데, 그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잘 해야죠. 왜냐하면 이 사람들이 안 하면 정말 아무것도 안 남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잘 해야지.. (웃음)
아티스트도 자기를 홍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아티스트는 주목을 받고 싶어하지 자기 홍보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주목받으려면 홍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내가 이렇습니다라고 내 입으로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아티스트에요. 그리고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하는 거 쑥쓰러워요. 왠만하면 피하고 싶은게 자기PR이죠. 그래서 아티스트는 자기 자리에서 음악을 열심히 하고, 그 중에서 보석을 골라 멋있게 소개해주는 사람이 있고, 이게 가장 좋은 구조에요.
저널리스트들이 특히 일렉트로닉 음악을 다룰 때 갖춰야 할 태도가 있다면 너무 어렵게 쓰면 안 된다는 거. 지금 대한민국에서 전자 음악을 안그래도 어렵다고 생각하고 안그래도 그들만의 리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너무 어렵게 쓰면 관심있는 사람들도 도망갈 것 같아요. 정확히 이야기하면 질릴 것 같다는 거죠. 조금은 대중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C : 그런 글이나 그런 사람들을 어디서 만날 수 있어요?

이대화 : 기다려야 해요. 기다려야 하고 노력해야죠. 노력하는 방안은 여러가지가 있죠, 첫번째로 포털 관계자를 끊임없이 설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포털만 주목하고 있어요. 포털에서 어떤 기사가 나느냐에 따라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느냐를 판단하거든요. 그러면 그 포털의 문화관련 기사를 담당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일렉트로닉 음악 쪽에 이런 재미난 이야기가 많으니 그리고 우리가 이걸 대중적으로 잘 풀어줄 수 있으니 당신들이 이걸 실어달라, 그렇게 끊임없이 설득을 해야죠.
그런데 제가 현실적으로 부딛혀보면 - 그 사람들은 일렉트로닉 이슈가 돈이 되지는 않아요. 클릭수가 그렇게 많이 확보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후한 원고료를 주려 하지 않아요. 혹은 비중있게 실어주려 하지 않아요. 비중도 없고 원고료도 적으면 하는 사람들이 더 지치거든요, 그러면 또 안 하게 되요. 이게 진짜 구조적인 문제에요. 이럴 때는 솔직히 말하면 요행이란 게 좀 필요해요.
여기서 말하는 요행이 뭐냐면 제발 좀 매체 파워가 있는 곳의 관계자가 이 씬에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돈이 좀 있는 사람이 저널리스트나 뮤지션이 버틸 수 있게 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협찬을 해 줬으면 좋겠어요. 선한 목적을 가진 사람의 선의의 후원이 없이 배부르고 등따시게 음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현실이 그렇죠.

C : 마지막 코멘트에서 하셨던 히트한 슈퍼스타/파워를 가진 매체/자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요즘의 국정에도 비교해가며 생각하는 건데 강력한 1인의 문화 주도는 독재 체제 혹은 강력한 실력행사로 번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만약 그럴 경우 이에 대한 대비책은 있는지..

이대화 : 슈퍼스타가 나오면 분명 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요. 예전에도 장기하와 얼굴들이 빵 터졌을 때 다른 홍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잖아요. 혁오의 경우엔 그 파급력이 좀 덜했지만. 그걸 얘기한 거지 강력한 1인의 실력 행사까진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포털처럼 영향력 있는 매체가 디제이 씬에 관심을 가진다면 씬의 재능 있는 사람들이 더 널리 알려질 수 있겠죠. 뮤지션들이 음악을 하는 데에 있어 자금력 있는 회사가 버팀목이 되어준다면 그것도 큰 도움이 될 거구요. 물론 그들이 갑질을 시작하면 부작용도 있겠죠. 기업들은 기본적으로는 이윤을 우선하니까 그것도 경계해야 될 것이고요. 말씀하신대로 분명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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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평론가가 진행하고 있는 뮤직 GV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천해주신 분들

  • ?
    DOR 2016.12.31 13:12
    이대화씨는 알려진 것보다 대중과 음악가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음악계(씬)를 발전시키려는 사람같습니다.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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